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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는 비
하늘이 조금 열리면
그 틈으로 몇 가닥 실을 타고
빗방울 매달려 내려온다
피곤한 기색이 가득한 사람들
분주히 오가지만
우산 펴지 못한 채 뛰어가는 그의 등뒤
거미줄처럼 엮여있는 그늘
툭!툭!
바닥까지 내려와 산산히 깨진 물방울
서로 몸을 섞기 반복하더니
아스팔트 한켠에 패인 딱딱한 생채기
오롯이 모여 작은 샘이 된다
해가 뜨면 사라질
짧은 만남은
또 어떤 이에게 옮겨갈까
때마침
횡단보도 앞 발걸음 멈춘 그녀
바지 끝으로 스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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