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날
문득 별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을 한다는 것이나
삶을 살아나간다는 것이
누군가의 입에서 무겁게 뱉어지는
먼 깨달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슬픔이 껌처럼 달라붙어 떨어질 것 같지 않던 이별도 이별이 아니었던 것처럼
눈 덮힌 벌판을 걸어갈 때 꼭 어떤 이름이 함께 발자국을 내지 않아도
그것은 외롭다거나 그립다거나 지금 함께 있는 이름에게 소홀해 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벌레들이 몸 어딘가에서 살갗을 물어뜯을 때면 너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흙 알갱이들이 흩날리지 않고 장화로 피복된 내 발목을 감싸 안을때면
이름모를 풀과 콩과 열무의 깊은 숨에 용서를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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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듯이 블로그 글들을 읽었어.
내글, 네글.
네게도 있었잖아. 슬픔이 껌처럼 달라붙어있던 시간.
내게 감정을 극복하라 강요하지마.
경험해봤다고 해서, 그게 더 나은것만은 아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