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10 17:16

프라이버시

어제 시설조사하러 가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캠코더 촬영을 맡았는데, 시설의 내외부 모습이나 면담하고 있는 모습을 찍었거든요. 자료와 증거확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하지만, 프라이버시 침해겠지요. 보도할 생각으로 찍은 것은 아니지만, 사생활을 침해당했다는 생각이 들테니까요. 생활하고 있는 공간을 촬영하는 것은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기도 하구요. 예전에 진보넷의 어떤 술자리에서, 취재할때 취재원의 프라이버시를 완전하게 보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사실 취재원의 프라이버시를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는 취재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프라이버시권이라는 것은 어느정도 상대적인 것이라서, 다른 인권이 그러한 것처럼,,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법률로 제한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부득이한 조사라든가, 취재라든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 명쾌한 기준이 있다기보다는 사실 사안에 따라 다른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상대적이다, 라는 생각이 상당히 위험한 것은 알고 있지만, 명쾌한 기준이 생각나지 않네요. 그리고 진정서류를 꾸밀때도 진정하시는 분께 서명을 하시라고 했더니 지장을 찍으시겠다고 하시더군요. 제가 우물우물(ㅠ_ㅠ)하며 지장을 찍는 것보다는 서명하시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했는데 글씨를 잘 못 쓰신답니다. 그 분은 저에게 이런 고민거리를 안겨주신 것을 모르시겠지만; 얼마전에 신문에 보니 청송감호소에 계신 분들이 모두 장기기증서약서를 작성했는데, 서명이 아닌 날인을 해서 그 엄숙함이 더해졌다고; 합니다. 에휴, 참. 고민이어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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