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마라톤 입문기1-춘천 호반 마라톤^^ 소감

춘천 호반 마라톤 소감 (조선일보 마라톤 아님)

(이 글은 2003년 9월 처음 마라톤을 완주하고나서의 소감이다.)

오늘 42.195km를 다 뛰었다.. 정말 힘든일 이었다. 육체적 한계를 정신적으로 극복이 가능한가? 정답은 불가능하다이다. 그나마 이렇게 뛰었던 것도 추석즈음에 연습을 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인간의 한계를 시험해보았다.. 이제 더 이상 시험하지 말고 준비를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는 흐려서 오히려 좋았다. 전날 한노정연 총회가 있어서... 아침에 서울 달수오빠네 집에서 5시간정도 잠을 자고 새벽에 눈비비며 나왔기 때문에, 몸이 풀리지 않았다. 이것이 아마 오늘 힘들게 한 한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아침에 거의 10분전에 빙상경기장에 도착, 풀코스의 출발대에 합류했다. 그래도 예전처럼 달리면서 호흡이 가빠오는 현상은 없었다. 의대 본2 학생, 몇몇 교수님들, 본4 문형일등도 보았다. 하프코스의 반환점까지는 힘이 부치는 줄 모르고 뛰었다.. 그런데 하프팀들이 다 반환점을 경유하여 돌아가고 난 뒤에는 혼자와의 싸움이 지속되었다. 한참을 가는데 울고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정말 여러번 울고 싶었다.. 이것을 그만두어야 하나 아니면 계속해야하나?? 그래도 내가 뛴다는 것을 몇사람이 알게 되었는데... 끝까지 해야지... 하는 생각과 함께......


25km정도까지는 별 힘듬없이 뛰었다. 물론 중간에 조금 걷기도 했다.. 27.5km를 뛰는데 5-6정도의 어린아이들이 마른 오징어 작게 자른 것을 한개씩 들고 한사람씩 뛰어가는 나에게 와서 건네주면서 “누나 이것 먹어요...” 한다. 너무 감격스러웠다.. 그리고 또한 ‘아니 나를 누나로 보다니...’ 열심히 뛰마...


35km부터는 거의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했다. 약간 뛰다가 37.5km정도부터는 거의 걷기시작한 것 같다. 약 30km가 나의 최대의 능력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가는 도중에 59세의 한 경찰관, 54세의 한 아져씨와 그 아들을 만났다. 이들은 모두 끝까지 가자고 의기투합했고, 이렇게 4명이 하염없이 걷기 시작했다.. 뛰는게 아니라.... 어찌나 민망한지...뒤에서 후송차가 따라오는데, 우리는 그냥 보냈다.. 끝까지 갈 것이라고...정말 힘이 들었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왠일인지... 대퇴부는 왜 움직이려하지 않는지... 대퇴관절부위는 왜 끊어질 듯이 아픈지... 결국은 다리가 문제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다리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되었다..


마지막에 도착하자, 그래도 끝까지 뛰었다고 하면서 메달을 주었다... 정말 고마웠다.... 춘천시에서 주는 메달이니 그 무엇보다도 값질 것이라고 누군가가 이야기했다. 다음에는 이렇게 헤매지는 말아야지...이렇게 헤맴은 한번으로 족하다.. 이제 조금 민구스럽게 마라톤대열에 합류했다. 좀 더 체계적으로 근육강화를 하고 연습을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같이 뛰었던 그 아저씨가 제안한 “꼴지 동호회”에서 이제 다시 시작을 할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