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과 청문회

from 잡기장 2011/09/14 00:53

 

이번 추석연휴는 타임머신같다.

 

사랑과 영혼, 탑건,,, 어느 케이블티비에서는 플란다스의 개(만화)까지 보여줬다.

플란다스의 개에서 나중에 아로아가 수녀가 되다니,.

마지막회에서 네로랑 파트라슈가 성당에서 루벤스의 그림을 보고 죽는 장면이 끝이 아니었다.

어쨌든 다시봐도 네로랑 파트라슈가 죽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해.

혹시나 하고, 기다려봤는데,,

네로랑 파트라슈가 죽어가도 성당의 신부나, 아로아의 아빠가 짠~ 하고 등장하진 않았다.

 

아,, 그리고 티비에서 탑건을 하고 있다.,,

톰크루즈가 나오는 탑건,

대체 이 영화가 언제 영화인건지,, 톰 크루즈의 피부가 어쩜 저렇게 탱글탱글하단 말인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 탑건을 결국엔 다 보질 못했던 게,,, 또 기억나네,,참,

중학교 때였는데, 그때 전국적으로 청문회가 '유행'이었다.

어딜가나 청문회 얘기였는데,

오죽하면 학교에서도 청문회 바람이 불어서,,, 못 마땅한 걸 성토하는 시간이 있기도 했다.

 

우리학교에서는 고입 시험이 끝나고, 할일 없이 학교에서 오전내내 죽치고 있어야하는 중3을 위해

친철히,,, 비디오를 틀어줬다. (생각해보니 지금같으면,,, 학교도 학생들도 그러고 있지 않을 것 같다)

근데 비디오는 온통 '발레'랑 오페라였다.

보통은 애들 떠드는 소리가 오페라 소리보다 컸고, 발레음악은 떠드는 소리에 배경음악정도가 됐다.

 

그러다 어느날,,, 사회선생님이 나름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던 청문회를 화제로 꺼낸 그 시간,

'우리도 말 좀 하자' 시간이 됐다.

 

"아니 우리가 발레할 것도 아닌데,, 하루도 아니고 이틀도 아니고, 저것만 틀어주는 거 너무한 거 아녜요!"

"굳이 시간이 보낼 꺼면, 재밋는 영화도 많은데,,, 선생님은 저거 보세요?"

뭐,,, 이런 식으로.

근데 사회 샘 나름, 끝발있는 샘이셨던지,,,.

 

다음날!!

발레와 오페라만 나오던 티비에서...글쎄.. 영화 탑건이 나오는 게 아닌가!

환호성과 함께 티비로 빠져버리는 중딩들~

 

하지만 것두 잠깐,,, 살짝, 진짜 살짝 베드씬이 나왔는데,,,

온 교실이 비명으로,,, 가득하고,

우리반 비명에 티비를 켠 옆반, 옆반, 그 옆반의 비명이 복도를 메아리 쳤다.

아, 진짜 살짝 살색화면이랑, 침대 이블뽀가 등장했을 뿐인데,, 난리, 생난리,,,

냅다 복도를 달려가는 학생주임,,,

그리고,, 몇 분 후, 티비는 파란 화면이 됐다.

 

우리의 행복은 20분도 안됐고,

그런 일은 졸업할때까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다.

네버,,네버,,,ㅠ

 

깊이 생각해보면 청문회랑 탑건이랑 별 상관이 없지만,

대충 생각해보면 탑건은 청문회의 자유바람을 타고 왔다.

순간으로 끝났지만,  잊혀지지 않는 바람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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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4 00:53 2011/09/14 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