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의실체-호남과 친노의관계

● 한국 정치의 비밀: 호남과 친노의 관계 [4]

고도의 저격수 (dodo****)

주소복사 조회 38 15.07.21 00:34 신고신고
한국 정치의 비밀: 호남과 친노의 관계
공개토론회 “호남과 친노관계, 이대로 좋은가” (지역평등시민연대 제공)

1. 친노가 호남정치의 퇴보와 몰락 불러 

정치 활동의 핵심은 우리편의 숫자를 늘리고 상대의 숫자는 줄이는 것입니다. 정치인과 정치세력이 정치적 가치관이나 지지 기반이 다른 세력과 손을 잡는 것도 이러한 노력입니다. 대통령선거나 총선 등 중요한 정치 일정이 다가오면 이런 활동이 더욱 활발해집니다. 정책연대나 후보 단일화 등 흔히 정치공학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다 여기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호남은 이러한 정치공학에 대한 이해가 높고 호의적입니다. 호남의 유권자들이 친노세력에 대해서 매우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이 그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호남 혼자만의 힘으로는 권력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민주 진보 개혁 등 호남 정치가 추구해온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집단과 손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러한 선택은 광주 전남 유권자들의 매우 성숙된 정치적 판단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 선택은 우리나라의 정치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적어도 2002년 노무현의 당선까지는 긍정적인 결과라고 평가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는 없습니다. 과거에 긍정적이었던 정치적 선택도 장기적인 역사적 맥락 속에서는 전혀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변화를 수용할 필요가 생깁니다. 그래야 그 정치세력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정치세력에게는 퇴보와 몰락이라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호남 정치세력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 이것입니다. 친노세력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못한 것이 호남 정치가 위기에 처한 근본 원인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친노세력의 본질이 무엇이기에 그들과의 제휴 그리고 무조건적인 지지가 호남정치의 퇴보와 몰락을 낳은 것일까요? 

친노세력은 호남을 모욕하고, 호남이 우리 역사에서 했던 역할을 부정하고, 호남의 정치적 자산을 도둑질하지 않으면 결코 존재할 수 없는 세력입니다. 오늘 말씀드릴 내용이 바로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 그리고 앞으로 호남이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2. 대한민국에는 제3의 정치공간이 없다 

대한민국에는 두 개의 정치적 기반과 상징자산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근대화/경제개발/반공/박정희/영남으로 대표되는 정치적 기반으로 새누리당이 여기에 근거한 정당입니다. 다른 하나는 민주화/경제개혁/남북대화/김대중/호남으로 대표되는 정치적 기반으로 새정치연합(민주당)이 여기에 근거한 정당입니다. 

이 두 가지 말고 다른 정치적 기반과 자산이 없다는 것은 새누리당과 새정련 등 양대정당 말고 제3의 정치세력이 자리잡을 ‘빈 땅’이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주영 박찬종 이인제 문국현 등이 바람을 일으켰지만 그때뿐이었고 지속성을 갖지 못했습니다. 진보정당은 지속성을 가졌지만 그 정치기반은 민주당과 겹칩니다.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이 점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사실 진보정당 세력이 추구했던 것은 민주당 등 보수개혁 세력의 대체였습니다. 새누리당으로 대표되는 수구세력이 아니라 나름 개혁 성향을 내세워 기층민중의 지지를 훔쳐가는(?) 민주당을 타격해서 그 자리를 자신들이 대신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때 진보정당 지지율도 높아졌고 반대의 경우에도 민주당의 선거결과와 뚜렷한 동조화(synchronized)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유권자 대중의 눈에는 민주당과 진보정당이 뚜렷이 구별되지 않는 개혁1, 개혁2 정도의 차이였을 것입니다. 

