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병장 사건과 병영문화의 문제점과 개선책

                        [단독 인터뷰] 17대 국회의원 임종인 변호사가 말하는 임 병장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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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뉴스 박정례 기자 = 지난 달 21일 오후 8시 넘어 총기사건이 있었다. 사망자 5명과 부상자 7명이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 말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동부전선 최전방 초소 가 있는 22사단에서다.

남북한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다른 나라 같지 않은 이런 특수성으로 인해서 국토는 3.8선으로 갈라졌고, 정부는 이곳에 우리 군의 최전방초소를 설치해 놓고 있다. GOP는 이와 같이 남북한이 상시 대치중인 최전방이고 보니 그 어느 곳보다도 철저한 관리와 안전을 요하는 곳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사고 때마다 재발을 위한 약속은 구두선에 그치고 확실한 조치가 이루어지기는커녕 끔찍한 총기사건이 되풀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정부는 환부를 도려내는 심정으로 근원을 제거하기 보다는 임시방편으로 일관하고, 해당 부대나 국방부에서는 일개인의 일탈로 인한 개인사고로 치부하는가 하면 축소은폐하기에만 바쁘다. 지난 21일에 발생한 임 병장 사건은 아직 조사 중이므로 그 원인과 동기가 확실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하지만 제대를 3개월 앞둔 고참병사가 왜, 무엇 때문에 자신은 물론 남의 인생까지 파멸로 이끈 끔찍하고도 극단적인 총기난사 사건을 저지르게 됐는지에 안타까운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세월호 사건에서 보듯이 개인이라 할지라도 국가와 사회가 오랫동안 형성해 놓은 관계망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하나도 없다. ‘절대 권력은 절대 망한다.’는 속설처럼 우리나라는 오랜 군사독재와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적폐가 여전한 실정이다. 관리들의 부정부패와 무능은 물론 복지부동과 부도덕성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자본 우선주의에서 오는 황금만능주의와 인명경시풍조 같은 불량요소까지 겹쳐있다. 이 모든 것이 개인의 자유와 안전을 위협하고 삶을 옥죄고 있다. 하여 개인은 국가의 보호를 받기는커녕 끝내는 허망한 죽음의 희생자로 전락하게 됨을 두 눈 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폐일언하고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임종인 변호사를 만나서 이번 22사단 GOP 내에서 벌어진 사건의 원인과 치유책에 대해서 알아본다. 임종인 변호사는 10여 년 이상 군 법무관으로 재직하며 특전사 중령으로 제대한 사람이다. 뿐만 아니라 제 17대 국회의원으로 재임하던 시기에는 국회국방위원회 소속 의원으로서 2005년 경기도 연천의 28사단에서 벌어진 ‘김일병 총기난사사건’을 조사한 바 있다.

군대문화의 개선을 위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임종인 변호사로부터 군대문화의 잘못된 점은 무엇인지 진단과 처방을 기대해 본다.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고 있는데요?

“군대문화의 적폐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잔뜩 부풀어 오른 풍선은 스치기만 해도 그냥 터지게 되죠. 왕따와 집단 괴롭힘에 시달려온 병사가 그와 같습니다. 극단적인 처지에 내몰린 병사가 하는 행동이란 자살을 하거나 들고 있던 총을 남에게 겨냥하거나 입니다. 사건이 나면 일반적으로 군에서는 개인 탓으로 돌려버리는데 그래야 책임질 일 없이 사건이 종결되거든요. 사건을 축소은폐하려고만 했지 환골탈태 하는 심정으로 개선하려고 들질 않습니다.”

이번에 임 병장 사건이 일어난 22사단은 2년 전 노크귀순사건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그곳은 가장 동해안 쪽에 있는 최전방으로서 월북사고 또한 일어난 곳이다.

임 병장 사건을 여러 각도에서 진단해주십시오.

“제대가 얼마 남지 않은 병사가 전출되는 것은 이례적이고요. 자기들하고 같이 있던 병장이 아니니까 병장을 병장답게 대우해주지 않았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듭니다. 임 병장은 최전방지대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자신의 고충을 잘 다스리질 못했던 거지요. 말과 같이 제대 3개월 남겨놓고 벌어진 일이라서 안타까움이 더합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유효한 문제점이 있을 텐데요

“그때만 해도 사병 월급이 1만원이었습니다. 참여정부 때 비로소 8만원으로 올랐지요. 제 주장은 병사들에게 지급하는 월급이 30만원은 돼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근무 연한도 18개월이 과학적으로도 딱 좋다고 생각해요. 신병으로 6개월을 보내다가 군대생활에 익숙해지는 시기로 6개월을 보내고, 나머지 6개월은 군대생활이 신나고 할 만하다고 생각하면서 제대기를 맞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군대기간을 18개월 설을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다시 21개월로 돌아갔지요.”

월급 30만원에 군대연한 8개월이면 환호할 사람 많겠네요?

“저는 계급도 2단계만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일병과 병장으로 하면 어떻습니까? 평등한 상태로 지내다가 제대할 무렵이면 병장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지장이 없다고 봐요. 휴대폰도 지급하라는 주장도 했습니다. 가정과 학교를 나와 갑자기 유리된 공간에 놓이다 보면 얼마나 고립감이 크겠어요? 막사를 마저 더 현대화 하는 것도 미룰 일이 아니지요. 형제나 아는 사람이 있으면 같은 부대에 소속되게 하고 동네친구들끼리 한 부대에 소속되게 하는 제도는 전에도 발표가 난 것입니다만 더 민주화 되고 더 현대화 돼야 하지요.

군대 일 년 예산의 대부분이 무기 사는 데 쓰이는데, 무기도 중요하지만 사병들의 복지를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막사의 현대화도 마저 진행해야지요. 그래서 30여 명 씩 머리 마주 보며 자는 환경을 개선해야 합니다. 월급은 더 주고, 서로 잘 지낼 수 있도록 병영 환경을 개선해야 합니다. 80년대 만 해도 군대 내 사망자가 연 평균 대대병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날엔 150명 정도로 줄었는데 자살자가 80에서 100명 정도고 사고사가 50명 정도입니다. 

이는 뭘 말해줍니까? 군대내 괴롭힘과 왕따 문화를 개선하고, 억압적이고도 폐쇄적인 병영문화를 민주적이고도 전우애가 넘치는 곳으로 만들면 사고는 노력을 기울인 만큼 줄어들 수 있음을 말합니다. 가고 싶은 군대, 사람냄새 묻어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합니다.

“군 수뇌부부터 당당하고 정직해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군대내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그 원인을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버리는 책임회피만 할 게 아니라 진단을 올바르게 해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제대로 된 처방을 내놓을 때 서로 교감을 이루는 병영문화가 정착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국민의 절반이 다녀오는 곳이 군대다. 군 수뇌부들은 골프장을 짓는다든지 하는 데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하루 속히 사병들의 복지 개선에 힘쓰고 평등하고 조화로운 병영문화를 이루는데 잰걸음으로 힘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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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3 23:31 2014/07/03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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