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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길을 찾자고 했다.
한 때는 너무나 명확했던 길이 있었다.
아니, 지금도 그 길은 내 앞에 뻗어 있다.
다만 앞이 보이지 않을 뿐이다.
저 길 중간에는 무엇이 놓여져 있을지 알지 못할 뿐이다.
또다시 부딪혀야 할 장애물들이 무엇일지 몰라 서성일 뿐이다.
시야가 불투명하니 내 자신조차 불투명해지는 것 같다.
불안은 그래서 찾아오나보다.
2.
뒤돌아 보았다.
여지껏 내가 걸오온 길을 뒤돌아 보았다.
역시, 그것 또한 안개에 가로막혀 보이지 않는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내가 만들어 온 시간의 기억은 이제 단편으로만 남았다.
기억이 가물하니 감정의 찌꺼기도 있는듯 없는듯.
다만 알 수 없는 것들만 밀려든다.
무엇을 해왔고, 무엇을 했는지, 지금은 무얼 하고 있는지.
후회라 말하기엔 열정이 넘쳤다.
회의라 말하기엔 아직도 열정이 넘친다.
3.
언제나 꼭지점에만 머물러 있었다.
그곳이 어디든 난 그랬다.
심지어 나 자신에게조차.
중심에 서는 것을 두려워했었고, 나를 만드는 것에 대해 망설였다.
이십대 후반, 거칠게 달려온 나의 이십대가 조금은 불쌍하기도 하다.
조금만 나를 찾아보려 할 것을.
조금만 나를 중심으로 바라볼 것을.
조금만 나에게 신경써 줄 것을.
새삼 나 자신에게 미안해진다.
조금만 이기적으로 되볼까.
아주 말고 조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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