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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메신저가 나오는 다큐멘터리 <자전거, 도시> 시사회 + 떼잔차질

자전거 메신저들이 나오는 다큐멘터리,

서울영상집단 공미연 감독 작품 <자전거, 도시>가 완성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서울 크리티컬매스, '발바리(두발과 두바퀴로 달리는 떼거리들)'와 
자전거 메신저들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역사적인 가치가 있지만... ^^;;
그게 아니더라도 자전거와 도시를 함께 생각하게 하는 재밌고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7월 발바리 떼잔차질이 열리는 셋째주 토요일에 자전거도 같이 타고, 다큐도 같이 보고, 오랜만에 같이 얼굴도 보면 좋겠습니다. 

작품을 만들어주신 서울영상집단 공미연, 김청승, 선호빈 님, 정말 고맙습니다.  

 

* 이번 기회가 아니어도, 영화를 같이 보실 사람과 장소가 있다면, 공동체 상영회를 하실 수 있습니다. 
많이 찾아주세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전거, 도시> 시사회 & 떼잔차질 
 
2015.7.18.토
 
7월 18일 토요일 빈가게에서 신작 다큐멘터리 <자전거, 도시> 시사회를 진행합니다. 익숙한 얼굴이 몇몇 보일 수도 있습니다. 자전거 같이 타고, 다큐도 같이 보고, 수다도 좀 떨면 좋겠습니다. 
다큐멘터리 소개: http://www.lookdocu.com/549
 
 
03:00pm 발바리 떼잔차질 @광화문 앞 발바리 공원(시민열린광장) 
07:30pm <자전거, 도시> 상영 @까페해방촌 빈가게 (용산구 용산동 2가 19번지) 
10:00pm 상영회 이후 감독 & 출연자들과 함께하는 자전거 수다 + 심야 라이딩?  
 
 
 
<자전거, 도시>는 한국의 도시 형성과정에서 경험한 
지역 개발의 폭력성, 마을 공동체의 붕괴와 같은
 
'도시'와 '삶'의 문제들을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한국사회가 살아가는 속도의 정치학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고요.
 
영화에서 자전거는 물리적 공간과 정신적 공동체를 연결해 내는 매개가 되고 있습니다. 
자전거는 한국의 도시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끊임없이 위협당하고 배제되지만 
쉬지않고 자기 자리를 찾아가려 합니다. 
뽑히고 부서지고 매몰당하는 것들, 원래 있어야할 것들을 지키기 위한 삶의 원형들 속에 
영화를 이끄는 주인공들의 목소리가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 이야기,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도시 이야기,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이야기,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도시 이야기,
자전거가 전하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서울영상집단 : 02-745-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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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메신저 잠시 쉴게요

2008년 10월 01일 지음 34개월

2009년 04월 27일 나은   9개월

2009년 06월 16일 라봉 13개월

2010년 05월 25일 말랴   7개월

2010년 09월 10일 우마 10개월

   * 단기 메신저들 : 지각생, 발군, 람비, 양군, 파안

   * 불가피한 경우 도와준 도보, 버스, 지하철, 다마스, 오토바이 메신저들 : 살구, 연두, 곤룡, 초롱, 마고, 데반, 석류 등등

 

메신저들이 각자 자신의 일을 시작한 날들과 일한 개월수입니다.

그리고...

 

2011년 07월 31일, 시작 이후 1034일째.

자전거 메신저가 휴식에 들어갑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화번호 070-8226-1968번으로 주문받는 자전거 퀵서비스 일이 중지될 뿐입니다.

 

나은은 서울 도심을 뚫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고,

라봉은 제주에서 자전거를 타고 농사와 물질을 하러 다닙니다.

말랴는 팔당에 자전거 타고 갔다가 아예 터를 잡고 자전거 탑니다.

우마는 생협에 출퇴근하며 자전거에 생협 물건을 싣고 나를 생각입니다.

지음은 또 어디서 어떻게 더 잘 자전거 탈까 궁리하며 잠시 쉬려고 합니다.

그밖에도 지금도 여기 저기서 일하고 있는 자전거 메신저들과...

또 새로 시작하려고 궁리중인 자전거 메신저들...

 

여전히... 그리고 언제까지나... 

