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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김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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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2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소년교주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여기 내가 존재한다. 이는 확실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나의 존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긴 미사여구가 필요하다. 여기서 질문. 인간은 고립된 존재인가? 글쎄. 생각하기 나름이다. 하지만 20세기 독일의 실존철학자인 하이데거는 여기에 명확한 답이 있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인 개인이 아닌 상황 속에 처한 보편적인 인간존재를 말했으니까. 고로 인간은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렇습니까? 하이데거 할배님께 나름 싱거운 말 한마디 던지고, 결국 개인적인 노가리나 까댈 아주 사적이고 꽤나 불미스러운 이 공간을 시작하면서 왜 이런 나름 거창한(?) 서두를 던지는 가에 대해서 생각해본다면 아주 간단하다. 이 블로그는 철저히 '소년교주'라는 개인의 개인에 의한 개인을 위한 공간이지만 결코 혼자만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나 혼자만 보고싶다면 방에서 혼자 일기나 쓰지 왜 이런 공간을 만들었겠는가. 결국 타인과의 소통을 전제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기린을 원한다. 뜬금없이 왠 기린? 뭐 다른 것도 굳이 상관없다. 전복, 가자미, 사슴, 곰, 심지어 환경미화원까지 어떤 것이라도 상관 없다. 다만 명명할 수 있는 그 어떤 의미있는 사람이 되어달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되었다.'는 김춘수 할배의 진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개'님하나 '소'님하처럼 관심있는 글 보고 들어와서는 '어 이 새끼 제법 썰 푸는데?'하면서 기웃거리다가 '나중에 함 와 보까?'하며 쓱 나가는 부류의 사람은 사절이라는 말. 알간?

 

철저히 개인적인 노가리를 까대는 곳이기 때문에 다소 격한 표현이나 욕설이 난무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누가 변소에서 똥 닦을 때 격조를 차리는가. 암튼 같이 재미있게 놀아보자.

 

 

 

p.s 제목은 박민규 작가의 단편집 <카스테라>에 실려있는 단편 제목이다. 사실 그냥 느낌이 좋아서 써 본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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