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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론토 G20 정상회의 후유증 심각

 
"경찰에게 강간 위협, 나체검문 받았다"
[해외리포트] 캐나다 토론토 G20 정상회의 후유증 심각
10.07.06 10:22 ㅣ최종 업데이트 10.07.06 11:44 강정수 (greenever)
 
 
  
G20 항의시위중 검은 옷과 두건을 쓰고 가게 유리창을 부수는 폭력시위자.
ⓒ CBC방송 웹사이트
G20

G8과 G20 정상회의가 끝난 지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여전히 그 후유증이 대단하다.

 

정상회의 기간 중 일어난 대규모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경찰의 과잉진압, 무차별 체포 그리고 임시 유치장의 반인권적 처우 등에 대해 분노한 야당, 시민단체 등이 공개청문회와 시 경찰국장 빌 블레어의 사퇴를 요구하며 캐나다 국경일인 지난 1일 '캐나다데이'에도 토론토와 몬트리올 등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10억불 들이고도 막지 못한 소수의 폭력시위

 

이번 행사중 거의 대다수 시위자들은 평화적으로 거리행진을 했으며, 경찰이 더 이상의 진행을 막자 대부분 해산했다.  하지만, 이 때부터 소수의 검정색 후디옷과 마스크로 통일한 무정부주의자들의 폭력적인 시위로 경찰과 충돌이 시작됐다. 이들은 주로 자본주의의 상징이며 미국 기업인 스타벅스, 나이키 매장 등의 유리창을 부쉈다.

 

이러한 극렬분자들의 폭력적인 행동이 예견되었음에도, 경호와 보안비용 10억불 투입한 경찰이 미리 막지 못한 점, 그리고  대규모 시위가 있었던 지난달 26일(토) 밤에 일어난 무차별적인 경찰의 체포, 처음으로 토론토 시내에서 최루가스를 사용한 점 등 경찰의 과잉대응에 대한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피츠버그 회의 때 약 110여명을 체포한데 비해 토론토 경찰은 10배나 많은 1000여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대부분 혐의없이 풀려났다.

 

이런 무차별적인 체포에 대해 캐나다시민자유연합은 "이는 전에 없었던 일로, 제멋대로 경찰력을 과도하게 사용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법적인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일반시민들은 소수 극렬분자들에 의한 폭력시위에도 놀랐지만, 경찰의 과잉진압에도 충격을 받았다. 인권국가와 관용적인 나라로 세계에 알려진 캐나다의 국격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또한 폭력시위 혐의자를 체포한다고 사건과 관계없는 개인집을 급습해 잠자는 남자를 총구를 겨누며 깨우는 일도 있었다. 이 사람은 방송과 인터뷰에서 "경찰은 잠옷 차림의 아내를 깨웠고, 아이들은 놀라서 벌벌 떨었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온타리오주 가톨릭교육청 영어교사협회장이라고 신분을 밝힌 제임스 라이언(깃발 들고 있는 파란옷)은 "빈곤국가 아이들도 무상 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시위참가 배경을 밝혔다.
ⓒ 강정수
G20

 

대규모 시위.... 대부분 평화로운 시위자들

 

빈곤퇴치, 환경보호, 인권개선 등 세계적인 문제의 해결책을 요구하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던 지난달 26일(토) 기자는 그들과 약 3시간동안 동행취재했다. 다양한 단체가 다양한 주제를 내걸고 나왔던 평화로운 시위였다. 휠체어 탄 장애인들이 나왔는가 하면, 어린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거나 아기배낭에 업고 온 아빠와 엄마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 동참했다.

 

공기업노조, 자동차노조 등의 노조원들은 "So! So! So! Solidarity(연대)" "Whose Economy? Our Economy!(누구의 경제? 우리의 경제!)" "Who decides? We decide(누가 결정하나? 우리가 한다)" 등의 구호를 주로 외쳤다.

 

경찰이 길을 제지할 때는, 시위자들이 "Whose streets? Our streets!(누구의 거리인가? 우리의 거리!"

"Whose town? Our town!(누구의 마을? 우리의 마을)"이라고 응수했다.

 

  
G20 항의시위가 있던 26일 토론토 시내의 맥도널드 가게는 이렇게 유리창을 나무패널로 막고 폭력시위에 대비하고 있었다.
ⓒ 강정수
G20

"경찰에게 강간 위협, 나체검문 받았다"

 

한편, 독립 뉴스매체 기자인 에이미 밀러는 시위과정 취재중 체포당했으며, 체포 당시 경찰이 자신의 목을 짓누르고 얼굴을 시멘트바닥에 뭉개는 등 폭력적이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녀는 행사기간 동안 임시 유치장으로 변경된 '토론토 필름 스튜디오(영화촬영세트장)'에서 한 방에 25명의 여자와 13시간 동안 감금되었고, 남자 경찰에 의해 감옥안에서 강간 혹은 윤간을 당할 수도 있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녀는 또 같은 방의 한 여자로부터, 남자경찰에 의해 나체검색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고, 그 여자는 그 일에 의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반드시 공개청문회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뿐 아니다. 문 없는 간이화장실에서 여자 혐의자가 남자경찰이 보는 앞에서 볼 일을 봐야했고, 20시간이상 물도 주지 않은 경우도 있었으며, 변호사나 가족에게 연락할 수 있는 기회도 주지 않는 등 반인권적인 유치장 상태에 대해서도 풀려나온 사람들에 의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도둑잡은 일반 시민, 유튜브에서 영웅으로 등장

 

이런 와중에 시위 도중 휴대전화를 훔쳐 나오는 도둑을 지나가는 시민이 잡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현재 120만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몰이중이다.

 

17초짜리 짧은 동영상을 보면, 대형유리창이 깨진 통신회사 '벨' 판매장에서 복면을 한 도둑이 휴대전화를 훔쳐나오자, 지나가던 시위대와 일반 시민들이 "뭐하는 짓이야!"라며 꾸짖는 가운데, 그중 한 사람이 도둑을 바닥에 눕힌 다음 훔친 휴대전화 상자를 다시 매장안으로 집어 던져넣고 그를 풀어주었다.

 

후에 이름이 '로저 리스'로 밝혀진 평범한 은행원은 TV 인터뷰에서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다. 자기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모든 캐나다인의 의무이다.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며 자신에 대한 영웅 칭호는 과찬이라고 말했다.

 

또한, "왜 도둑을 더 강하게 제압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누구도 다치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드럽게 했고,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고 각자 갈 길을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벨 회사로부터 자신이 지정하는 구호단체에 자기 이름으로 기부하도록 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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