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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언제나 한 발자욱 비켜서 있었다.
아주 오래전,
학교 정문으로 밀려나오는 집회 대오를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거슬러 올라가며,
저기 저 속에 있는 사람들과 나의 차이는 무엇일까
물어보곤 했었다.
이주 투쟁을 하면서도
한 바탕 큰 싸움을 하고 동지들을 나라에 떠나 보내고 나면
내 발은 왠지 한 걸음 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지워 버릴 수 없었다.
지난 봄,
시시각각 전해지는 대추리 소식만을 기다리며
밤새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맞이한 참 푸르스름했던 아침에도 그랬고,
시커먼 물체들에 애워싸이고 짓밟힐 사람들의 공포가 막연히 느껴지는 지금도
떨어져 있는 내 발이 참 무겁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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