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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제공, 정보도 안주고 ‘자발성’ 남발
    
황박사 연구용 난자채취의 법적 윤리적 문제

 
 윤정은 기자
 2006-04-18 04:51:02 
난자 의혹과 논문 조작으로 점철됐던 황우석 사태는 현재 검찰조사에서 생명윤리법의 선 상에서 처벌 여부와 위법성으로, 검찰이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난자 취득과 채취과정에서의 의혹은 아직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황우석 교수팀에게 제공된 연구용 난자의 사용 개수는, 2월 2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중간조사 발표에서 밝힌 2천221개가 가장 진실에 근접한 수치다. 그러나 이마저 끝은 아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최종조사 발표를 위한 조사에서 “난자의 수가 이보다 더 많고, 미혼여성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용 난자 의혹의 끝은?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용 난자채취 과정에 대해선, 검찰조사에서는 생명윤리법 위반 사항으로,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최종발표에서는 난자 사용실태와 윤리성 문제로, 어느 정도 전말이 드러날 예정이다. 또 4월 18일, 35개 여성단체와 민변 여성인권위원회로 구성된 난자채취 피해자 신고센터는 황우석 교수팀에게 난자를 제공해서 입은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에서는 “황우석 교수 연구에 난자를 제공한 여성 121명 중 절반 가량인 62명의 여성에게 금전이 지급”되어 난자 유상거래 부분, 즉 생명윤리법상 ‘난자 정자 매매 금지’ 조항을 어긴 부분에 대한 위법성 판단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의 인체를 이용하는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연구 대상자가 된 여성들에 대한 인권침해와 윤리 위반에 대한 규범적 제제와 법적 처벌 근거가 마땅히 없다는 것과, 후유증 등을 앓고 있는 피해자 구제에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황우석 교수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제기된 난자 의혹에 대해 끝없는 거짓과 허위로 일변하였다. 조금씩 밝혀진 의혹들은 급기야 심각한 연구윤리문제로 대두됐지만, 현행법상으로 마땅한 규제방안이 없다. 한편, 연구기관과 불임클리닉 병원들과의 관련성에서도 드러난 의료윤리위반에 대해서도 의사윤리지침 위반 여부를 철저히 묻지 않고 있다. 이 윤리규범이 미비한 이유로, 오히려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다시 대두되고 있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동의형식도 안 갖추고 ‘자발성’ 운운

연구용 난자 제공과 관련해 현행법상으로는 ‘난자매매’ 부분이 주요하게 다뤄지지만, 윤리 규범적 논의에서는 난자제공자의 인권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즉 연구의 대상, 피험자가 되는 여성들의 ‘동의가 얼마나 충분한 정보에 의해 이뤄졌는가’ 여부에 따라서 ‘자발성’의 주요 근거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황우석 사태에서는 ‘충분한 정보에 의한 동의’라는 내용적인 면뿐 아니라, 최소한 형식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서면동의서 절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자발성’이라는 말이 연구자의 입에 의해서 남발됐다.

2월 2일 보건복지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연구용 난자를 채취함에 있어서 ‘난자 제공자’에게 “충분한 정보에 의한 동의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조사해 발표했다. 최소한 일차적으로 형식적인 요건이 되는 동의서 양식에서조차, 황우석 교수팀에게 난자를 제공한 병원들은 불합격이다.

피실험자의 자발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서면동의서는 가장 기본적인 절차다. 여기서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은 난자제공 동의서를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경우가 문제가 되는데, 황우석 교수팀에게 가장 많은 난자를 제공한 미즈메디병원과 한나산부인과의원이 이에 해당한다.

조사결과에서 밝히고 있듯 충분한 정보에 의한 동의의 핵심은 “발생 가능한 부작용에 대하여 난자 제공자에게 충분히 인지”하도록 피실험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병원들은 심의를 거치지 않은 자체 동의서를 사용하면서, “난자 채취의 위험성 및 부작용, 예후에 대한 설명” 등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기술하거나 불충분하게 제공하고 있었다. 병원 자체 동의서들이 주로 기술한 것은 난자제공자들에게 “기증된 난자에 대한 권리 포기에 대한 것”들이다. 즉 자발성의 핵심이 되는 ‘정보제공’이 빠져있고, 오히려 ‘난자제공자의 권리 포기’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어, 형식 상으로는 물론 내용 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있는 동의서들이 ‘자발적 동의서’로 둔갑해 제출되고 있는 것이다.

