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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월스트리트 점령 운동의 다음 단계, 건물을 점령하라! 일터를 점령하라!

  • 분류
    국제
  • 등록일
    2011/11/25 13:39
  • 수정일
    2011/11/25 13:42
  • 글쓴이
    사노신
  • 응답 RSS

 

편집자 주 :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좌파 웹진 <반란자 통신 (Insurgent notes)>이 11월17일 뉴욕 집회에서 점령 운동에 관련해 배포한 유인물을 번역해서 싣는다. 본래 10월에 <반란자 통신>에서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로렌 골드너 동지와 점령운동 관련해서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게재가 어렵게 되어 이 글을 대신 번역해서 올린다. 번역 글은 본지의 입장과 다를 수 있다.

 

점령 운동이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났다. 포틀랜드 점령 운동에 대한 공격이 행해진 후, 현재 오클랜드와 맨하탄의 월스트리트 점령 운동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니언스퀘어에서 열린 학생들의 대규모 집회와 폴리스퀘어에서 열린 노동자들의 집회는 늘어나고 있는 총파업 요구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시도였다.
 

새로운 국면으로 이행에는 겨울나기를 위해 건물로까지 점거를 확대하는 것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를 넘어 노동계급이 현재의 체제를 멈출 수 있는 일터까지 점거가 확장되어야 한다. 이는 새로운 기반 위에서 이 사회의 관리를 접수하는 것으로 나아가는 보다 진일보한 단계가 될 것이다. 오늘(11월17일) 그리고 앞으로의 행동주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간에 지금은 뉴욕과 미국 전역의 점령 운동의 강점과 한계를 평가해 볼 때이다.


이 운동이 지난 40년 동안 미국의 거리에서 벌어진 투쟁 중에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들불이 몇 주 만에 1000여 개의 도시로 퍼져나갔다는 것이 그를 증명해준다. 가끔 저항으로 터져 나오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참한 현실을 수동적으로 받아 들여왔다. 그러나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는 “요구들”이 40년간의 사회적 경제적 비참함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대중들의 현실로 만들었다. 정치인들, TV 유명인사들, 다양한 전문가들은 이제 갑자기 시대에 뒤떨어지게 된 자신들의 세상에 들어오기를 거부한 운동에 직면하여 회피할 겨를도 없이 붙잡히고 말았다.


이 운동의 주장에는 너무나 많은 것이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이 운동은 특정한 요구나 이데올로기, 지도자들에 한정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 함정에 빠지기에는 지난 수년 동안 벌어진 매일 매일의 사회현실이 이 운동을 위해 사람들을 너무나 잘 교육시켜 왔던 것이다. 이 운동의 기저에는 이 운동이 대표하고 있는 현실이 있다. 그 현실이란 바로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을 쓰레기더미 위로 내몰고 있는 이 사회에 대한 거부다. 운동을 요구사항의 긴 목록으로 한정짓는 것은 운동에 참가한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생각에 못미치는 것이 될 것이다. 이 운동참가자들은 모든 것이 변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으며 예전 상황이 그대로 유지되어서는 안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이 운동을 교섭테이블로 몰고 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거대한 세력들(민주당과 노동조합 관료들)은 그들이 올해 봄 위스콘신에서 성공적으로 해낸 것처럼 이 운동을 통제하고 진정시키고, 억압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곤란에 빠져 있다.
 


1000개 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점령 운동을 일반화시키기는 쉽지 않다. 언론 매체들은 이 운동의 핵심참가자들을 젊고 백인이며 실업상태에 있는 “중간계급”으로 묘사하려고 애써왔다. 가장 마지막의 꼬리표는 노동계급을 중간계급으로 파악한, 실수로 잘못 붙여진 것이었으며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초기의 상태가 어떠했든지 간에 다른 도시들(가장 대표적으로 11월2일의 오클랜드 항구의 대중 행진)에서 상당한 수의 나이든 사람들뿐만 아니라 흑인과 라틴계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최초의 핵심부위를 넘어서 이 운동을 확장시켜오고 있다.


