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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day i'll build a boat

고등학교 때 작은 배를 타고 대양을 횡단해 여행을 하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티비를 통해 보았다.  낮에는 돌고래들과 나란히 물살을 가르고 밤이면 달빛 아래서 '비처럼 음악처럼'을 부르던 청년의 항해가 참 멋져보였다. 물론 좋지만은 않았을 거다.  망망대해에서 홀로 얼마나 무섭고 또 악천후에는 얼마나 무서웠을까. 누구하나 의지할 사람이 없었을테니...

 

하지만 그래도 멋져보였다. "나도 언젠가는 꼭 배를 타고 세계를 여행하고 싶어. 큰 여객선이 아닌 작은 보트를 타고 말이야." 하지만 항해에는 자신이 없었다. 항해도 읽기도 어려울 것 같았고 항해에 필요한 각종 장비들 - 레이다와 무전기 또 배에 있는 각종 계기판 같은 거 - 을 다루기가 자신 없었다. 그래서 이과를 다니고 있던 친구를 꼬셨다. "야, 너 해양학과 가라. 가서 항해술 배워서 나중에 나랑 같이 배타고 여행가자."  해양학과에서 배 모는 법을 가르쳐주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그냥 그런 줄 알았다. 그리고 그 친구는 해양학과를 가지 않았다. 지금은 그 친구가 무슨 과를 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아무튼 바다와 관련이 있는 학과는 아니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졸업 후 그 친구를 만나지도 않았다. 딱 한번 전철역에서 우연히 마주쳤고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한 후 해어졌다.

 

지금은 배를 타고 바다 여행을 하겠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지만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고등학교 때의 그 꿈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 꿈을 상상할 때의 기분 좋은 설레임 또한 같이 느껴진다. "아, 정말 멋질거야... " 지금이라면 다른 누구를 꼬실 것 없이 내가 항해술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친구를 꼬실 것이다. 혼자서는 너무 외로울 테니까. 노래 가사처럼 3명이나 4명을 태울만큼 큰 보트로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고 싶다. 먼저 동남아 인도 아라비아까지 갔다가 수에즈 운하를 거쳐 지중해로, 그렇게 유럽을 거치고는 남미로, 그리고 다시 일본을 들른 후 귀환. 와, 정말 멋지다.

 

그럴려면 정말이지 언젠가는 배를 만들어야 겠구나. 먼 바다까지 여행할 수 있도록 아주 튼튼하게.

 

 

  

jon mark - someday i'll build a b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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