메신저는 살아있고, 자전거는 달립니다.

 

머지 않은 미래에 완전히 멈추고야 말 것은

사람과 생명과 평화와 자전거가 아니라...

기름과 살생과 폭력과 자동차입니다.

 

오늘 우리는 실패를 인정해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1034일동안, 1034일만큼 성공해왔습니다.

수십만 킬로미터를 달렸고,

수만 킬로그램의 탄소를 절약했고,

수천 그루의 나무를 심은 셈입니다.

 

우리는 다르게 살았고, 다르게 일했고, 다르게 즐겼고, 다르게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누구와도 다른 방식으로 실패했지요.

그래서 우리는 또 다시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못 다 한 얘기들이 많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고...

이 블로그 역시 앞으로도 이따금씩 이런 저런 얘기들과 자료 수집용으로 남겨놓을 것이니까...

짧게 줄이겠습니다.

 

그동안 이루 다 갚지 못할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습니다.

불편과 지연과 사고를 참아가며,

잊지 않고 자전거 메신저를 찾아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못다 전한 사죄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천천히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리지요.

 

즐겁고 안전한 자전거생활 하세요.

같이 자전거타고 유유히 서울 나들이할 날을 기대합니다.

그 때까지... 안녕히계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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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에 대하여

자전거 메신저 블로그의 FAQ 카테고리 아래 있는 글들은, 

 

지성사, <<자전거,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아홉가지 매력>>에 실려 있는...

 

자전거,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아홉 가지 매력 - 10점
윤준호 외 지음/지성사

 

지음, <나르는 자전거 - 서울을 달리는 자전거 메신저의 꿈>이라는 글의 원본을 나누어 실은 것입니다.

 

원래가... 블로그의 FAQ로 작성하려고 했던 글인데...

마침 원고 청탁이 들어와서 그대로 FAQ 형식으로 작성했던 글이지요.

덕분에 당시 메신저 한 달 수입의 네배 정도(약 100만원)의 원고료를 받아서 연명하는데 도움이 됐지만, 

또 그 덕분에... 블로그에도 한동안 싣지 못했습니다. ㅠㅠ

출판사와 한 참 얘기를 해서... 발간 후 1년 후에는 실어도 좋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어느새 2년이 넘었네요.

 

원고의 초안이라서... 실제 책의 내용과는 조금 다릅니다.

사진이나 도표는 없고... 오타와 비문이 있겠지요.

그래도 분량상, 내용상 삭제된 내용이 없으니... 보기에 따라서는 더 나을 수도 있겠지요.

 

서비스를 위한 친절한 FAQ는 아닙니다.

나름 맥락이 있어서 처음부터 순서대로 보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

 

게다가, 벌써 2년 전 얘기라서...

지금은 많이 달라진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자료를 공유한다는 차원에서...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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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 2030년의 풍경

부록 : 2030년의 풍경.


