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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암칼럼, 정치적 편향성 도를 넘었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쓴 대구매일신문 김정길 명예주필의 수암칼럼 <세 번 어리석으면 천치다>는 그 동안 보여 온 한나라당에 대한 편향성과 편들기의 완결판이라 할 만 하다.

 

김 명예주필은 “지난 10년의 세월이 실망과 고통의 세월이었다면 우리 탓일 뿐”이라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싸잡아 매도했다. 특히 참여정부의 실정 사례를 든 후 ‘어리석은 선택의 해악을 가장 가까운 사례에서 찾아 제대로 된 투표학습을 해보자는 뜻’이라고 말해 그의 의중이 대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를 겨냥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마지막 문장인 ‘세 번씩 어리석으면 그냥 바보가 아니라 천치도 된다’는 소위 국민의 정부로부터 내려오는 민주개혁세력 쪽에 표를 주면 ‘천치’가 된다는 협박성 발언이다.

 

참여정부의 공과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어 왔으며 그 ‘실정부분’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거론돼 왔다.

김 명예주필이 실정의 사례로 든 가계부채와 국가부채의 증가, 청와대 측근들의 부패, 위원회의 증가, 공무원 수의 증가, 수능등급제의 혼란이 그것이다. 그러나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는 김 명예주필이 사례로 든 <네거티브>만 있는 게 아니며 미래지향적이고 현재진행형인 여러 정책들이 있다. 한 묶음으로 엮어 도식적으로 “잘못된 것밖에 없다”는 식의 독단은 너무나 위험하다. 그 도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조건 그 정치세력을 찍어서는 안 된다고 단정하는 것은 더욱더 위험하다.

 

대구․경북시민에게 ‘민주개혁 세력’은 실패했으니까 찍지 말고 반대되는 다른 정치세력(한나라당)을 찍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지역민의 자유로운 투표결정권을 막는 언어폭력에 다름 아니다. 김 명예주필이 우리나라에서 금하고 있는 언론의 특정후보 지지를 비록 겉으로는 드러내고 있지 않더라도 ‘세 번씩 어리석으면 그냥 바보가 아니고 천치가 된다’는 마지막 어귀를 도출하기까지의 문맥으로 볼 때 특정후보나 특정 정파에 표를 줘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자명하다.

대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 등 민주개혁세력 쪽이 참여정부와 동일시할 수 있느냐도 논란거리지만 문제는 이 칼럼이 각 후보 진영의 정책적 비전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언급이 없고 오직 ‘참여정부’ 등의 <네거티브>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지향적인 정책 분석 없이 단순히 과거만 기준으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투료행위일까.

 

문제는 또 있다. 지역민의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과연 어느 후보가 지방분권, 지역균형발전 등 지방의 가치를 더 존중하고 정책적으로 실천할 수 있느냐 인데 그런 점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매일신문의 보도 등에 따르면 대선후보 중 이명박 후보가 지방분권, 지역균형발전에 가장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민의 입장에서 앞으로의 삶의 질과 관련, 지방 분권․지역균형발전은 최우선 순위에 놓여져야 할 절박한 문제인데도 말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한나라당은 친 대기업 정책을 펴고 있는 정당이다. 이것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는 수암칼럼 ‘세 번 어리석으면 천치다’에 나타난 ‘일방적인 편들기’에 대해 더없이 단순하고 도식적이며 위험한 발상으로 우려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선거 코앞의 ‘줄서기’의 사례로 우리는 이 칼럼을 엄중하게 비판한다. 대경민언협 대선신문모니터단에서는 대선 후 ‘수암칼럼’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분석자료를 내놓을 계획임을 밝힌다.

 

                                                                     07.12.27

 

                                                      대구경북민주언론시민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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