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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4일(금) 광화문에서 정토회까지 행진합시다.

 

제목을 쓰는데 행진이 맞나? 걷기가 맞나? 잠시 고민이 됩니다.
그러다가 곧, 누구에게는 행진이 되고 누구에게는 걷기가 될 수 있겠지
하고 정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걷기가 힘찬 걸음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서 행진이라고 붙였습니다.

 

기적이 필요한 상황. 정말 기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게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게 요즘입니다.

 

지율스님을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살릴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무조건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생각이 스님이 가리키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손끝을 보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살리는 것이 정부의 선심이나 정치인들의 압력이나 모모 단체의
이름으로 살리는 것이 아니라 한 생명의 죽음앞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거리에 나와 촛불을 들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고 자기 목소리로
얘기를 나누어 왔던 당신과 내가 살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 행진은 사실 만화같은 상상에서 나온 것입니다. 진짜 기적이 필요하기
때문이겠지요. 광화문에서 정토회까지 4-5시간을 걷는 동안 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서 노래를 부르고 지율스님을 살리러 가자고 얘기를 건내서 점점 사람들이
우리와 같이 길을 걷는다면 정토회에 도착할 즈음에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인파로 불어나서 거리를 가득 메울지도 모릅니다.
그럼 그곳에서 누구는 지율스님과 천성산을 위한 노래를 부르고, 누구는 참회의
108배를 하며 누구는 지율스님을 살릴 방안을 찾는 토론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행동이 지율스님을 살릴 거라고 확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염원이 사람들과 공명을 이루어 걷는 동안 점점 더 커진다면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요.

 

이런 상상이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우리가 걷는 의미는 충분히 있습니다. 거리의
사람들에게 얘기를 건내고, 같이 길을 가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끝까지 갈 수 있는 사람은 끝까지 가더라도 1시간만 걸을 수 있는 사람은 1시간만
걸으면 되고, 동참을 호소할 사람은 피켓을 만들어오고, 노래를 하고 싶은
사람은 노래와 악기를 준비해 오고, 각자는 행진할 때 쓸 촛불이나 등불을 준비해 오면
될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행진처럼 앞에서 앰프로 구호를 외치거나 대열지도(?)를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길은 인도를 이용해서 갈것입니다. 각자가 사람들과
나눌 것을 얼마나 준비해 오느냐에 따라 우리의 걷기가 얼마나 풍성해질지가 정해지겠지요.


2월4일(금) 6시. 항상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교보문고에 모여서 6시 30분에
행진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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