도로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자전거들로 붐비고 있다. 차선 하나는 다시 돌아온 도심전철과 버스 등의 대중교통에게 주어졌다. 어떤 사람들은 차선 하나 정도는 소수의 자동차 운전자를 위해서 배려하는 센스가 필요하다고 조심스럽게 주장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 거의 활용되지 않는 차선을 남겨둘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반론이 더 우세한 편이다. 자동차를 끌고 시내에 나오는 건 아주 불편하고 다른 사람의 혐오와 연민을 불러일으킬 뿐이라서 점점 사용자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고속 자전거 차선과 저속 자전거 차선을 구분하는 것에 대한 찬반 토론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자전거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의 필요에 따라서 끊임없이 새로 개발되고 있다. 어린이와 노약자도 편히 탈 수 있는 자전거와 장애인용 자전거도 맞춤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자전거가 끄는 트레일러도 발전을 거듭해서 아이 두 명을 태우거나, 커다란 짐차로 전환되는 것은 물론, 유모차나 휠체어와 결합되거나, 발전기나 세탁기와 연결되는 제품들도 나와 있다. 눈 비오는 날에도 정장을 입고 탈 수 있는 자전거도 많이 쓰이고 있다. 자전거 택시도 다양하게 개발되었는데, 손님들도 페달을 밟아서 기사와 함께 힘을 합쳐서 가도록 되어 있는 것이 더 인기가 많다. 2인승 자전거는 물론 3인승 4인승 자전거도 자주 여러 사람들이 같이 이동할 때마다 자주 활용되고 있다. 근래에 개발된 12인승 자전거 버스는 12개의 좌석 중 2개는 페달을 돌릴 수 없는 사람들도 탈 수 있고 휠체어도 간단히 부착해서 끌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퀵서비스는 오토바이 기사들이 하나 둘 씩 자전거로 바꿔 타면서 한 때 완전히 자전거로 대체되었으나, 근래에는 그마저도 많이 줄었다. 사람들이 워낙 자전거를 잘 타고 좋아하게 된 탓에 웬만하면 직접 물건을 들고 이동하기 때문이다. 대신 수백킬로를 실어도 끄떡없는 짐자전거들이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어서 우편과 택배 등 근거리 화물운송의 대부분을 자전거가 전담하고 있다. 원거리 운송의 경우는 필요성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고, 그나마도 기차나 선박을 이용하기 때문에 화물 자동차는 대폭 줄었다.
교통당국은 자전거를 아주 잘 타는 사람들을 뽑아서 자전거 순찰대를 만들었다. 하지만 교통정체는 사라진지 이미 오래라서 특별히 할 일은 많지 않다고 한다. 교통사고도 경미한 자전거끼리의 사고가 대부분이라서 도로가 위험하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다. 사고가 나더라도 자전거 앰뷸런스를 탄 의사들이 금방 달려와서 신속하게 응급치료를 하기 때문에 병원까지 갈 일은 별로 없다.
자전거를 중심으로 한 도시 교통의 재편은 도시 자체의 모습도 바꿔 버렸다. 모든 것이 자전거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 안쪽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다. 사는 곳, 일하는 곳, 공부하는 곳, 노는 곳, 생필품을 마련하는 곳 등은 모두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금방 갈 수 있는 곳이 되었고 점차 그 경계 자체가 희미해졌다. 살면서 여행하고, 일하면서 놀고, 공부하면서 살림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재미로 자전거를 타고 텃밭에 가서 자연을 배우며 채소를 거두어서 저녁 식탁에 올리고 이웃들과 함께 하는 것이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다. 함께 웃고 떠들고 노래하며 먹고 마시는 마을 사람들은 가끔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가 지배하던 거대도시와 그 속에서 기어코 자전거를 타던 메신저들의 이야기를 전설처럼 떠올리곤 한다.


지음
Alton ALS 3.0(약 1500km), KHS Alite 300(약 25000km)을 거쳐 지금은 체코산 트레킹 자전거 FORT TR78(약 15000km)과 2인승 탠덤자전거 FUJI Absolute LE(약 4000km)와 함께 평생 살려고 한다. 서울 남산 아래 게스츠하우스 빈집(http://house.jinbo.net)에서 장기투숙하며, 자전거메신저(http://blog.jinbo.net/messenger)’로 일하고 있다. 자전거도 잘 못타고, 사업은 더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이 정도만 해도 메신저 해먹고 산다는 희망을 주는 것으로 위안하고 있다. 빈집으로 불쑥 찾아오거나 전화로 메신저를 부르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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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앞으로는?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달려 볼 작정이다. 서울을 하루 종일 달리는 자전거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라도 찾아서 해 보고 싶다. 자전거로 퀵서비스를 넘어 택배하기, 웨딩 꽃마차 끌기, 행사진행 마차 끌기, 자전거 행진 안전요원, 자전거 도로 주행 연수하기, 물건 대신 사다 주기, 이런 저런 심부름하기, 출장 자전거 수리. 2인용 자전거로는 택시하기, 관광객 태우고 여행 가이드 하기. 촬영감독 태우고 영화 찍기, 접히는 자전거로 지하철 버스와 연계해서 수도권까지 배달가기. 메신저 사무실을 겸해서, 자전거 공구를 빌려 쓸 수 있는 셀프 정비소, 자전거 정비 청소 워크샵, 자전거 여행 장비 대여, 자전거 여행자 숙소, 자전거 도서관 등등. 이중에서 대부분은 어설프게나마 이미 해 본 것들이기도 하다. 꿈은 크게 가지라고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일단 자전거로 먹고 살 궁리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자전거 타다 보면, 무슨 일이든 벌어지지 않겠는가? 자전거 메신저들이 서로 소통하고 만나다 보면 더 많은 아이디어와 더 많은 능력이 발휘될 것이다. 그렇게 세상은 점점 자전거가 꿈꾸는 세상이 되어 갈 것이다. 자전거면 충분하다. 자전거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자동차가 할 수 있다는 것은 오직 자동차와 석유와 화폐의 능력과 해악을 증명할 뿐이다. 하지만 자전거가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과 정확히 같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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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메신저의 사업적 전망?

