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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러워 기계를 사용하지 않았을 뿐 -강의 中 2005/08/17
- 진보란 단순화입니다. -강의 中 2005/08/17
자공이 초나라를 유람하다 진나라로 가는 길에 한수 남쪽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한 노인이 우물에서 물을 길어 밭에 내고 있었는데 힘은 많이 드나 효과가 별로 없었습니다.
딱하게 여긴 자공이 용두레라는 기계를 소개합니다.
노력은 적게 들고 효과는 큰 기계를 소개하자 그 노인은 분연히 낯빛을 붉히고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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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일을 하던 노인은 불끈 낯빛을 붉혔다가 곧 웃음을 띠고 말했다.
"내가 스승에게 들은 것이지만 기계라는 것은 반드시 기계로서의 기능이 있게 마련이네.
기계의 기능이 있는 한 반드시 효율을 생각하게 되고,
효율을 생각하는 마음이 자리 잡으면 본성을 보전할 수 없게 된다네.
본성을 보전하지 못하면 생명이 자리를 잃고
생명이 자리를 잃으면 도가 깃들지 못하는 법이네.
내가 기계를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부끄러이 여겨서 기계를 사용하지 않을 뿐이네.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중 장자편
나라는 작고 백성은 적다. 많은 기계가 있지만 사용하지 않으며,
백성들로 하여금 생명을 소중히 여기게 하고 멀리 옮겨다니지 않도록한다.
배와 수레가 있지만 그것을 탈 일이 없고,
무기가 있지만 그것을 벌여놓을 필요가 없다.
백성들은 결승문자를 사요하던 문명이전의 소박한 생활을 영위하며,
그 음식을 달게 여기고, 그 의복을 아름답게 여기며,
거처를 편안하게 여기며 풍속을 즐거워한다.
이웃 나라가 서로 바라복 정도이고 닭 울음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서로 들릴 정도로 가까워도 백성들은 늙어 죽을 때까지 내왕하지 않는다.
노자의 이상국가론입니다. 규모가 작은 국가, soft-technology, 반전평화, 삶의 단순화 등이
그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결승'은 결승문자를 사용하던 문명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뜻입니다만 반드시 복고적 주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간디는 "진보란 단순화이다"(Progress os Simplification)라고 했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 - 나의 동양고전독법> 중 노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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