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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리고
썰룽한 날입니다
내가
지금 여기 있다는 것
기쁩니다
더욱이 살아 있다는 것
살아
때로는 지치고
병들어 흐린 하늘 밑을
갈 곳 없이 서성이지만
있다는 것
지금 여기
이렇게
그래요
기쁩니다. 살아 있다는 것 그밖엔
더 할 말 없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총총.
-김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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