자전거 메신저의 사업적 전망?


사실 돈 벌기 위해서 할 일은 아니다. 간단히 오토바이로만 바꾸면 훨씬 수익이 생기는데 아무리 좋은 일이어도 제정신으로 할 일은 아니다. 자전거 메신저로 직접 일하는 것도 그렇지만, 자전거 메신저들을 고용해서 회사를 운영하는 일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일 거라고 본다. 그나마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야 자전거가 좋아서 한다지만, 사업은 어쨌든 사업인 만큼 마냥 자전거가 좋다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시도가 성공적이지 못한 것은 너무나도 명확한 한계 때문이다. 요즘은 오토바이 퀵서비스 회사들도 지나친 경쟁과 낮은 요금, 열악한 근무조건과 도로환경 등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위에서 혼자 일하는 어려움에 대해서 얘기했다시피, 회사 없이 각각의 메신저들이 혼자서 일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한편 주문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주문을 수행할 회사가 아니면 지속적으로 거래하기 어렵다. 주문 물량이 많은 곳일수록 더 그렇다. 그런데 메신저 회사는 수익성이 없다. 만약에 어떤 회사가 수익을 낸다면 그것은 메신저들을 극도로 착취했다는 증거에 다름 아닐 것이다. 난감한 상황이다. 회사가 없어서는 안 되지만, 회사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 이 이율배반을 그냥 외면한다면 메신저들의 선택은 둘 중의 하나다. 개인적인 취미생활에 그치거나, 아니면 오토바이 회사에서 일하거나.
하지만 자전거 메신저들이 모일 수 있다면 방법이 없는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적인 기업이 불가능하다면 자본주의적이지 않은 길로 가면 되지 않겠는가? 그걸 누가 하느냐고? 자전거 메신저들 자신이다. 회사가 아닌 회사 즉 자전거 메신저들의 연합을 이루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재 퀵서비스 회사의 역할을 단순하게 최소화하고 그것을 메신저들이 나눠서 하는 것이다. 메신저가 4~5명 이하까지는 특별한 체계는 필요 없고, 각자가 자기 일을 하면서 홍보와 전화수신, 주문 분배 등의 역할을 나누기만 하면 될 것이다. 규모가 더 커지면 메신저들 중에 한 둘이 돌아가면서 센터에서 업무를 전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좀 더 체계가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기본 원칙을 유지하면서 협동조합이나 일공동체(workers' collective),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 등의 형태를 갖추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런 형태의 직접적인 장점은 무엇보다도 보통 20%정도의 수수료를 떼는 퀵서비스 회사에 비해서 더 많은 비율의 수입이 메신저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점이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장점이 더 있을 수 있다. 최소한의 형태를 갖추기만 한다면, 사회 전반적인 환경은 우호적일 것이다. 도시교통의 차원에서든 생태환경의 차원에서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기업도 시민사회단체도 제각각의 이유로 자전거와 자전거 메신저를 윤리적 경제적으로 지지할 동기는 얼마든지 있지 않을까?
자전거 메신저 자체가 수익만을 목적으로 하는 일이 아니다. 그저 자전거를 하루 종일 타고 싶은 것이든, 운동과 건강을 위한 것이든, 도시와 생태를 생각하는 것이든,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이든 간에 이러한 목적이 없다면 자전거 메신저는 가능하지 않다. 각자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수행하는 공익적 가치로 보나 그 대가로 받는 수입으로 보나 한국에서 자전거 메신저는 환경단체나 사회단체 활동가에 가까워 보인다. 그렇다면 자전거 메신저들의 조직도 수익만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그리고 수익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만큼 특유의 힘이 있을 것이고, 그러다보면 의외의 기회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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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지 않은가?

