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6시 반부터 도전한국인본부에서 주관한 한국판 기네스 즉 달인 인증식이 있었다. 장소는 남산 한옥마을에 있는 천우각 앞에 설치된 상설 야외무대에였다. 본부장인 조영관 박사의 거듭되는 콜에 그만 빗길을 무릅쓰고 참석하게 되었다.
무슨 일을 하는데 있어서 조 본부장처럼 열정적이고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 다짐을 한 계기가 됐다. 큰 행사에 가면 식전행사가 벌어지는데 작년 10월에 있었던 '한국 생명의 전화'가 갑자기 생각난다. 걷기에 참석하는 모든 이가 시청 앞에서 집결을 하고 출발도 같은 장소였기 때문이라서 식전행사가 벌어졌다.
그 때 내가 추천한 팀은 '동일여상' 엔저의 치어리더팀이었다. 다행인 점은 다른 팀에 비해서 동일여상 팀이 퀄리티 있는 공연을 보여줘서 공연의 질에 있어서 큰 걱정하지 않고 한시름 놨던 점이다. 입장 곤란하거나 낯부끄러운 점은 없었던 점에 만족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도전한국인본부에서 달인 인증식을 하는데도 식전 축하공연이 있었다. 국기원의 태권도 시범단의 시벙공연과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팀인 비보이들의 비-보잉과 지전거 퍼포먼스가 그것이다. 여기서는 태권도 시범에 대해서 소개한다
20여명의 젊은이들이 나와서 약 25분 동안 태권도 품새를 기본으로 깔고 각종 퍼포먼스를 곁들여서 박진감 넘치는 공연을 펼쳐줬다. 뭣 보다도 제멋대로 입고 나오는 다른 장르에 비해서 태극마크가 선명한 하얀 태권복이 좋았다. 그들이 내지르는 기합소리와 절제미 있는 품새, 여기다 스크럼을 짜서 이룬 3층의 인간 탑을 뛰어올라서 널판지를 격파하는 모습이 어스름한 저녁 녘을 수놓았다. 눈을 가리고 꽃과 사과를 발차기로 부수는 장면도 오차없이 이뤄졌다
이들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자 단하에 놓여 있던 격파 시범으로 이어졌다. 시범단을 이끌고 나온 최고참 선수인 정재훈씨가 주인공이다. 이 분은 돌판을 쌓아 놓고 격파하는 것으로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내공이 장난 아니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격파왕 인증을 받은 사람이니 만치 가능하다고 본다.
태권도 시범은, 행사 성격과 장소와 관객에 따라서 즉 시공간의 특징에 따라서 진화발전한다는 점이다. 음악에 맞춰 품새와 동작과 퍼포먼스를 어울리게 구성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시각적인 재미와 긴장감과 박진감 등을 두루 선사하는 공연개념으로 접근하는 시대정신과 노력이 돋보였다. 그렇지 않은가? 수많은 관중을 상대로 펼치는 보여주기의 모든 장르는 엄밀한 의미에서 서로 경쟁이고 공연 자체라고 할 수 잇다. 누가 더 많이 관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느냐에 따라서 성패가 갈리는 시간을 피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오랜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다듬어진 젊은이들의 태권도 품새에 시대 조류를 감안한 시각적인 아이디어를 가미한 노력과 음악까지 곁들인 종합예술적인 면모는 보는 이로 하여금 태권도 시범단에게 박수를 치게 만들었다. 참 최고 참 정재훈 사범의 돌판 격파 후에 이어진 엔딩 장면에 대해서도 한마디 한다.
한국무용에서 부채춤을 출 때의 기법을 태권도 시범의 엔징 장면에서도 보았다는 점이다. 부채춤은 각종 대오를 형성하면서 부채의 축이한 조작을 통하여 볼거리를 제공하는 춤인데 여기서도 원을 만들어 청홍색 천을 이어가며 물결을 이루는 장면을 선보였다. 대미를 장식하는 엔딩장면에서 보다 시각적인 인상을 주는데는 그만이었다.
장마비가 많이도 내린 날이었다. 다행이 빗줄기가 잦아든 저녁 시간, 한여름 밤의 남산 한옥마을에서 보게 된 국기원 소속 태권도 시범단의 시연이 참신한 기억의 한 장면으로 선명하게 각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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