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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년 11월 6일

 

1. 은행잎

 

책을 읽으며 길을 가는데
노오란 은행잎 하나
'툭'하고 책 위로 떨어집니다
"이런 책갈피는 어때?" 하듯이 말입니다  ^------^

 

참으로 큰 인연입니다
마침 그때 그 자리에서 우리 만났으니 말입니다

 

나뭇잎 하나와 맺는 인연이 이리도 큰데
오늘 살아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인연입니까
게다가 나만이 아니라
더불어 기쁜 삶을 위해 애쓸 수 있다는 것은
또 얼마나 큰 인연입니까

 

큰 인연을 가벼이 여기지 않는 삶을 살면 좋겠습니다

 

2. 배움에 대해서

 

안다고 배우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모른다고 배우지도 않는 것도 어리석은 일입니다

 

세명이 길을 가도 꼭 한명은 나의 스승이라고 했습니다
삶의 한순간 한순간 배우고 익히면 큰 사람 되지 싶습니다

 

컸다고 거만하지 않고 작다고 기죽지 않고
큰 사람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3. 죽음에 대해서

 

해가 지면 달이 뜨고 해가 뜨면 별이 지듯이
사람이 오고가는 일이야 하늘의 뜻,
이승에서의 내 한 목숨이야
온다고 소란 떨 것 없고 간다고 슬퍼할 일 아니다 싶습니다

 

부모 자식 사이의 인연이 백년을 넘기지 못하고
부부가 제 아무리 사랑을 해도 반백년이면 족한게 우리네 삶입니다
백년을 살거라고 하루도 제대로 못사느니
내 삶을 하루살이라 여기고 살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지 싶습니다

 

살아서 무엇을 행했느냐가
저승에서 어느 문으로 들어갈지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살아서 가진 것을 내어놓으면 삶이 복될 것이며
살아서 베푼 것은 저승 갈 노잣돈이 될 것입니다

 

산다고 다 사는 것이 아니라
산 것처럼 살아야 산 것이며
산 것처럼 살아야
저승길도 편안하지 싶습니다

 

4. 빛의 세계

 

욕망의 그늘에서 벗어나
연대라는 빛의 세계로 나아갑니다

 

5.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내가 편안하다고
세상이 바뀌었다 하지 말고
한 사람이라도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세상은 변하지 않은 것입니다

 

나의 고통이 끝나지 않았다고
세상은 그대로라 하지 말고
10년을 두고 한가지라도 변했다면
세상이 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희망을 품을 일입니다.

 

6. 세계를 읽읍시다

 

한국사를 읽고 한국 사회를 읽어
나 자신의 삶이 더 잘 보였다면
세계사를 잃고 세계 사회를 읽으면
얼마나 더 잘 보이겠습니까

 

7. 신발을 빨며

말 못하는 신발도 자기 아닌 나를 위해
이렇게 자신을 더럽히며 가며 살아가는데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가나 싶었습니다

 

8. 밥을 먹으며

 

사무실에서 밥을 먹으려도

싸온 밥통을 열고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냈습니다

반찬은 깍두기와 오징어포 양념한 거

 

일식삼찬은 되지 않지만

그 안에 담겨 있을

셀 수 없는 비와 바람과 햇볕과 노동의 손길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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