위험하지 않은가?


물론 위험하다. 그러나 위험하기 때문에 타지 말아야 할 것은 자전거가 아니라 자동차다. 위험을 만든 것이 바로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길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어린아이, 걷는 사람, 자전거가 아니라 다름 아닌 자동차다. 잊어서는 안 된다. 반대가 아니다. 우리는 어느샌가 그냥 사람이 아니라 ‘자동차에 타고 있는 사람’으로서 사고하게 되어 버렸다. 우리는 어느샌가 길은 자동차의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어 버렸다.
자신을 엄습하는 위험의 원인이 자전거가 아니라 자동차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자전거는 사실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 나는 자전거가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타는 것보다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자전거가 집 앞과 골목길에서 뛰어노는 아이들보다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무엇보다 나는 자전거를 타는 것이 자동차에 점령당한 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것보다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동차를 타지 않는 것, 길에서 걷고, 뛰놀고, 자전거를 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전거가 자동차를 피해서 도로가 아닌 인도로 올라가서 달리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인도로 올라가면 자전거는 교통약자에서 강자로 뒤바뀌고 만다. 인도에서 난폭하게 달리며 벨을 눌러대는 것은 도로에서 과속하며 빵빵대는 자동차와 다를 바가 없다. 도로에서 차량의 흐름을 따르는 것이 옳다면, 인도에서는 사람의 속도에 맞추는 것이 옳다. 단순히 내려서서 동행자와 나란히 도란도란 걸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자전거만의 매력이지 않은가? 인도를 줄여 만든 자전거도로는 본래 보행자의 것이었고, 언제든지 보행자가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은 별로 다르지 않다. 줄어들어야 할 것은 사람의 길이 아니라 자동차에게 점령된 길이다. 가장 가깝고 평탄한 길일수록 자동차에게 점령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우회하는 자전거도로는 교통로라기보다는 관광로가 된다. 따라서 자전거도로는 차도를 줄여 만들 때만이 의미가 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사실 도로가 그렇게 두렵고 위험한 것만도 아니다. 실제로 자전거를 혼자서 탈 때는 위협적인 경우가 종종 있지만, 둘이서만 같이 가도 상당한 안도감이 생기고, 셋이면 가끔 장난칠 여유마저 생긴다. 한 달에 한 번 도심 한복판을 떼지어 달리는 자전거들의 무리, 발바리 떼잔차질을 아는가? 수십 수백 대의 자전거가 차선 하나를 통째로 누비며 달리는 이들에게 도로가 위험하다는 건 이미 딴 세상 이야기다.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나가는 건 분명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나가야 한다. 하나가 나가지 않으면 무리를 지을 수도 없다. 다른 방법을 나는 모른다. 좋은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기를 기다릴 것인가? 당신이 도로를 나가지 않는다면 그런 행운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어떤 도시교통 전문가가 자전거가 다니지 않는 길에 좋은 자전거 도로를 만들 수 있겠는가? 다니다보면 길이 생기는 것이지, 길이 생긴다고 다닐 수 있는 건 아니다.
나도 도로가 두려웠다. 그러던 나에게 용기를 준 것은 그냥 내 옆을 스쳐지나가던 한 대의 허름한 자전거였다. 나는 그 자전거를 따라서, 그 자전거와 함께 달렸고, 어느새 혼자서도  어떤 길도 두렵지 않게 되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자전거가 되고 싶다. 서울 한복판에서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기억해주면 좋겠다. 용기를 내고 페달을 밟아라. 도로를 달려라. 자동차의 경적 따위는 무시해라. 필요하다면 차선 하나를 접수해라. 방금 차선 하나가 자전거 길이 되었다. 당신을 뒤따르는 사람은 이제 자동차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고맙다. 당신 덕분에 우리의 길은 그만큼 더 안전해졌고, 우리의 도시는 그만큼 더 살 만한 곳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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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 않나?

힘들지 않나?

