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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의 모서리

내가 인식하고 이를 발전시켜 나가는 사고의 범위는 매우 단편적으로 분절되어 있다.
일상적으로 잡히는 집회와 거리 선전전, 그리고 대규모 커다란 대중적인 투쟁일정들 이것들은 어쨌튼 나를 구성하는 평범한 일상의 잔해들일 뿐이었다.

그러나 운동을 기획하고 조직하는 문제란 다른 것이다.
비로서 내 머릿속 운동에 대한 사고는 마치 분업에 의해 지적인 생산수단의 총체성을 빼앗겨버린 프롤레타리아의 그것처럼 일면적이고 또 너무 일상적이어서 그 '한걸음의 진전'의 방법을 터득치 못하고 있었다.

평택미군기지 확장 저지투쟁,
너무나 익숙한 문제여서였을까. 조직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무엇인가를 나로부터 기획해가는 뜨거움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회의를 통해 우리가 해나가야할 계획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과정. 나의 그 한계적인 인식의 모서리 끝부분에서 한치 앞에 아무것도 없는 허공때문에 당황스러워한다.

그 끝에서 멈춰버리는 각진 모서리들의 질감이 조금 아프다. 그 경계선 이후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지평의 의식들을 열어제낄 수 있을 것인가의 주저함과 동요, 그러나 새로이 생기는 욕심들.
그러나 그것은 또 적합한 열정일까?


운동은 분명 일정을 공유하고 내 인식이 스쳐지나간 흔적들을 맥락도 없이 늘어놓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지금껏 운동의 무미건조함과 무력감을 관성처럼 답습해오던 어떤 조각에서 한치도 다르지 않은 통념일 뿐이다. 또한 나는 이제 그 통념만으로 나의 활동과 생활을 지속할 수 없음을 판단하고 고개를 젓는다.

 "환상과 기만으로부터 해방되어 하나의 이론적 영역을 획득하는 것." 이라고 했다.
  2006년 하반기 투쟁은 분명히 '기획'이 존재해야 한다.
분절된 사고의 조각들의 그 모서리들이 정치적으로 올바른 투쟁을 기획하기 위한 총체성을 목표로 퍼즐을 맞춰가야한다.

대충대충 얼버무리는 인식의 파편들은 환상과 기만의 휘양찬란함일 뿐.
하나의 분명한 인식의 영역을 획득하고 싶다.
특히  대추리 도두리를 사수하는 우리의 지혜와 힘의 결집들 속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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