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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7

오늘은 도림천변을 13킬로미터 정도 달렸다. 저번에는 처음 뛸 때 굉장히 힘들었는데 오늘은 발이 가벼웠다. 어제 쉰 탓일까. 시작부터 있는 오르막길을 좁은 보폭으로 달린다. 발과 숨이 가볍다. 그 페이스로 계속 달렸다. 보폭은 짧게, 숨은 두번 들이쉬고 두번 내쉬고. 습습 흐흐...

 

속력을 내지 않고 달리니 힘이 들지 않는다. 평소에 달리던 신도림 역을 지나 오목교 까지 달렸다. 날씨는 그리 춥지 않았지만 장갑을 끼지 않아 손이 시려웠다. 장갑 하나 구하려는데 좌판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내일은 자전거 장갑이라도 끼고 나와야겠다.

 

반환점을 돌아오는데 머리가 희끗희끗한 아저씨가 날 앞질러 간다. 그래, 속력을 너무 내지 않았다. 오래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속력도 있어야 한다. 천천히 오래만 가는 것은 마라톤이 아니다. 그러면 힘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힘이 들지 않으면 마라톤이 아니다. 하루종일 걷듯이 해서 풀코스를 완주한다 한들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뭐 주위구경이라든지 오래 걷기라든지 그런 의미는 있을지 몰라도 마라톤은 아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속도를 좀 낸다. 아저씨와 나의 간격은 20미터 정도 더 이상 벌어지지 않는다. 좀 더 속력을 낼 만하다. 간격이 점점 좁혀진다. 따라잡을 마음은 없었는데 곧 추월할 것 같다. 하지만 아저씨는 도림천과 안양천의 분기점에서 안양천 쪽으로 간다. 나는 도림천 쪽의 왔던 코스로...

 

속력을 줄이진 않는다. 계속 달린다. 약간 힘들어진다. 장거리 달리기에서 체력이 떨어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처음엔 좀 무리를 해도 "이 정도야 끝까지 버틸 수 있겠지." 하는 맘이지만 나중에 체력이 떨어지면 한발 내딛기도 죽을 맛이다. 그래서 페이스 조절이 중요하다.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몸으로 겪어야만 익힐 수 있다.  속도를 조금 올린 페이스로 계속 가니 역시나 조금 힘들어진다. 다리 근육에 피로가 엄습한다. 하지만 조금은 더 버틸 수 있다. 달리자, 연습 할 때 근육에 무리는 조금 주어야 하니까. 한 11킬로미터 정도를 지나니 그 때부터는 발이 다시 가벼워진다. 숨도 골라진다. 그렇게 도착지인 성무대까지 무리 없이 도착한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추운 손을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리나 골반에 별 무리는 없다. 내일 아침에도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연습량을 늘여야 하는 시기. 내일도 일찍 일어나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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