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05 00:06

서울의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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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동집 근처에 있는 까페하품에 상주의 감을 깎아 걸었어요.

돌삐가 보낸 택배는 토요일에 도착했는데 그날은 콩 베고 일요일은 빈마을 운동회 가느라 월요일에서야 갔더니 아차.. 까페주인들이 먼저 깎고 있네요. 그냥 과도로, 땡감 대봉 가릴 것 없이. +_+

뒤늦게 곶감깎이 교육을 했지만 늦은 건 늦은 것. 대봉으로도 한줄 엮었어요. 너무 커서 불안했는데

5일이 지난 오늘까지 낙감하지 않고 무사히 대롱대롱, 꾸득꾸득 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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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이라 바람이 잘 드나드니 곰팡이 걱정없이 잘 마를 것 같아요.

사람들이 감 보고 좋아해요. 좋아하니 저도 좋구요.

볼 때마다 상주가 생각나서 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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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정적으로 이사가 발목잡힌 빈농집에도 세 줄 깎아 걸었어요.

작년엔 제가 깎고 공뇽이랑 짱돌이 달았었는데.

1년 전처럼 이날도 손이 시렸어요.

1년 전과 달리 손만이 아니라 마음도 조금 시렸어요.

이사가 취소되서 감을 달 수 있게 됐지만, 또 감을 달 수 있게 된 게 마냥 좋지만도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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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감은 무죄.

어떤 상황에서든 시간이 흐르고 날이 추워지면 제 몸집의 20%로 몸피를 줄여 곶감이 되겠죠.

그 곶감을 빼 먹을 때 쯤이면 몸도 마음도 좀 편안해졌기를.

뜨뜻하게 데워진 방에서 이불 덮고 달달한 곶감 먹으며 한해를 돌아볼 수 있기를. 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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