양대정당 외에 독자적인 정치 기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선거의 여왕’이라는 박근혜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박근혜는 2002년 이회창의 제왕적 지배를 비판하며 한나라당을 탈당했지만 1년도 버티지 못하고 슬그머니 복당했습니다. 이명박정권 당시 공천에서 학살당한 친박계가 친박연대를 만들어나갈 때에도 박근혜가 동반 탈당하지 못하고 간접 지원에 그쳤던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선거의 여왕조차 양대정당의 자장에서 자유로운 제3의 지대, 빈 땅을 만들 수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양당제를 벗어나 다당제를 추구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3. 호남 모욕이 친노의 유일한 생존전략 

친노세력의 고민이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새누리당이나 새정치연합과 별개로 자신들만의 정치적 거점을 만들 수 있다면 굳이 호남과 불편한 동거를 이어갈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친노세력도 나름대로 독자 세력화를 시도했습니다. 유시민을 비롯한 국참계의 도전과 좌절이 대표적입니다. 그 시도는 실패했고 친노세력은 민주당에 들어와 호남의 정치기반을 접수하는 전략으로 전환했습니다. 문성근의 백만민란, 혁신과통합 등이 바로 이러한 구상에서 나온 정치 이벤트입니다. 

정치적 연대나 제휴는 당사자들의 정치관이나 지지 기반이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호남과 친노의 관계도 이런 것이어야 했습니다. 즉,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정치적 목표의 교집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의의 협력과 경쟁이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하지만 친노세력은 통합 이후 이른바 노이사(친노+이화여대+486) 공천을 통해 호남 출신 정치인을 배제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런 행태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새정치연합에서 친노패권이 문제가 되고 호남의 지지가 흔들리는 근본 원인이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친노세력이 호남 출신 정치인들을 배제하는 수단이 호남과 호남의 정치적 선택에 대한 비하와 모욕이라는 것입니다. 이른바 토호론이 그것입니다. 이 주장의 타격 대상은 김대중과 동교동계 그리고 오랜 세월 이들을 지지해온 호남의 선택입니다. 김대중과 동교동계 기타 호남 정치인들은 부패하고 무능하고 타락한 세력이라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참신하고 깨끗하고 유능한 친노세력이 그들을 대신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김대중과 동교동계의 정치가 지금 기준으로 봤을 때 투명하고 깨끗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평가는 그들이 활동했던 시대의 정치 사회적인 조건과 제약을 감안해야 합니다. 유신정권 시대에는 단순히 김대중을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패가망신했던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전 의원의 현재 상태를 보십시오. 대통령 후보까지 지냈던 야당 지도자의 아들이 고문 때문에 장애인이 되는 야만의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대에 온몸을 던져 민주화를 위해 싸워왔던 사람들에게 투명하지 못하다, 부패한 토호세력이라고 비난하는 게 옳은 태도입니까? 친노는 이런 수법을 통해서 야당의 리더십을 탈취했습니다. 

한화갑 한광옥 김경재 등 동교동계 정치인들이 박근혜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지만, 냉정하게 따져봅시다. 길 가다가 지갑 주웠던 탄돌이들 포함해 친노정치인을 전부 모아도 민주화와 평화적 정권교체에 기여한 몫에서 저 동교동계 정치인 한 사람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노무현 본인이라 해도 저 동교동계 정치인들 앞에서는 공손히 예의를 갖추는 게 맞습니다. 저 동교동계 정치인들이 온갖 어려움 무릅쓰고 박정희 전두환정권과 치열하게 싸울 때 노무현은 돈 잘 버는 세무변호사였습니다. 

4. 집문서 넘기고 짜장면 얻어먹기 

저는 칭노(稱盧)라는 용어를 무척 싫어합니다. 이 용어에는 ‘친노세력의 잘못에 노무현의 책임은 없고 노무현의 정신을 악용하는 무리의 잘못이 있을 뿐’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노무현은 집권하자마자 대북송금특검을 했고 민주당을 분당했으며 대연정 제안을 했습니다. 모두가 김대중과 호남의 정치적 정당성에 타격을 주는 행위였습니다. 호남이 나 좋아서 찍었나 이회창이 싫어서 찍었지, 호남이 과거 정권의 자원 배분에서 차별받았다는 증거가 있느냐, 호남 정치인들이랑 같이 정치 못하겠다는 등 직접 호남을 모욕하는 발언도 많았습니다. 2007년 대선에서는 고건 정동영 등 호남 정치인들을 골라 저격했고 이명박과 타협해서 정권교체 이후의 안전을 도모했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저는 노무현이 정동영보다 이명박에게 정권 넘기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했다고 봅니다. 

