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페이지짜리 글이란 너무 애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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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학기 <자본주의의 이해>

2장 상품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길거리로 나가 노숙을 하지 않는 이상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돈 벌지 않고, 자급자족하며 살겠다는 것이 몽상에 불과하다는 것은 자명하다.(자명하다고 할 것까진 없었다. ㅎㅎ) 최종 생산물에 대한 소비든, 중간과정에서의 소비든, 우리는 일상의 대부분의 것을 소비하고 있고, 그에 대한 교환을 가능케 하는 화폐를 필요로 한다.

최저생계비라는 것이 있다. 한국사회에서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위한 최저 생활비. 그 이상의 욕구가 없다면 그걸로 족하다라는 의미도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저 생계비 수준의 벌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더 좋은 집에서 살아야 하고, 더 좋은 차를 몰아야 하고, 더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하므로.. 인간의 욕구는 저절로 자기증식하지는 않는다. 사회적으로 증식되는 욕구이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 살기위해서, 그리고 더 많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하는 일을 두가지로 쪼개어보면 이렇게 나눌 수 있다. 임금을 받는 노동과 받지 않는 일. 이중 임금을 받지 않는 일은 보통 가치 없고 하찮은 것으로 치부되거나 혹은 자원봉사처럼 순수하고 고귀한 행위로 추앙되기도 한다. 그것은 주로 그 일의 목적이 나와 내 가족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남을 위한 것인가에서 나뉘는 것이겠지만, 돈 받지 아니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같다. 하루 세끼 밥 먹기 위해서는 하루 세끼 밥상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매일 깨끗한 옷을 입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빨래라는 일을 반복해서 해야 하지만, 보통 가사일을 도맡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귀찮은 남의 일이 되곤 한다. 좀 더 많은 돈을 벌어 가사노동을 대체해줄 만한 사람 혹은 기계를 들이거나 아니면 가사일을 자신의 일로 인식하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상품이다? 그렇지 않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불안정한 선택권이 있다. 모든 것이 상품이 되고 있지만, 역시 역방향도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삶의 많은 부분이 상품으로 채워지고 있고, 자신도 잘나가는 상품으로 포장하려 애쓰고 있지만, 상품 아닌 것이 여전히 있기 때문에 아직은 인간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물신주의가 비인간적이라고 말한다면, 상품 아닌 것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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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30 19:22 2006/03/30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