이 글의 목적은 수천 개의 슬로건들을 곱씹어보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슬로건들이 제기되는 것은 시위에 처음 참가해본 광범위한 사람들이 만든 초기 운동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1%”와 같은 개념, “부자들이 제몫을 부담하게 하자”, “은행이 부담하게 하자”, “연방준비은행을 없애자”와 같은 생각들이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과 나란히 제기되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은행”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이 널리 퍼진 비참한 현실이 자본주의 체제(임금 노동)의 세계 위기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로 이 운동은 이 위기를 임금 노동 제도를 넘어서는 세계, 소위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비록 이 용어들이 너무 많은 경우에 오‧남용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를 건설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을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한 점에 주목하는 데까지 나아가기 위해서는 계급에 대해 공공연히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의 노동계급 다수가 이 운동에 동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이 운동에 결합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들이 매일의 생존에 매여 있고 일해야 하기 때문이긴 하지만.


점령 운동은 거리 투쟁의 현장에서 한두 블록 정도 떨어져서 평소처럼 일하러 가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닿기 위해서 거리 위에 있는 수천 명의 사람들의 창조적인 투쟁성을 기반으로 건설되어야 한다. (오클랜드, 포틀랜드, 시애틀, 뉴욕과 다른 여러 곳에서 나타난 것처럼)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퇴거조치와 압류에 반대하는 행동들이 투쟁을 확대시켜 왔다. 회의와 꼭 필요한 주거 공간 및 워크샵과 토론회를 위해 건물들을 점거하는 것이 중요한 다음 단계가 될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이 운동을 조업 정지와 작업장 점거로 확대시키는 것으로 나아가게 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사유재산과 “누가 지배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이전보다 날카롭게 제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운송노조(TWU) 로컬100 지부의 임박한 단체협약갱신은 여기 뉴욕에서 분명한 하나의 계기점이 되고 있다. 또 하나의 계기는 대체인력 투입을 이용한 해고를 둘러싸고 계속되고 있는 서해안 항만노조(ILWU)의 로컬21지부와 워싱턴주(州) 롱뷰의 EGT(곡물 수출 터미널) 기업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갈등이다. 오클랜드에서 폐쇄가 예정된 다섯 개 공립학교의 학부모와 학생들은 함께 점거를 벌이기로 했는데 이는 또 다른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한 노력 속에서 우리는 이 운동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미 때때로 투쟁에 결합하고 있는) 일반 노동자들과 노동조합 관료들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조관료들은 이빨 빠진 “지지” 결의안을 연이어 통과시켰을 뿐이었다. 그들은 최소한의 이름뿐인 투쟁조차 조직하지 않았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 중 가장 악명 높은 오클랜드 시장 진콴은 그의 목적을 위해 이 운동을 이용하려고 했으나 그 후 전경을 투입하여 탄압했다.


그러나 점령 운동은 단지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일 뿐이다. 그것을 넘어 사회의 생산을 우리 스스로가 인수하고 완전히 새로운 기반 위에서 사회를 운영하는 문제가 놓여있다.


가까운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지든 간에 40년간 축적된 비참함 위에 세워진 침묵의 벽에 균열이 생겼다. 세계 자본주의가 통제에서 벗어나 돌아가면서 매일 매일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 소식이 날아들고 있다. 자본가들의 “정상적인 상태”가 체제 유지를 위해 억압하고 있는 사람들의 수동성에 기대고 있다는 것이 이보다 더 명확한 때는 없었다. 튀니지와 이집트로부터, 그리스와 스페인을 거쳐, 뉴욕과 오클랜드, 시애틀, 포틀랜드까지, 수동적인 태도는 끝이 났다. 오늘날 우리의 임무는 되돌릴 수 없는 지점까지 나아가는데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던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는 “세상을 바꿀 기회가 왔다. 그 기회를 붙잡자!” 라는 외침이 울려 퍼질 것이다.
 

번역 | 정지원(jeewon@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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