그래도 노무현이 인사나 예산 등에서 호남을 배려했고, 최소한 이명박 박근혜 정권보다는 호남에 우호적이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인사나 예산 상 배려의 대가로 호남이 무엇을 희생했느냐 하는 점입니다. 

노무현은 임기 내내 그리고 임기가 끝난 뒤에도 김대중과 동교동, 호남 정치를 비하하고 모욕하고 모함했습니다. 호남이 노무현 때문에 얻은 것과 잃은 것을 비교해보면 저는 호남이 조상 대대로 전해왔던 집문서 땅문서 심지어 조상들의 묘가 있는 선산까지 공짜로 넘기고 그 댓가로 짜장면 몇 그릇 얻어먹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짜장면 몇 그릇 얻어먹은 사람들이 호남이 노무현 때문에 잃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그래도 짜장면이라도 사주는 노무현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 호남 정치의 현실입니다. 정치는 결국 명분 싸움이고 정의의 문제를 다루는 기술입니다. 노무현이 훼손한 호남정치의 정당성을 그깟 몇개의 장차관 자리나 예산 몇 푼이 보상해줄 수 있습니까? 어림도 없는 소리입니다. 물론 장차관 감투 쓴 당사자들이나 눈먼 예산 따먹은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얻은 이익이 호남의 피해보다 훨씬 소중할 것입니다. 

5. 친노는 김영삼의 정치적 후손 

우리는 노무현과 친노가 새누리당에 비해 호남에게 더 호의적인지도 냉철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새누리당은 호남에게 받은 것이 없기 때문에 어찌보면 호남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친노세력은 호남의 지지가 없으면 정치적으로 아예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친노세력은 호남의 표를 가져갈뿐 호남의 이익을 위해서는 행동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회만 되면 호남을 모욕하는 데 앞장섭니다. 과연 누가 더 파렴치한 행동을 하고 있습니까? 새누리당이 호남을 물리적으로 구타하는 집단이라면 친노는 호남의 암덩어리로 작용하는 무리라고 해야 합니다. 

노무현은 김영삼을 통해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김영삼의 정치적 자식인 것입니다. 삼당합당 때 김영삼을 따라가지 않았다고 해서 그의 정체성이 바뀌었을까요? 하나 묻겠습니다. 대연정 제안이 추구했던 정치적 구도와 삼당합당의 목표가 과연 다릅니까? 둘 다 호남고립 구도, TK와 PK의 연대를 통한 영남패권의 안정화를 목표로 한 것 아닌가요? 

사실 이것은 제 판단이 아니라 노무현의 후계자인 문재인의 입을 통해 드러난 사실입니다. 참여정부 당시 문재인이 ‘우리는 부산정권’이라고 밝히기도 했고 지난 대선 때는 부산에서 “세번째 부산 대통령을 만들어달라”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이 발언에서 ‘부산 대통령’에 주목하는데, 저는 ‘세번째’라는 말에 더 큰 함의가 있다고 봅니다. 첫번째가 김영삼 두번째가 노무현 세번째가 자기라는 것 아닙니까? 즉, 친노의 정치적 뿌리가 김영삼이라는 것을 스스로 고백한 것입니다. 

6. 친노 없다? 패권 개념의 오해 

친노패권에 대해서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있습니다. 도대체 친노가 어디 있느냐는 의문이 그것입니다. 새정치연합 안에도 친노직계로 분류되는 정치인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합니다. 숫자가 적은데 어떻게 패권이 될 수 있느냐는 거죠. 하지만 이것은 패권(hegemony) 개념에 대한 오해입니다. 

