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02/08 19:42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2년을 별렀다. 벼르고 별러 결국 연말에 떠났다. 원래는 체력훈련도 하고 산도 자주 가고 갈 계획이었으나, 결국 아~~무 준비없이 홍실이가 일러준데로 여행사 예약하고 항공권 끊고 그냥 갔다.

 

내려오는 길에 손목이 부러져서 사진을 많이 찍지도 못했고 한 롤을 빛이 들어가는 실수를 저질렀고, 슬라이드 필름 두 통은 아직 현상도 못했지만 일단 찾아온 필름부터 올려본다.

 

일정에 여유가 있어 카투만두 시내도 둘러보기도 했지만 뭐니뭐니 해도 백미는 산이었다. 말로 표현을 못한 그 웅장함이라니... 하늘을 걷고 구름을 걷는 듯한 느낌이었다.

 

#1. 첫날 카트만두의 풍경

 

난 이상하게 티벳 불교에서 걸어놓은 불교 깃발의 색감이 너무 좋더라. 여행일정 내내 꼳혀 있었다.

 

 

 

 

 

 

#2. 산행 첫날 : 루크라-팍딩

 

카트만두 공항의 안개 때문에 4시간여가 지연된 비행기를 타고 루크라에 도착했다. 홍실이가 포스팅한 것처럼 아찔한 경사의 활주로가 우리를 먼저 맞이했다. 카트만두에서 루크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멀리 구름속의 히말라야를 보고 얼마나 마음이 설레이던지.

 

한국에서 제법 많은 산을 타 봤지만 이런 규모는 정말 처음이었다. 빙하가 녹아서 흐르는 물은 캐나다 록키산맥에서 본 것과 같은 물감을 푼 듯한 청색을 띄고 있었다. 골짜기의 끝이 보이지 않는 그 깊이안에서 햇빛이, 바람이, 하늘이 부서지고 있었다.

 

 

 

 

 

 

#3. 산행 둘째날 : 팍딩-남체

 

이번 산행에서 깨달은 소중한 것 중에 하나는 내가 고산병에 무지 예민하다는 사실이었다. 루크라보다는 팍딩이 고도가 낮은데 팍딩에서 올라가다 보니 대략 2800m쯤 되니 머리가 아프고 속이 메스껍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시작된 고산증은 내려올때까지 계속되었다. 한발짝 내딛는게 이리 힘들 줄이야. 머리는 계속 지끈거려서 남체의 산장에 도착할 즈음에는 산장 계단도 올라가기가 힘들었다. 남체에 도착해 나는 고산병에 일행중에 한명은 감기 몸살에 시달렸더랬다.

 

하여간 이번 에베레스트 BC 코스 일부 트레킹을 계기로 죽기전에 한번 해봐야겠다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은 깨끗이 포기했다. 3000m에서도 이렇게 힘든데 8000m 가다가는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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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8 19:42 2010/02/0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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