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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월호][노동]노동자 투쟁에서도 트윗,트윗?! 홍익대 투쟁과 온라인을 통해 흐르는 연대

  • 분류
    노동
  • 등록일
    2011/03/02 15:59
  • 수정일
    2011/03/02 15:59
  • 글쓴이
    사노신
  • 응답 RSS

사용자 삽입 이미지2월20일, 홍익대 청소·시설·경비 노동자들은 50일간의 농성 끝에 신규 용역업체와의 잠정합의안을 가결했다. 용역업체와의 합의내용에는 ▲전원 고용승계 ▲일 8시간 근무 및 주 5일제 ▲시급 4,450원 ▲식대 월 5만원 ▲명절 상여금 5만원 ▲전임자 청소 1명과 경비 0.5명 ▲서경지부 집단교섭 단협안 준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기존에 이들은 75만원의 저임금과 한 끼 밥값 300원으로 대표되는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 일했다. 이러한 환경을 바꾸기 위해 홍익대 청소용역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170여 명이 해고되었다. 2011년 1월1일, 학교가 노동자들을 일방적으로 내쫓자 노동자들은 홍대의 본관에 해당하는 문헌관 1층에서 점거 농성을 시작했고 50일 간의 농성 투쟁 끝에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용역업체와 합의가 이루어진 지금까지도 학교는 여전히 원청사용자성을 부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노조활동 역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홍익대학교는 청소·시설·경비 노동자들이 농성에 들어간 이후 책임을 회피하고 노조 탄압으로 일관했다. 홍익대분회 분회장과 서경지부 간부 등 7명을 건조물 침입, 감금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 했던 것이다. 이에 노조는 고소고발 취하, 교섭테이블 마련, 노조 인정 등을 요구해왔으나 용역업체와 타결한 지금도 학교는 고소고발 취하 요구와 공식 대화 테이블에 응하지 않고 있다. 비록 용역업체와 합의하고 현장으로 복귀하기는 하지만 학교와의 투쟁은 계속되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새로운 연대의 흐름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최근 몇 년간 여러 학교에서 벌어진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의 연장선상에 있다. 소속 대학은 달라도 이들의 노동조건은 거의 유사하다. 간접고용과 저임금에 맞서는 고령 여성노동자의 투쟁은 다른 대학의 투쟁에서도 비슷하게 반복되었다. 원청사용자성을 극구 부인하려고 하는 모습도 유사하다. 그러나 홍익대 투쟁은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이 사안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의 연대 흐름이 바로 그것이다.
이제까지 온라인 공간에서의 활동은 주로 투쟁 주체가 준비하는 홍보활동이 주를 이루었다. 그리고 그러한 홍보에 반응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서명운동 동참 등 온라인에서의 활동에 한정된 것이었다. 오프라인에서의 실천에 참가하는 것은 주로 투쟁사업장 노동자, 민주노총 관련자, 각종 정치단체 성원들로 한정되었다. 하지만 홍익대 투쟁에서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들의 연대는 수동적인 서명운동 수준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끊임없는 지원과 연대

이번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에서 온라인, 특히 트위터를 통해 이 사안을 알게 된 사람들의 실천은 더욱 적극적인 것이었다. 농성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홍익대에는 여러 개인이 지지물품을 보내왔다. 밑반찬, 핫팩, 커피 믹스 등 다양한 물품후원과 투쟁기금 지원이 이어졌다. 심지어 2월6일에는 ‘이노케어시스템즈’라는 중소기업에서 RT(글을 퍼 날라서 자신을 팔로우 하는 사람이 읽을 수 있게 하는 기능) 10회 당 홍대 노동자들에게 충전식 손난로를 보내준다는 글을 올렸고, 두 시간도 안 돼 600개가 넘는 RT를 받았다. 바로 다음날 충전식 손난로 180개가 홍대 노동자들에게 전달되었다. 이러한 지원물품은 앞으로도 예정되어 있다. 외환은행노조에서도 RT 한 회마다 100원씩 적립하여 홍대에 투쟁기금으로 전달한다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후원을 넘어서는 실천도 이어지고 있다. 홍익대 농성장은 여러 대학의 학생들, 인근 주민들, 홍익대입구역 근처에서 투쟁하고 있는 두리반 사람들, 홍익대에 맞서 함께 싸우고 있는 성미산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꾸며놓은 플랜카드와 지지메세지로 가득하다.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을 안타깝게 여긴 몇몇 예술학과 학생들은 ‘데굴데굴’이라는 모임을 결성했다. 이들은 떡국 끓이기, 길거리 행진, 퍼포먼스 등의 활동을 펼쳤다. 전업화가인 도우너 씨는 홍대입구역에서 도우너 옷을 입고 홍익대 투쟁에 관심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농성이 시작된 지 얼마 안된 1월8일에는 ‘김여진과 날라리 외부세력’(이하 ‘날라리외부세력’)이라는 트위터 상의 모임이 꾸려져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조선일보에 홍대 노동자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광고를 내는가 하면 홍대 투쟁에 필요한 기금을 모으기 위해 ‘우당탕탕 바자회’를 열기도 했다. 설 연휴에는 홍대 노동자들에게 떡국을 대접하는 떡국 번개를 진행했고 트위터에서 농성장에 김치가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돌자 2월13일에는 농성에 꼭 필요한 김치를 담그는 ‘김장번개’를 진행하기도 했다. 2월17일에는 홍대 노동자들에게 김여진 씨가 출연하는 <아이들>이라는 영화를 보여주는 영화번개도 진행했다. 이러한 활동은 모두 트위터에서 모인 사람들의 자발적인 활동과 모금으로 가능했다.

 

트위터 연대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학교의 묵묵부답에도 불구하고 이런 연대에 힘입어 홍대투쟁은 힘 있게 진행되었다. 지난 2월15일에는 2000명이 모여 집회를 진행하고 홍익대 정문에서부터 농성장이 있는 문헌관까지 행진하기도 했다. 이 집회에는 노동조합이나 기존의 정치단체뿐만 아니라 날라리 외부세력과 홍익대 투쟁을 지지하는 개인들도 많이 참가하였다. 이렇게 온라인을 통해 모이게 된 사람들이 노동자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하는 모습은 지금까지 찾기 어려웠다. 이러한 움직임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왜 특히 홍익대 투쟁에서 이러한 연대가 가능했던 것인지에 대해 몇몇 참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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