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그 공화당 놈

아버지의 복수에 물이 차기 시작한 것은 그해 겨울이었다.

아버지의 생김을 설명하자면, 일제시대 좋은 집안에서 자란 고운 도련님같다고 하면 될까. 내 기억에 찍힌 아버지의 사진은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말씀을 시작 하기 전에 늘 미간에 주름 하나를 잡아서 꾹 눌러 다림질 하고서야 입을 떼는 버릇이 있었다. 말하자면 그에게는 무슨 일이든 심각하게 말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러한 아버지의 버릇은, 정말 버릇에 불과하다는 것을 꽤 나이들어서야 깨닫게 되지만, 그래서인지 우리 여섯남매에게 아버지는 엄한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물론 그것도 어머니와 드잡이 하며 싸우던 어느 날 모두 깨져버린 것이지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