 

힘이 들기는 하지만 심하지 않다. 자전거가 원래 최고의 효율을 가진 기구다. 자전거는 걷는 것보다도 훨씬 더 먼 거리를 더 빨리 갈 수 있는 것은 물론, 에너지 소비도 훨씬 적다는 결정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루 종일 걷는 것은 힘들어도 자전거 타는 일은 생각보다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또 체력 회복도 빨라서 잠깐 쉬는 것도 큰 도움이 되고, 매일 일하는 것도 할만하다.     
서울이 오르막이 많아서 자전거는 안 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미국 자전거 메신저들의 본거지 샌프란시스코는 언덕으로 유명한 도시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 언덕은 고난의 길일뿐만 아니라 도전과 성취의 대상이기도 하다. 서울에서도 재미로 남산 꼭대기까지 올라 다니는 사람들이 수두룩하지 않나? 몸으로 느끼기에 서울에서는 봉천고개가 가장 높은 언덕인 것 같은데, 오르는데 길어야 10분이다. 또 언제나 오르막길 끝에 있는 내리막길은 노고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해주기 때문에 체력적 시간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비와 눈은 사람도 자전거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몸은 완전히 젖고, 도로에서 물이 튀고, 바닥은 미끄럽고, 시야는 좁아진다. 브레이크는 빨리 닳고 자전거도 닦아줘야 한다. 그래도 적당한 비옷, 좋은 흙받이, 방수 가방이면 조금 불편하긴 해도 타지 못할 것은 없다. 어차피 이런 사정은 오토바이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악천후일 때는 추가 요금을 받는 것이 합리적인 것 같은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비나 눈이 오는 날이 따져보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약한 비는 적당히 맞으면서 타도 기분 좋을 때도 있지 않은가? 너무 많이 오면 좀 쉬어도 되고.  
한겨울 추위와 한여름의 더위와 햇살도 힘들긴 하다. 그런데 겨울은 해보니까 영하 10도를 밑도는 정말 추운 날은 며칠 되지 않더라. 오토바이와는 다르게 달리면 땀도 나고. 중간중간 쉴 때 어디 들어가서 몸을 녹이는 정도면 할 만 하다. 여름은 메신저로서는 아직 경험해 본 건 아니지만, 그동안의 출퇴근과 장거리 여행의 경험에 따르면 햇볕만 잘 가리면 괜찮을 거라고 본다. 그보다는 자동차들이 내뿜는 뜨거운 매연과 후끈한 에어컨 열기가 정말 곤욕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싫어서 자동차를 줄이려고 자전거를 타는 것이니까 말이다.
결국 메신저를 힘들게 하는 여러 원인들 중에서 교통 문제와 도로 상태, 자동차의 위협과 대기 오염 등의 사회적인 원인들은 자전거를 더 많이 타야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거리와 언덕, 온도와 날씨 같은 자연적인 원인들은 자전거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자연과 세상과 분리되지 않아서 그런 것들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야 말로 자전거의 장점이고 매력이다. 자동차 운전자는 밀폐된 공간에 갇혀서, 유리창 너머로 TV화면 같은 세상만을 보며, 계절과 날씨와 공기의 변화를 에어컨과 히터와 공기청정기로 막아보려 한다. 하지만, 바로 그 행위 때문에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은 더욱더 가속화되고, 운전자 스스로는 둔감하고 허약하고 재미없어져 버릴 뿐이다.
아무리 힘든 일도 적절히 나누고 쉬면서 지나치지 않게만 할 수 있으면 즐길 수 있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내가 조금 힘든 단 하나의 문제는 내가 혼자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혼자니까 힘든 걸 나눌 수가 없다. 나눌 수 없는 어려움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들어오는 일은 처리해야 하니까 쉴 수가 없다. 피곤할 때 몸이 안 좋을 때도 해야 한다. 서울의 반대쪽에서 들어온 경우도, 너무 먼 거리를 가야되는 경우도 어쩔 수 없다. 휴가나 사고 등으로 인한 공백은 생각할 수도 없다. 홍보와 영업을 확대하기가 망설여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당신은 이런 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당신이 지금 시작한다면, 나와 함께할 수 있을 테니까 혼자라서 더 힘들어지는 일은 없을 거다. 오히려 반대일 것이다. 메신저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날수록 덜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점점 더 재밌어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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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시작했나?

어떻게 시작했나?