여성연구원들에 강압적 난자제공 의혹

황우석 교수팀이 ‘자발성’을 언급하며 “윤리적인 문제가 없다”고 밝혔던 연구원의 난자 사용은 심각한 인권침해와 비윤리성을 드러냈다. 황우석 교수는 2004년 사이언스지에 논문이 게재된 후부터, 헬싱키 선언 위반 사항인 연구원의 난자 사용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제기를 받지만 매번 부인했다. 그러나 연구원 2명의 난자가 제공됐음이 드러났다. 여성연구원들이 서면 동의서에 친필 서명을 했다는 이유로 황우석 교수는 ‘자발적인 기증’이라고 주장했지만,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황우석 교수팀 연구실 안에서 무서운 일들이 벌어졌음을 알 수 있다.

여성연구원이 난자 제공 전에 친필서명까지 했다는 동의서 양식 또한, 형식적인 요건에서 “난자 채취의 부작용 등이 전혀 기술되지 않은” 등의 부적합의 문제점은 동일했다. 2명의 연구원의 난자를 채취한 충격적인 사건 외에도, 2003년 황 교수팀은 연구실의 여성연구원들 전체 일괄적으로 “난자가 필요할 때 난자 기증 의향이 있다는 내용의 난자기증 동의 관련 양식서”를 배포하고 서명을 하게 했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현재 남아있는 여성연구원 7명이 당시 양식서에 서명했다고 진술하고 1명이 전 연구원도 서명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증인에 의하면 이 동의서는 “황우석, 강성근, 이병천 교수의 입회 하에 회의실에 모여” 작성했다고 한다.

황우석 교수가 “연구원 난자 제공 사실을 몰랐다”고 말한 것이 허위로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결코 “자발적으로 기증”이 아닌 것이다. 또 <네이처>가 제기했던 헬싱키선언의 “하위직 여성연구원들의 난자를 사용했다”는 정도의 윤리위반이 아니라, ‘난자 기증 동의 의향서’를 일괄 배포하고, 자신의 입회 하에서 서명하도록 한 점은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난자수급 앞서 인권침해 밝혀야

‘자발적 동의’에 대해서는 히틀러 시대의 생체실험 역사에 의해 자행된 인권침해 문제 후 교훈적으로 만들어진 뉘른베르크 강령에서 잘 설명되고 있는데 “인체실험 대상자의 자발적 동의는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다. 이것은 실험대상자가 동의를 할 수 있는 법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며, 어떠한 폭력, 사기, 속임, 협박, 술책의 요소가 개입되지 않고, 배후의 압박이나 강제가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 상태여야 하며, 이해와 분명한 지식에 근거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피험자에게 정보와 이해를 공정하게 제공해야 하는 점을 엄격히 못박고 있다.

그런데 생체실험의 인권침해 위험성과 윤리 위반을 가장 잘 인지하고, 감독 관리해야 할 보건복지부가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황우석 교수팀의 법과 윤리 위반 사실을 일일이 거론한 중간보고서를 내면서도, 같은 날짜에 한편으로는 ‘연구용 난자 제공’에 필요한 조항을 담아 대통령령으로 시행하기 위해 관련 시행규칙안을 제출했다.

제정 안의 내용은 난자 채취 시 필요한 절차와 설명 및 동의를 요하는 세부사항 등이다. 이것은 연구용 난자 제공에서 문제가 드러나자, 그 문제점을 일부 보완해 연구용 난자를 안정적으로 수급 받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황우석 교수팀의 반인권적, 비윤리적 난자 채취로 인해 난자제공자의 인권침해의 정도와 피해가 최종적으로 조사되기도 전에 관련 시행규칙안이 앞서 제출된 점은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인권보다 차질 없는 연구용 난자 수급에 대해 더욱 열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날 제출된 시행규칙안은 “상정될 당시에 체세포복제연구에 대해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에 부딪혀 현재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 심의 보류된 상태다. 정부가 연구용난자 제공에 대한 별도로 법적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움직임에 대해, 이화여대 법과대학 김현철 교수는 우려를 표하며 대부분 외국의 법제도가 택하고 있는 것처럼 “연구용 난자를 따로 기증 받을 것이 아니라, 불임시술을 위해 난자를 제공하는 여성의 난자 중에서 시술과정이 끝난 후에 남는 잉여난자들이 폐기될 수도 있고, 동의 절차를 거쳐 연구용 난자로 사용될 수 있는 정도”로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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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3 13:07 2006/04/2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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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또 천사의 얼굴로 나를 이용할까 두렵다”
황우석에 난자 기증 후 후유증으로 정상적 생활 불가능
강 별 기자 , 2006-04-22 오전 9:03:59   
 
