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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을 거슬러

어제 오늘 인천 민예총에서 주최하는 월미평화축제가 진행중이다. 
안치환이 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매니저가 2중으로 일정 수락을 하는 바람에 대신 강산에를 섭외해주었단다.
덕분에 오랫만에 강산에 노래를 들었다. 

강산에 최고의 히트곡 <거꾸로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는 한동안 무척 좋아하던 노래였다. 
비오는 날 운전하면서 이 노래를 들으면 마치 연어가 되어서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거슬러 오른다..니... 어쩐지 굳센 반역적 성격이 엿보이는 것 같아 좋았다.

하지만 물고기, 특히 민물고기는 워낙 거슬러 오르는 본능을 갖고 있다. 
당연하지만 물살에 어느 정도는 떠내려가기 마련이고 
거슬러 오르지 않으면 생존환경이 바뀌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반역'적 성정이라는 것도 결국은 생존 본능인 것이고 
그러니 더 필연적인 것처럼 보여서 시적인 맛은 좀 없지만 일변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어쨌든...
이 오래 좋아하던 노래를 듣다가... 
문득...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가... 
강가에서 연어를 노리는 갖은 동물에게 잡아먹히고, 오르다 오르다 기진하여 죽어버리고... 
어느 맑은 가을날 강물 한쪽 귀퉁이에  물 위에 둥둥 떠오른 보리 얼굴을 한 연어가 상상되고 말았다.

태생지에 이르는 연어보다 중간이 죽는 연어가 백 배 정도 많다.
뭐 꼭 회귀에 성공해야만 훌륭한 연어인 것은 아니지만...
거꾸로 강물을 거슬러 오르다 탈락하고... 
그놈 살이 썩어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들어가는 연어들처럼...
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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