그냥. 허무한 대답이지만 사실이다. 영화 <메신저>를 깔깔 웃으면서 보고난 후 친구와 함께 진담반 농담반으로 사업 계획을 얘기한 것이 대략 5년 전. 그동안 관심은 있어서 이래저래 생각도 해봤지만 진척된 것은 없었고 준비한 것도 없다. 꼭 메신저 일을 위해서 한 것은 아니지만, 그냥 자전거를 더 열심히 타고 다닌 것과 돈 없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에 골몰한 것이 그나마 준비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고민은 많이 했다. 돈이 안 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어쨌든 최소한의 생활은 가능할까?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자전거 메신저 일을 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나 말고 다른 사람 한 사람이라도 설득할 수 있을까? 정말 너무 느리지 않게 배송할 수 있을까?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은 너무 넓지 않나? 요금 계산은 어떻게 하지? 하루에 몇 건이나 할 수 있을까? 몇 km나 달려야 할까? 서울 지리를 잘 아는 것도 아닌데 길은 어떻게 찾지?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하나? 몇 명을 모아야 할까? 혼자서 시작한다는 게 가능할까? 어디에 어떻게 홍보를 해야할까? 일단 오토바이 퀵서비스 회사에서 일 해볼까? 사람들이 너무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 언젠가는 자전거가 오토바이를 대체하는 날이 오기는 올까?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대답해 줄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시작하기 전에는 아무런 답도 얻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할 만큼 해 보고서 안 된다는 결과를 얻기 전까지 자전거는 안 된다는 말을 납득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지금 시작하지 않는다면 나중에는 더 하기 어려워 질 것이고, 그렇게 시도도 못해보고 묻혀진 꿈의 기억은 오랫동안 나를 아프게 할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이 모든 질문과 고민을 자전거 안장 위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답이 나온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준비된 것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하나씩 하나씩 페달과 바퀴로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러고는 ‘나 메신저 시작하기로 했어’라고 짝과 친구들에게 얘기해 버렸다. 원래 쓰던 블로그 대신에 새 블로그를 열었다. 자전거는 늘상 타고 다니던 애들을 이용했다. 메신저백은 그냥 여행 다닐 때 쓰던 방수 패니어를 썼다. 전화는 당시에 공짜로 나눠주던 인터넷 전화를 하나 개설했다. 가격은 그냥 남들 받는 만큼 받았다. 좀 하다보니 영수증 달라는 사람이 많았다. 세무서에 가서 영수증 발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러갔다. 그냥 5분만에 사업자등록증이 나왔다. 사업장은 당연히 그냥 집이다. 이게 다다.
관점에 따라서 누군가는 아직 시작도 안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맞는 말이다. 나는 아직 명함도 찍지 않았고, 홍보물도 돌리지 않았다. 주문이 많지 않아서 하루 종일 달리는 경우도 별로 없다. 아직도 혼자서 돌아다닐 뿐,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수입이 아직 직업이라고 말할 수준이 못 된다. 하지만 어쨌든 나는 서울의 자전거 메신저고 누구든 나를 부를 수 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그럴 것이고,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얼마든지 시작할 수 있고, 어지간하면 나보다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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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되나? 좋은 점이 있나?

생활이 되나? 좋은 점이 있나?


