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7/01/26 11:58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최근에 여성 건강과 관련된 보고서와 소책자를 마감했다.

 

병원일인지라 그닥 즐겁게 하지도 않았고, 이런 저런 외부의 탄압과 압박 때문에 더 한 무엇인가를 하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설문 내용에 여성의 생물학적 문제 뿐만아니라 사회경제적 문제를 부각시키려고 애를 쓰기도 하고, 직접 현장 순회도 하고 검진도 하면서 만나는 접점을 넓혀보고자 애를 쓰긴 했었다. (이게 왠 유치한 자기합리화지? ㅠㅠ)

 

여러가지 재미있는 사실들을 많이 발견(이라기 보다 확인이지만...)하기는 했지만...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삽화였다.

 

연구사업의 성과물로 현장에 뿌릴만한 소책자를 만들기로 했는데... 삽화가 없는 것이다. ㅠㅠ

 

주제가 흔했던 것인지라 그림을 구하기도 쉬울줄 알았는데... 문제는 모든 그림의 주인공이 '남성'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노동보건의 영역이라는 것이 금속사업장의 정규직 남성을 중심으로 발전을 해와 그런 것이기는 하겠지만 우찌 그림을 따오려고 열어본 소책자, 소자보등 모든 파일의 삽화는 남성밖에 없는 것이냔 말이다!

 

여성 노동자들에게 뿌릴 소책자인데 그림은 온통 남성 뿐이니 정말 난감했다. 마감에 쫓겨서 일단 그런 그림들을 넣고 그나마 스트레칭 관련된 그림은 미리 만들어 두었던 여성 그림과 사진으로 넣었지만 정말 아쉽기 그지 없다. 물론, 그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하고 미리미리 준비 못한 내 탓이 가장 크다.

 

앞으로는 무슨일로 소책자 같은 것을 만들더라도 반드시 여성을 염두에두고 그림을 그리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삽화를 배치해야겠다.

 

흑흑... 우찌 이리 제대로 잘 하는게 없는지.. 나두 '외과의사 봉달희'의 달희처럼 이런 실수와 깨달음을 발판으로 앞으로는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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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6 11:58 2007/01/2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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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우스 2007/01/26 1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고서 기대되네... 미리 알았으면 삽화를 새로 그려서 넣을 수 있는 방도를 찾을 수도 있었을텐데...

  2. NeoScrum 2007/01/26 13: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캐나다에서 정부 같은 곳에서 나오는 포스터나 자료들을 보면 항상 여성, 유색인종 등의 비율에 신경쓰는 것 같더라구요. 언제나 거의 모든 자료에 아주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게 느껴지거든요.
    캐나다에서야 여성 차별적인 발언이나,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하면 그거 자체가 사회적인 스캔달이 되기 때문에, 아주 매장당할 각오를 하기 전에는 남성이나 백인 편향적인 발언을 사석에서도 함부로 할 수 없는데.. 그게 참 부럽기도 해요. 물론 그것들 역시 오랜동안 계속된 운동의 성과겠지요. 캐나다에서 노조 이외에 가장 강력한 운동 조직들이 여성, 동성애 단체와 인종 차별 관련된 단체들이니까..

  3. 해미 2007/01/27 1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우스/ 보고서 기대하지 마세요. 완전 허접해요. ㅠㅠ
    네오/ 그런건 좀 부럽네요. 먼저 운동권들부터 신경써야 할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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