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생존법

누구도 의도적으로 나를 배제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단지 그들은 그들의 언어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있으며 단지 그들은 그들 방식의 만남을 갖고 있는 것이고 옆에 있는 다른 존재에 대해 신경쓰지 않을 뿐이다. 누군가는 그들도 다른 언어와 문화를 낯설어하는 수줍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 하지만, 수줍은 다수의 그들은 그저 수줍다 말하면 그만이고 나의 수줍음은 접근하기 어려운 무뚝뚝함이 되어 집단에 의한 배제로 되돌아 올 수도 있다. 이곳에서 1년을 보낸 한 한국인 친구는, 영국인 꼬마 아이가 던진 쓰레기에 맞아보기도 한 그 친구는, 아쉬울 것 없는 그들의 수줍음에 밝고 환한 얼굴로 접근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공격하는 이들에게 대처하는 눈흘김을 이야기한다. 그녀는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있는데 난 그 단단함이 때론 애처롭게 때론 두렵게 느껴진다. 브라질을 사랑하는, 인류학을 공부하는 한 영국인 친구는 내가 불평하는 집단적인 그들에 대해 나와 함께 불평하며 제국주의 국가의 배경을 지닌 자신에 대해 참 슬픈 얼굴로 이야기하곤 하지만, 난 그녀가 한 번도 나와 같은 느낌을 가졌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태껏 내가 주장했던 소수자임이 행복하다는 건 브라질을 사랑하는 영국인 친구의 슬픈 표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영국에서의 나는 Far east에서 온 여자라는 이유로는 행복하지 않고,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있는 한 친구의 생존법을 경청하고 있으니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