생활은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는 것이다. 돈이 안 된다고 해서 생활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은 자동차를 사거나 유지하기 위한 돈이 젼혀 필요하지 않다. 교통비도 들지 않는다. 운동 부족을 고민하면서 운동기구를 사고 헬스클럽을 다닐 돈도 필요하지 않다. 적절한 운동과 안장 위의 명상은 잔병과 번뇌를 잠재우며 병원갈 일을 만들지 않는다. 여가 시간에 이런저런 놀이 거리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자전거 메신저라는 일은 일차적으로 노동이지만, 동시에 그 자체로 이동이기도 하고, 운동이기도 하고, 치료이기도 하고, 놀이이기도 한 것이다.
또 비용 지출 없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자유와 능력이 있다는 것은 여러 가지 경제적 이점을 준다. 같은 물건을 사도 멀지만 싸게 파는 곳에 직접 가서 살 수가 있다. 돌아다니다가 노량진시장에 가면 수산물을 사고, 경동시장에 가면 야채를 사고, 돌아오는 길에 용산에 들러 전자제품을 사는 식이다. 이런 쇼핑 방식은 자동차를 끌고 대형마트를 가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몇 배는 즐겁다. 집에 잠깐 돌아와서 가장 싸고 맛있고 좋은 밥을 해먹고 다시 나갈 수도 있다.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싸고 맛있는 식당을 금방 찾아가서 먹을 수도 있다. 옷이 필요한 경우에는 서울 곳곳에서 만나는 중고 옷가게들을 둘러보곤 한다. 책은 오며가며 도서관에 가서 빌려 본다. 그밖에도 도시에는 의외로 가난하면서도 우아하게 살 수 있는 기회들이 종종 있는데, 자전거는 그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게 해 준다.
나는 집도 자전거를 닮은 열린 집에서 살고 있다. 누구나 와서 서로 만나고 함께 살 수 있는 집. 남산 아래 해방촌 게스츠하우스 빈집(http://house.jinbo.net)이다. 이 곳은 내가 머무는 집이기도 하고 메신저 사무실이기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곳이기도 하다. 나는 식당도 술집도 극장도 콘서트도 학교나 학원도 거의 가지 않지만 부족함을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있으면 할 수 없는 일이 별로 없다. 서울을 여행하는 자전거 여행자라면 누구나 환영한다. (사실 자전거를 안 타고 와도 환영하긴 한다.) 자전거 메신저를 너무 하고 싶은데 먹고 사는 것이 걱정이라면 함께 살아도 좋다. 뉴욕의 메신저들도 서로 모여 살면서 도심의 비싼 집세 부담을 나누고, 새로 메신저 일을 시작하러 뉴욕에 오는 사람에게 기꺼이 잠자리를 제공하기도 하면서 함께 살고 있다.
밀폐되어 있는 잠자는 곳과 일하는 곳, 그리고 이 두 개의 점 사이의 장애물을 없애버리는 자동차라는 또 하나의 밀폐된 점 말고는 아무런 공간을 갖지 못한 사람들. 그들은 공간을 원하기 때문에 그 점을 더 넓고 크고 비싼 것으로 바꾸려 애쓴다. 하지만 점은 아무리 크고 비싸봐야 점이다. 반면 자전거는 점에 집착하지 않고 세상을 향해 한없이 열려진 채로 세상을 달린다. 자전거는 점과 점을 잇는 선으로서의 길 위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꿈틀대고 있는지, 길과 길의 마주침과 펼쳐짐으로 만들어지는 면으로서의 세상이 얼마나 드넓은지, 그 세상 위에 무수한 생명들이 어우러져 집과 마을과 도시와 자연을 이루며 사는 공간이 얼마나 풍요로운지를 가르쳐준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집이란 무엇일까 생각했다. 텐트 문만 열면 우리에게 행복한 잠과 꿈을 선물해준 숲, 들, 공터, 공원, 밭, 강, 바다, 마을과 도시가 끝없이 펼쳐져 있는데 텐트가 좁다는 게 무슨 문제란 말인가? 처음 만나는 우리에게 각자 자기 집의 마당과 부엌과 하나뿐인 방과 창고와 집 열쇠를 내주고 먹을 것과 마실 것, 즐거운 대화를 선물해준 사람들도 있는데, 집 문을 걸어 잠그고 혼자된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그밖에도 다른 장점들이 많이 있다. 무엇보다 다소 늦을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오토바이 대신 자전거를 불러주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 좋은 사람들이다. 일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행운이고 기쁨이다. 일이 없을 때는 아무데나 앉아서 책을 보거나 자기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친구들을 잠깐씩 만나러 가기에도 좋다. 시작하는데 있어서 투자비용이 거의 필요 없다. 경력이나 숙련도도 필요 없다. 그런 건 타다보면 느는 거니까. 혼자 일할 때는 어렵지만, 같이 일하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면 쉬고 싶을 때 쉬는 것도 자유로울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전거라고 호의적으로 봐 줄 때마다 기쁘기 한량없다. 날씨 좋은 날에 아름다운 길을 달릴 때면, 이렇게 즐거운 일을 하면서 돈을 받아도 되나 싶을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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