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지와의 조우

2007/11/05 17:11 Tags »

뜻밖에도 서태지 측에서 인터뷰 요청을 수락했다

 

조건은 컴백 사실이 밝혀지기 전에는 인터뷰 사실을 발설하지 말라는 것

주위의 극히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이 사실을 알리고 인터뷰 장소로 향했다

시간은 새벽 6시, 만남 장소는 종로 2가 00상가 앞!

뜨아하지만 뭐 그런가보다 하고 밤을 샌후 이곳으로 가니 놀랍게도 서태지 혼자 나와있다

썰렁한 종로 바닥엔 지난밤 취객들의 토사물과 쓰레기가 굴러다니고...

서태지 씨는 하여가 때처럼 매우 짧은 헤어스타일로 맞아 주었다

상가 앞 건물 경계블럭에 걸터앉아 인터뷰를 하는데 좀 춥기도 하고 태지씨 말이 잘 들리지도 않고...

이상한 것은 지나는 사람 그 누구도 서태지에 관심을 보이지 않더라는 것

이야.... 이런게 의표를 찌르는 전략이로구나........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내 질문에 서태지는 너무나 의례적인 대답만을 하는 거다

슬슬 지루해져서 대뜸 물었다

"계속 이렇게 재미없는 말씀만 하실 거에욧???!!!"

서태지는 하하항 맑게 웃더니 상가 안쪽으로 이끌었다

 

상가 지하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고 물건들이 큰 천으로 덮여 있어 뭘 파는 가게인지 모르겠당

웬 사무실로 들어가서 녹음기를 켰더니 서태지 씨는 이제부터 재미있게 인터뷰를 하겠다며

녹음기를 자기 손에 직접 들고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근데 난 태지씨가 말하는 게 하나도 귀에 안들어오고

'저렇게 손에 녹음기를 들고 휘두르면 녹음이 잘 안될텐데...'하는 걱정뿐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와 지난 밤샘에 피곤하고 긴장한 탓인지 퍼질러 잤다;;;

 

깨어나서 인터뷰를 정리해야지 생각하니 녹음기가 없는 거다! 이런 젠장.....

할수없이 다 저녁때 그 상가로 다시 찾아갔다

낯모르는 직원들 몇이 있고 여전히 그 장소는 문을 열지 않았다

"녹음기 찾으러 왔소"하니 직원들이 무성의하게 찾아보란다

둘러보니 어느 소파 위에 녹음기가 뒹굴고 있는데 태지씨가 녹음기를 끄지도 않은듯

녹음 시간이 9시간 30분을 가리키고 있는거다

갑자기 신경질이 났다

"태지씨 좀 만나고 갈께요"

"앗 안돼요"

직원들을 뿌리치고 안쪽 사무실 문을 벌컥 열었다.

 

 

 

 

내 방문도 벌컥 열리면서 잠에서 훌떡 깼다

"언니 밥먹어!!!!!!!"

지엔장..................

멍~하니 숟가락을 뜨다가

"나 서태지 꿈꿨어"하니까

"와와~ 태지 기념음반 내고 컴백한대~ 지금 뉴스에서 난리야"

 

후훗.......

또 나의 신기가 발동했군하며 흐뭇해하는 나........

(돌날라오는 소리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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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5 17:11 2007/11/05 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