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힘들어 하는 모습이 나를 서럽게 만든다.
그 사람의 한마디가 나를 너무 서럽게 만들었어.
세상이 참 힘이 겹습니다.
파주의 대사가 자꾸만 생각나는요즘.
철거운동을 하는 이선균에게 서우의 물음.
'형부는 이런일을 왜하세요?'
그 때 이선균은
'처음엔 멋있어 보여서시작했고,
그다음에는 내가 갚을게 많은 사람이라는생각이 들어서 계속했고,
지금은 그냥 일이 자꾸생기네.. 나도 잘 모르겠다'
이 대사로 날 울컥하게 만들어버렸어.
많이 많이 많이 공감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그래.
처음은 다들 많이 그래. 그리고 그 처음이 참 오래가는 것 같아.
두번째도 세번째도 그냥 슬퍼
확실히.. 난 운동이 멋있어 보여서 시작하진 않았다는 거.
재밌어 보였던지도 모르고, 발을 들일까말까 고민하던 때에는
요즘 계속 드는 생각 중에 한가지. 알게 되었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
아마도 그 것 때문에 발을 살짝 들여보았었어.
그냥 이것저것 하다가. 죄책감 이라는 게 날 짓누르기 시작했지.
난 왜 가지고 살아왔던 걸까..? 왜 난 너무나 잘 살아왔던 걸까?
난 왜 한이 없이 살았을까...? 이게 다 나에게 업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왔어..
그래도 이기적이게 빠져나가기도 했지만 많이 힘들게 했었어.
그러다보니 요즘은... 그냥 일이 자꾸 생기고있어.
책임감 때문에라도 죄책감 때문에라도 내가 손 안댈 수 없는 일이 눈에 보여.
하고 있던 일들에 집중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하지만 난 분명 아직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이 많은 10대일 뿐일지도 몰라.
놀고 싶기도 하고,
내가 사랑하는 나의 루나틱을 보러가고 싶기도 하고,
맛있는 걸 먹고 싶기도 하고,
맘편히 연애만 하고 싶기도 하고,
내 또래의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상큼하게 술한잔 하면서 담배도 피면서 이야기 나누고 싶기도 해.
하지만 확실히 힘이 겨워.
책임이라는 것들이 나에게 다가와버린 느낌이야
그 책임은 어쩌면 내가 가장 원하지 않는 방식일건데...
누군가들이 보는 나에 대한 책임도 있고,
하기로 했으니까...! 라는 책임도 있고,
안 하면 비겁하잖아... 라는 책임도 있고,
이정도는 해야되겠지? 라는 책임도 있고,
나도 원하지 않고 나를 좋아해주는사람들도 딱히 원하지 않는 저 책임들..
책임이라는 걸 느낀다는 건 그 철없던 내가 철이 들려는 걸까.
그런 철 따위 필요 없는데.
자유로운 내가 되고 싶었던 것 뿐인데.
결론은 어쨌든 활기에는 붙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