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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누아르

아누아르 동지는 맨날 괜찮다고 한다.

 

혼자 밤늦게까지 사무실에 있다가

혼자 이불도 없는 조그만 방에서 자고

혼자 맛없는 밥 먹고

또 혼자 사무실에 나오고

 

그렇게 힘들 때도 자기는 괜찮다고 그랬다.

 

제발 조심 좀 하라고

혼자 다니면 위험하다고

출입국 직원들이 노리고 있다고

 

막 신경질 내면서 얘기해도 자기는 괜찮다고 그랬다.

 

도무지 악의라고는 티끌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그 천진한 웃음

그리고

나는 괜찮아.

 

오늘도 그랬다.

외국인 보호소가 괜찮으면 얼마나 괜찮을까?

여기는 괜찮아요.

인생에 꼭 필요한 곳이에요.

배우는 거 많아요.

 

나 정말 미친다...

이 사람 땜.

 

보호소 측 특별대우가 같이 있는 다른 이주노동자들한테 넘 미안한 사람

자기가 연행되서 바깥에 동지들 고생시켜 넘 미안한 사람

보호소에 있는게 미안해 비두,사말한테  전화도 못하는 사람

 

추방된 사말 얘기하면서 이주지부 총회 자리에서 울었던 우리 지부장, 위원장

이세상 어디서도 묵묵히 맡은 일 하고 있을 아누아르

 

오늘은 나 보다 두배는 큰 아누아르 동지

그 여린 마음, 착한 심성

꼭 안아주고 싶었다.

우리 앞에 놓인 플라스틱 유리벽

확 깨부숴 버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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