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whale님의 [단군 자손들의 학교에 하인스 워드는 없다] 에 관련된 글.

#1. 이레샤 언니의 둘째 아이가 3월 17일에 태어났다.

아이의 이름은 아인이다. 오아인.

아시아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레샤 언니가 직접 지은 한글이름이다.

 

#2. 인권과 평화 쪽글 용으로 쓴 글...

썩 하고 싶은 얘기가 잘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쪽글용.. 고쳐쓰기도 귀찮으므로 그냥 올림...

 

 

 



 

 


하인스 워드. 그의 한국방문은 한 주 내내 언론에서 큰 관심거리였다. 그것을 보고 있는 나는 불편하기가 이를데 없는데, 언론들은 뭐 잘한 거 있다고 앞다퉈 그의 행적을 쫓아다니기 바쁜지... 그 속내야 어쨋거나 일단 한명의 영웅으로부터 국내의 외면받던 ‘혼혈인’(늘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할지 모르겠다. 난 국제결혼 자녀들이라고 얘기하는데, 국제결혼도 적절한 표현은 아닌 것 같고, 국제결혼 자녀들은 더더욱... 그러나 혼혈인은 정말 마뜩찮은 표현이다.)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것은 일단은 환영... 프레시안 같은 언론에서 좀더 나아가 현재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짚어주니 좀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작년부터 안양이주노동자의 집에서 청소년과 함께하는 아시아 문화체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 시작했던 문제의식은 좀 복잡하긴 했지만, 대체로 국내 이주노동자의 증가, 국제결혼의 증가 등으로 점점 우리사회가 다민족·다문화 사회로 변화해가고 있다는 것, 그에 비해 우리 사회가 드러내고 있는 제노포비아 경향에 대한 우려가 주된 고민의 출발점이었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는 역시나 조급한 마음이 들어 교육내용에 이것저것 이주노동자 인권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내 속에 있는 하고싶은 이야기들을 어떻게 하면 더 넣어볼까를 고민하기도 했었다. 요즘은 그저 아이들이 와서 새로운 문화를, 아시아를, 기존의 편견을 벗고 재발견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만큼의 흥미와 재미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문화체험 교육을 준비하면서 요즘에도 교과서에서 ‘단일민족’을 강조하는 내용을 다루나 궁금했었다. 기사를 통해 보면 여전히 그런 것 같다. 아주 오래전에 배운 것이지만,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것은 민족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점과 한국인은 단일민족이라는 점 등이다. 마치 단일민족인 것이 자랑거리인 냥 주입받아 왔었다.

‘민족’이란 단어 하나만으로도 논란거리가 되기 때문에 길게 얘기하긴 어렵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단어에 거부감을 갖기 시작해서 월드컵이나 wbc 등으로 들썩거리는 것을 보면 두드러기가 나려고 하는 나는 한편 결혼, 노동 등을 통해 한국에 오는 이들이 그래서 고맙다.

교육을 몇차례 하지는 않았지만, 학생들에게 교육을 시작할 때 이주노동자, 아시아인들에 대한 생각을 물으면 대체로 무섭다. 불쌍하다. 라는 얘기들을 한다. 왜 그럴까. 왜 얼굴이 까무잡잡한 이들에게 두려움을 가질까. 다양한 원인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우리는 그것을 낯설음을 낯익음으로 바꿈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두 시간여의 교육을 흑진주같은 스리랑카 선생님과 함께 한 아이들은 이미 마음의 경계선을 조금은 지우고 있었다.

그래서 난 그들이 고맙다. 마치 섬처럼 닫혀 외국인들을 경외시하는 우리들이 이런 사회적 충격이 없다면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고 살았을 것이 아닌가. 지난 여름 외가에 갔을 때 외할머니는 필리핀인가.. 어디서 온 동네의 새댁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그녀는 외할머니 마음속의 경계를 허물고 있었다.

국제결혼 13.6%, 이주노동자 수십만(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음). 이 수치가 지금의 그들의 어린 자녀들이 다 자란 10여년 후에 우리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우리가 현재의 씨줄을 엮어가는 날줄들이 10년 후의 우리사회를 그려낼 것이다. 한 명의 영웅을 떠받드는 일보다 주변의 아이들, 그 아이들이 ‘혼혈’이든 ‘순혈’이든, 이들은 우리사회의 제노포비아를 체화하지 않도록, 지금 아이들과 소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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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6 23:12 2006/04/06 2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