 
 
황우석 교수의 저서에 감동을 받고 난자 기증을 결정했던 한 여성은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고 사람에 대한 실망감으로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2006.4.21 ⓒ 강별/코리아포커스 

 
“두려움이 가장 큽니다”

난자채취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하는 기자회견 자리에 피해여성이 직접 참여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황우석 교수의 저서 ‘나의 생명 이야기’를 듣고 감명한 그는 불치병 환자를 돕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 기증을 결정했고 황교수, 안규리 교수 등과 면담하고 미즈메디 병원에서 시술했다.

지난해 1월10일경 직접 그를 만난 황교수는 기증 동기에 대해 자세하게 묻고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그를 걱정했지만 후유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미즈메디병원의 기증 동의서 역시 5분 정도 읽어보고 서명한 후 되가져갔다. 그는 동의서에 후유증에 대해 뭐라고 써있었는지 기억도 못한다고 한다.

안규리 교수와의 면담에서 그는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지 않냐”고 물었고 안 교수는 그럴 확률이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열흘간의 호르몬 주사 후 2월5일경 시술한 그는 심각한 과배란 후유증을 겪었다. 배에 복수가 찼고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어 미즈메디 병원에 연락 입원했지만 단 하룻밤을 자고 다른 병원에 가서 개인적으로 치료했다. ‘눈치’가 보였다고 한다.

결국 지난해 11월 직장까지 그만두고 치료를 하던 중 줄기세포가 가짜일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때도 그는 “오해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간의 기자회견 공방을 보며 ‘아니구나’ 싶었다고 한다. 믿었던 사람에 대한 실망은 그의 몸을 더욱 악화시켰고 결국 그는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아 소송을 결심했다.

지금도 그는 ‘지속성 신체형 동통 장애’로 끊임없이 아픈데다 수면장애, 식욕부진을 겪고 있다. 기자회견을 마친 그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소송을 결심한 그를 2월에 처음 만났던 유경희 대표는 “지금 많이 좋아진 것”이라며 그의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소송 당사자 여성의 기자회견문 요약
 
 
이 자리까지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수술대에 오르기까지도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이제 이 자리에 오니 그 모든 일들이 실감나고 많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여기까지 온 제가 스스로 대견합니다.

그동안 언론보도를 보면서 많이 울었고 이렇게 이야기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지금 가장 큰 감정은 두려움입니다.
스스로 이 상태에서 나아지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내 말을 여러사람이 보편타당하다고 지지하고 공감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듭니다. 오늘 기자회견 기사가 나가면 달리게 될 수많은 댓글도 두렵습니다.

불임에 대한 공포가 매우 큽니다. 불임은 결혼 후 정상적인 부부관계 1년 후에나 판단이 가능한데 저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가부장 사회에서 불임은 큰 흠결이 아닐 수 없고 다시는 다른 생명을 잉태할 수 없다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었습니다. 이제 어떤 사람이 천사의 얼굴로 다가와 나를 이용할까하는 두려움이 듭니다.

이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건 그간의 과정을 통해 사회적 치유와 소통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여러 여성들, 친구들, 많은 이들이 제게 힘을 주었고 제가 겪은 아픔을 함께 아파했습니다.

그 때문에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비로소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조금이나마 희망이라는 단어를 말할 수 있게 됐고 이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습니다.

많은 난치병 환자에 도움을 준다는 섣부른 희망은 더 큰 상처와 폭력입니다.

저 개인을 이해받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라 피해자 여성을 대신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지금 자신을 감추고 있는 많은 여성들이 떳떳이 자기 목소리를 내도록 먼저 이야기합니다.

남, 녀, 노, 소가 차별없이 건강권을 누리는데 이 일이 기여했으면 합니다.

이 일이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 우리 주위 모든 여성게게 해당될 수 있습니다. 이 일에 많은 분들의 공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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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3 13:06 2006/04/23 1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