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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1/22
    역마차 -김철수
    엉망진창
  2. 2005/11/19
    홀린사람
    엉망진창
  3. 2005/11/02
    균열 -이호우(1)
    엉망진창

역마차 -김철수

역마차    -김철수

 

 

설움 많은 밤이 오면은

우리 모두들 역마차를 타자

 

반기어주는 이 없는 폐도(廢都) 여기 별없는 거리 자꾸 그리운 합창이

듣고파 내 오늘도 또 한 잔 소주에 잠겨 이리 비틀거리는 사내이구나

 

흔들려 부딪치는 어깨 위에 저 난간한 골들이 형제요 동포이라는 나의 외로움

속에서는 우리 좀더 정다운 나그네여서 따뜻한 마을을 찾아 가는 것이냐

 

이제는 통곡조차 잊어버린 사람들...

열리는 아침을 믿어 가는 길인가

 

그러면 믿븐* 사람이여 어디 있는가 높은 곳에 기다리는 공화국의 문이여 어디

있는가 절름거리는 궤짝 위의 차거운 꿈에서도 역마야 너와 나와는 원수이지

말자

 

미친 채찍이 바람을 찢고 창살 없는 얼굴에 빗발은 감기는데 낙엽도 시월도 휘파람

없이 이대도록 흔들지며 폐도의 밤을 간다.

 

 

 ([신천지] 1948.2)

 

*믿븐: 믿음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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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린사람

 홀린사람

 

 

-기형도-


사회자가 외쳤다

여기 일생 동안 이웃을 위해 산 분이 계시다

이웃의 슬픔은 이분의 슬픔이었고

이분의 슬픔은 이글거리는 빛이었다

사회자는 하늘을 걸고 맹세했다

이분은 자신을 위해 푸성귀 하나 심지 않았다

눈물 한 방울도 자신을 위해 흘리지 않았다

사회자는 흐느꼈다

보라, 이분은 당신들을 위해 청춘을 버렸다

당신들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

그분은 일어서서 흐느끼는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때 누군가가 그분에게 물었다, 당신은 신인가

그분은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당신은 유령인가, 목소리가 물었다

저 미치광이를 끌어내, 사회자가 소리쳤다

사내들은 달려갔고 분노한 여인들은 날뛰었다

그분은 성난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분의 답변은 군중들의 아우성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홀린사람 사이에 나도 함께 홀려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아니 그렇다.

 

 

어느 순간 나는 군중들의 아우성 가운데 살아가면서 내 생각을 잃어버린 것 같다.

생각해보면 생각을 하려고 하지도 않은게 애초부터 생각따위는 없었던 것 같다.

 

자책은 하지말자고 생각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내겐 지금 '허무의 불'이 필요한 때다.

 

 

하아...약을 하루 안 먹었다고 계속 토할 것 같은 이 시츄에이션은 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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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이호우

균열                               이호우

 

차라리 절망을 배워 바위 앞에 섰습니다.

무수한 주름살 위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

바위도 세월이 아픈가 또 하나 금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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