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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된 선택

추석 마지막인 수요일,

동생과 나와 엄마 세모녀가 모처럼 다정하니

데이트를 나갔다.

 

가볍게 영화를 보고 밥한끼 먹는게

일정의 전부였지만 오랜만의 엄마와의 만남이라

꽤나 기대하고 나갔다가 웬걸!!

 

cgv에 가서 영화표를 끊으려 봤더니

도저히 제대로 고를 조건이 되지 않더라

 

애초부터 엄마랑 함께 즐기는 시간이라는데

의미를 두어서 이것저것 따지고 들 생각은

없었지만 상영시간표를 보고 있자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보고싶었던 영화는 아예 걸리지도 않았고

8개나 되는 상영관은 고작 5개의 영화,

(그나마 하나는 8시 타임 하나 -ㅅ-

다른 하나는 하루에 4번 상영)

 

영화관은 온통 상사부일체와 권순분 어쩌고 하는

영화가 차지하고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시간이 맞는 상사부일체(오 마이 갓!!!) 표를 끊고 들어가

솟구치는 궁시렁을 참아대며 견뎌야 했던 시간은

정말이지 순전히 기업화된 영화관의 횡포덕이었다

(영화는......정.말.로 고행의 연속이었다.)

 

자본이 규정지어준 주어진 범위에서만

선택이 가능한 것을 과연 선택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이런식으로 한 영화는 흥행을 터트릴테고

다른 수많은 영화는 소리없이 사라져갈테지

그리고 나의 선택 범위는 점점 줄어들테고

종내는 내가 영화를 선택하는 건지

영화가 나를 선택하는 건지 알 수도 없을 것이고......

 

되풀이되는 구조의 악순환이

뫼비우스의 띠같다

 

여튼 2시간 동안 뛰쳐나가고 싶은 욕구를 참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점점 티켓값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엄마돈이긴 했지만 -ㅅ-;; 

 

크흑~ cgv 두 번 다시 가나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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