패권 즉, 헤게모니는 다른 집단의 행동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힘입니다. 미국이 전세계 국가들을 직접 지배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행동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전형적인 패권입니다. 친노패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접 친노집단으로 분류할 수 있는 정치인은 많지 않지만 이들은 야권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친노세력은 한경오 등 진보언론, 원탁회의로 대표되는 운동권 원로그룹, 문화운동계, 진보 성향의 교수 등 지식인 그룹, 친노 성향의 네티즌(깨시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습니다. 호남정치 복원 얘기가 나오자마자 진중권, 조국, 이정우, 김갑수 등이 일제히 호남에 대해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는 것을 보십시오. 이들이 하나로 뭉쳐 친노그룹을 지지하게 만드는 힘을 저는 ‘궁물의 추억’이라고 부릅니다. 

동교동계(호남), 산업화세력(김종필 등), 운동권(김근태 등) 삼각축으로 구성된 김대중정권과 달리 노무현정권은 민주당 분당 등으로 기존 지지층을 많이 상실했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급조한 지지층이 위에 열거한 세력들입니다. 노무현정권 당시 지지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눈먼돈을 뿌려댔는지 많은 사람들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야권의 중심에 등장한 것이 PK운동권 출신 친노그룹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화 <변호인>의 진짜 제목은 ‘친노의 탄생’이라고 생각합니다. 

7. 신상필벌과 실사구시의 부재가 진짜 문제 

새정치연합의 문제를 대부분 ‘계파 갈등’이라고 진단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치철학이나 노선, 정책의 차이에 의해 생긴 계파라면 그것은 건전한 내부 경쟁과 정당의 체질 강화로 이어집니다. 지금 새정치연합에 그런 의미의 계파가 있습니까? 새정치연합의 계파는 친노1, 친노2, 친노n 등으로 불러야 합니다. 거기에 극소수 비노(반노가 아닌)가 간신히 목소리를 내고 있을 뿐입니다. 

새정치연합의 진짜 문제는 정당조직에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신상필벌과 실사구시입니다. 신상필벌은 당에 기여한 사람에게 공천이나 기타 중요한 직책을 주는 것입니다. 새정치연합이 흔들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신상필벌의 부재입니다. 고생한 사람이 물먹고, 자격도 없는 사람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옵니다. 그리고 대부분 호남 출신, 동교동계가 그 희생양이 됩니다. 노무현의 김대중 죽이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입니다. 

친노세력이 기필코 모바일투표, 네트워크 정당을 관철하려는 이유도 이것입니다. 당원의 중심을 이루는 호남 출신의 목소리를 죽이고 외부세력 즉 친노에 우호적인 그룹을 동원하여 의사결정을 장악하겠다는 속셈입니다. 그 외부세력은 대부분 김대중과 민주당을 지지한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실사구시는 과학적 세계관의 부재를 말합니다. 이는 정책적 불임으로 이어집니다. 새정치연합의 당원 모임에 가보면 당원들이 ‘기본적인 민주적 의사결정에서도 새누리당에 뒤진다’는 얘기와 함께 ‘당원들이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이 없다’는 얘기가 자주 나옵니다. 새정치연합 정치인들이 입만 열면 튀어나오는 신자유주의 타령이 이것을 잘 보여줍니다. 

신상필벌과 실사구시의 부재. 이 두 가지 문제에 배후에 친노세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나라의 정치개혁은 친노세력의 척결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친노를 정리하지 않으면 야권 진보개혁 진영이 바로서지 못하고, 야권 진보개혁 진영이 건강해지지 않으면 호남이 정상화될 수 없습니다. 호남이 정상화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8. 친노는 영남패권의 2중대 

앞에서 제가 친노가 소수임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르는 배경을 언급했습니다만 실은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빠트렸습니다. 그것은 호남의 진보 지식인, 유권자들의 허위의식과 비겁한 태도입니다. 

