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7/04/04 21:40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오늘 오후 한 비정규노조의 집회에 우연찮게 참석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취직이 되지 않은 조합원들의 부당함을 해결하기 위한 집회였다.

 

간만의 집회였고, 최근 몇년안에 조직된 노동조합이어서 어떻게들 투쟁을 하고 집회를 하는지 궁금했더랬다.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만취상태로 집회에 참석하는 노동자의 모습에 살짝 당황을 하면서도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궁금해 하며 찬바람이 쌩쌩부는 지역의 외진 거리에 서 있었더랬다.

 

협상단이 취직관련 문제와 사과 등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면담을 하는 사이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아까의 그 만취한 노동자... 노동자가 조직되던 초기부터 조합에 가입했다면 자신있게 이야기를 시작하신다.

 

그 동지는 새로운 투쟁의제를 제출했는데 그 투쟁의제라는게 바로 "일자리 뺏어가는 이주 노동자들을 제한"하는 것이었다. 집회대오 안에서도 '그만하게 하라', 거나 말 중간에 박수를 치며 발언을 끝낼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현장안에 이주노동자들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한국노동자들의 일거리가 주는 상황은 충분히 이해가가지만... 그렇다고 저 건너편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집회자리에서 그들을 몰아내자고 선동하는건 아무리 술기운이라지만 아주 불편했다.

 

게다가 집회가 끝나고 돌아오는길 차 안에서 '누님들이 아주 이쁘다'면서 택시비까지 챙겨주시는데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기분도 조금은 나빠졌다.

 

물론, 노동자의 계급성이라는 것은 '노동자'라는 이름을 다는 순간에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님을 안다. 그리고 그 동지들의 노동이라는 것이 철저하게 개별적이어서 교육을 받는것도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너무 불편하다. 우리가 가고 난 후 간부중의 누군가가 그 노동자분께 이주 노동자 문제에 대한 올바를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이야기를 조근조근 해주고 설득해줄지는 모르겠다.

 

여전히 노동운동의 갈 길은 먼 것 같다. 그 먼길에 이런 불편함과 어려움에 당당히 맞설만큼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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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4 21:40 2007/04/0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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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김 2007/04/14 0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불편함..참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인 것 같아요. 가끔은 그런 불편함에 맞서기보다 '회피'할때가 더 많은 듯..ㅜㅜ

  2. 해미 2007/04/14 17: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김/ 그러게 말이예요. 저두 그렇다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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