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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여성노동자가 성희롱 당하는것이 즐거운가?

** 이 글은 피해자 대리인 권수정 님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금속민투위(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신문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

 

 

하청 여성노동자가 성희롱 당하는것이 즐거운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금양물류 성희롱 사건 피해자 대리인 권수정

 

 

현대자동차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는 관리자가 몸을 달라하면 주어야 하는가? 성희롱을 당했다고 말하면 해고되는것이 상식인가? 그러니 입꾹 다물고 라인에서 성희롱 당하며 자동차를 조립하고 검사를 해야 하는가? 그러면 정규직 동지들은 즐거운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금양물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서울 청계광장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투쟁을 한지 50일이 지났다.

금양물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는 14년 동안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안에서 그랜져와 소나타가 만들어지면 검사하는 일을 해온 여성하청노동자다. 2008년부터 업체 조장과 소장에게 일상적으로 성희롱을 당했고 참다참다 지난해 8월 사내하청지회에 가입하고 9월 3일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냈고 9월 20일 징계해고 되었다. 해고된 이유는 ‘사회통념상 계약관계를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라고 해고통보서에 적혀있다.

 

“현대땅에서 나가라!”, “아줌마는 쪽팔리지도 않냐. 여기가 어디라고 와서 이런 짓을 하냐.”

 

지난 겨울 1인시위와 농성을 하며 아산공장앞을 지키는 피해자에게 현대자동차 관리자와 경비들은 폭행으로 답했다. 그리고 마침내 1월 국가인권위에서 성희롱이 맞고 성희롱으로 인한 부당해고가 맞다는 판결문이 나왔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자기들과 아무 상관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하청업체 금양물류는 폐업되어 신규 형진기업으로 바뀌었으니 피해자가 복직할 회사가 없다고 한다. 금양물류에 소속된 모든 하청노동자들은 가해자까지 포함되어 형진기업으로 고용이 승계되어 지금도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일하고 있다.

 

어려운 고민끝에 서울상경투쟁을 결정했다. 단한명의 여성노동자가 감히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싸워서 이길수 있겠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단한명의 여성노동자가 관리자에게 성희롱 당하는것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결국 모든 여성노동자들이 관리자에게 성희롱 당하며 라인타는 공장이 되고 만다. 그렇게 살수는 없다.

 

싸우는 사람만 바보일뿐 거대한 현대자동차는 절대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가해자들이 했다. 맞다. 거대한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싸워서 이기지 못할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현대자동차가 힘이세고 돈이 많다고 해도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가 성희롱 당하면서 일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할수 없다. 안된다. 아무리 현대자동차라 해도 단한명의 여성노동자라도 성희롱 당해서는 안된다. 그런일이 발생하면 가해자가 처벌되고 피해자는 보호되어야 한다. 이것이 상식이다. 현대자동차라도 이것이 사회적 통념임을 확인해야 한다.

 

단 한 사람의 그녀가 스스로 원치 않았으나 시대의 아픔을 등에 지고 농성을 한다.

 

불법파견, 간접고용, 단기계약직 노동자들의 설움과 고통과 감당해야 하는 인내의 한계가 도대체 어디인가. 비정규직이고 여성이라 더욱 사회적 약자인 그녀를 우리는 성희롱 당해고 찍소리 하지 말고 일해야 하는 현대자동차에서 바보처럼 국가인권위 진정내서 문제를 크게 만들고 짤린 사람이라고 기억할 것인가. 지금, 우리의 현장이 너무 야만적이지 않은가. 사람이라면 연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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