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만 생각한 고민 없는 공약, 그에 열광하는 젊은 노인들

category 감놔라 배놔라 | Posted by 오씨 부부 | 2017/05/08 22:01


 

* 이웃 블로그 寒儒詩院과 동시에 포스팅합니다.

 

먼저 다음 오픈 지식 하나 링크합니다.

 

파킨슨 법칙이란 무엇인가?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아파트 재건축은 이윤이 남으려면 두 배씩은 더 높이 지어야 합니다. 이 말은 한 층에 열 가구가 사는 15층짜리 아파트를 다시 지으려면 예전보다 150가구가 더 들어와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니면 기존의 가구들이 모두 분가를 하거나. 하나둘씩 아파트들이 재건축되는 만큼 계속해서 아파트로 사람들이 이사를 와야 하는데, 문제는 어딘가로부터 와서 살아야 할 사람들의 숫자가 줄고 있고 분가를 시키려고 해도 시킬 돈이 없다는 것입니다. 뻔한 이치인데도 10년 전에는 다들 몰랐거나, 아직 먼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똑같이 지금 벌어지는 걸 생각해 보죠. 대통령 되기 급하니까 공무원 늘이겠다고 마구 약속하는데, 그러려면 정부 조직 내에 조직과 직급을 상당히 많이 늘려야 할 겁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민들은 정부 조직과 예산이 방만하다고 여기며 행정 업무와 민간에 대한 간섭을 보다 간소화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공무원이 안전빵이라며 공무원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이상한 나라. 친구는 대학 가서 사귀어야 하듯이 직업 윤리는 발령 받고 나서 익히면 되는 건가요?

 

누군가의 공약처럼 만약 12,000명의 공무원을 추가 채용한다면, 그만큼 정부 조직이 더 커지게 됩니다. 커지는 나라처럼 정부 조직이 더 커지는 게 당연하지 않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의 공약대로 더 뽑게 되는 12,000명이 모두 과장이나 국장으로 진급은 안 될 겁니다. 그럼 중간에 퇴직을 해야 할 텐데, 중간에 그만 두려면 왜 공무원을 택하겠습니까?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신분 보장과 안정적 근무가 가능하므로 공시족의 나라가 되었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증원한 공무원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어떻게 될까요? 국가가 효율성도 없는 각종 기관들을 만들고 직급을 만들어 고용을 유지하게 됩니다. 국정원 댓글 사건처럼 가끔은 우파 정권하에서 선거에 적당히 이용되기도 할 것이고, 그들 스스로가 보수의 한 축이 되겠지요. 은퇴하면서는 각종 연금 혜택도 받고, 기관 단체에 오래도록 뿌리박은 관피아가 되기도 할 겁니다. 부당한 명령에 저항도 못하고, 직급이 높아졌을 때의 자신을 위해 저항권을 요구할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말입니다. 모두가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공직사회를 보는 국민의 눈에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뜻입니다.

 

오직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투철한 사명 의식, 즉 공공의식 대신에 적성에 맞든 안 맞든 내가 안정적으로 정규직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생존경쟁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런 모습이기도 하지만, 공공을 우선한다거나 이타적이지 않은 것만은 분명합니다. 거기까지는 그대로 괜찮은데, 왜냐하면 살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서울대가 경비 업무를 사람에게 맡기지 않게 된 것처럼,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에 과연 공무원들이라고 마냥 안정적일까라는 생각을 우리는 해봐야 합니다.

 

이미 2004년 당시 정부에서는 학예직 공무원들을 계약직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고 들은 적 있습니다. 물론 얼마나 심도 깊은 논의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연히 술렁거림이 있었고 결국 유야무야 넘어갔던 걸로 기억하는데, 자리를 유지하면 뭐하나요? 그런 일이 논의에서 끝나지 않는 시대가 곧 올 겁니다. 시간이 흐르고 특별한 실수도 없어 호봉과 직급이 올라가고 직위도 얻어야 직장 다니는 재미가 있는데, 경쟁자는 많고 인구 구조는 다이아몬드형이라 공직사회도 개혁해야 한다는 말이 안 나올 수가 없을 겁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스마트한 행정, 간편하고 효율적인 행정에 대한 요구를 미래의 공무원 집단도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에 아마 지금의 공시 패스해서 부러움을 사는 사람들은, 50대에도 6급에 머물면서 여전히 말단의 일을 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심하면 경쟁자인 기계를 망가뜨릴 궁리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가능성마저 있습니다.

 

행정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네들이 별 쓸모 없는 문서들을 만들면서도 그 문서들에 대한 관리 시스템을 따로 만드는 식의 일을 해서 남에게 폐를 끼친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는 점입니다. 가능성이 많은 청년들을 엄청나게 비효율적인 조직에서 인공지능과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에내모는 사회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공시 준비생에게 당장은 가혹한 말일지 모르겠지만, 공무원 수를 줄이고 행정을 더 간소화하고, 혁신하는 가운데 신규 임용자의 수를 줄여나가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공무원 수를 늘인다면 학생들은 더더욱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게 됩니다. 공무원은 줄이되 청년들이 진출할 다양한 통로를 만들고 기업과 기관ㆍ단체ㆍ협회들이, 학교가 청년을 소모하지 않도록 정부가 막아줘야지 정부가 직접 사람을 더 뽑는 멍청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얼핏 황금알을 낳는 것처럼 보였던 아파트가 이제는 국민 전체를 모두 잡아먹고 있습니다. 한국만 그런 것은 아니고 수명이 늘어나자, 늙어서도 지주처럼 편히 돈을 벌며 살고 싶었기에 벌어진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의 아파트는 아무 생각 없는 관료 집단과 탐욕밖에 없는 기업들에 의해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할 능력이 없도록 길러진 국민들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습니다. 공무원 추가 채용 공약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초연금 20만 원만큼이나 포퓰리즘입니다. 지금 공무원 늘이면 안 됩니다. 당장의 희미한 가능성을 주는 말에 혹시나 하고 찍고 다시 후회하길 반복할 것이 분명합니다. 본인들이 잘못 찍은 걸 생각 안 하고 항상 정치인을 욕하지요. 그러니 젊은이들도 기초연금에 속은 어른들을 증오하지 말고, 어른들도 젊은이들이 가엾다고 생각하며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찍기는 쉬워도 탄핵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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