제가 지역차별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그런 얘기는 호남이 아닌 다른 지역 사람이 해야 한다’ 또는 ‘그 문제는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커지는 괴물이니 얘기하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말하는 것조차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입을 빌려야 한다는 것, 문제를 덮어두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생각이야말로 노예근성이라는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비겁과 허위의식의 발로입니다. 그리고 그런 얘기의 대부분을 호남의 진보 지식인과 유권자들의 입을 통해서 들었던 것이 제가 이 활동에서 얻은 가장 처절한 경험이었습니다. 

호남은 경제적 낙후, 공공과 민간 분야의 인사차별, 광범위한 혐오 등 세 가지 질곡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의 해결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호남 사람들의 자기 정당성에 대한 확신의 결여입니다. 유시민 등이 호남을 상대로 협박의 기술을 줄기차게 써먹었던 것이 호남 사람들의 이런 약점을 파악했기 때문입니다. “너희들 소수지? 그러니 우리 말 들어. 안 그러면 왕따시킬거야.” 이것이 바로 유시민 등 친노세력이 호남에게 줄기차게 들이대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친노의 호남 폄하에 동조하지 맙시다. 호남 출신이 호남 비판하면 자신의 출신 지역에 얽매이지 않는 쿨한 지식인이 되는 느낌일 겁니다. 하지만 그 모습 보는 친노들 낄낄대며 즐거워합니다. 친노 지식인들이 호남정치와 호남 사람들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묘사하는지는 진중권이나 종편 엔터테이너 주제에 정치평론가 행세를 하는 김갑수의 발언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진중권의 경우 2002년 대선 끝나고 호남에 대해 ‘너희들끼리 가서 전라인민공화국이나 만들어라’는 혐오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는 것만 일단 말씀드립니다. 호남 사람들이 이런 자들에게 동조하는 것은 자기 조상 영정에 침뱉고 똥물 끼얹는 자들을 선지식이라고 융숭하게 대접하는 꼴입니다. 밸도 없습니까? 정신 좀 차립시다. 

호남차별과 혐오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것은 이 문제가 단순한 문화적 현상이나 선입견의 발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권력의 문제가 개입돼 있는 것입니다. 영남패권이 선거에서 백전백승하기 위해 가장 손쉽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호남에 대한 혐오와 왕따를 부추겨 대한민국의 갈등구도를 호남 대 반호남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친노는 이런 점에서 영남패권의 일원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호남의 한풀이나 호남 이기주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호남 소외와 왕따를 무기로 대한민국의 자원 배분 등 의사결정권을 독점한 영남패권이 과연 이 나라를 발전시키는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저의 활동에 대해 묻는 분들에게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합리성 제고가 목표’라고 설명합니다. 호남 역시 자신의 문제 해결이 대한민국의 정상화로 가는 필수 경로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노무현과 친노가 호남에 끼친 해악은 짧은 강연으로 소개하기 어렵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친노를 척결하지 못하는 한 호남은 앞으로도 영원히 정치적 노예 신세를 면할 수 없다는 겁니다.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정치세력의 눈치를 보는 엽기적인 현상이 친노와 호남의 관계를 잘 보여줍니다. 

호남이 선택할 길은 분명합니다. 친노세력에 대한 거부를 분명히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호남과 친노는 결코 같이갈 수 없습니다. 앞으로 치러지는 모든 선거에서 친노 세력의 아성인 새정치연합 소속 후보 또는 친노 성향임을 드러내는 후보는 단 한 사람도 당선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호남 모욕을 지식인의 징표인양 떠벌이는 지식인들에 대한 거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 지역 대학 총학생회가 진중권 따위를 초빙해서 강연을 듣는 서글픈 현상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동식: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 계속해서 밑에  이어서보세요  클릭

뉴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6/02/05 06:33 2016/02/05 06:33
태그 :
트랙백 주소 : https://blog.jinbo.net/tmvlzjfmf/trackback/617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