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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일기] 9월 12일부터 14일까지. "아고라 청원 많이 하게 해주세요~!" :)

농성장 일지

  * 이 글은 여성가족부 앞에서 피해 노동자와 함께 농성을 하고 있는 권수정 대리인 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9월 12일 월요일 농성 103일

 

사노위 김영숙 동지가 점심 사준다고 부러 다녀가시고 오후에는 진보신당 동지들이 명절 음식을 싸들고 오셨다. 그냥 싸들고 오신 정도가 아니라 잔치를 했다. 밥과 김치와 전과 송편은 기본이고 수육에 생막걸리 들고오신 동지들이 반갑다. 음식만 풍요로운 것이 아니라 최근 쟁점이 되는 통합정당에 대한 정치적인 판단과 근거들을 토론하는 열기가 새벽까지 뜨거웠다.

추석, 동지들과 나누는 마음이 한가위만 같아라.

 

 

9월 13일 화요일 농성 104일

 

추석 휴가 마지막날.

사회당 동지들, 사노위 동지들이 오셔서 초저녁부터 술을 먹었다. 다양한 얘기들, 웃음소리가 풍요롭다. 나는 김스캇과 그런지멤버인 예쁜 수정동지의 연애소식이 즐겁다. 좋은 일이다. 젊은 동지들의 사랑이 예쁘고 곱고 따듯하기를.

 

생각지도 않았는데 지회 동지들이 오셨다. 현대자동차는 추석휴가가 18일까지이고 내일부터 오는줄 알았는데 반갑다. 저녁에는 새로산 스마트폰을 들고 언니도 오셨다. 언니도 이제 농성장에 앉아서 우리 블로그 검색도 하고 트윗 검색과 리트윗이 무엇인지 할수 있도록,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언니 폰에 깔아놔야 한다. 언니는 그냥 한번 누르기만 해도 되도록 설정을 해야 하는데, 물론, 나는 못한다. 누구에게 부탁을 할까. ^^

 

한참을 기분좋게 수다떨고 놀며 틈틈이 트윗터를 확인하고 있었는데 스캇이 트윗에 “사회당망한다는 말은 10년 전부터 있었죠.” 이런 글을 올리고 있었다. 도대체 왜 김슷캇은 술을 먹고 놀면서 트윗에 이런 문장을 올리고 있는거야? 호기심이 생겨 확인하며 밑으로 내려가 보니, 앗 뜨거. 사노위 동지가 올린 글 마지막에 “곧 망할 사회당과 비교하지 마라!” 뭐이런 비슷한 문장이 올라가 있는것에 대한 김스캇의 대응이었다.

“어머, 어머, 왠일이니. 김스캇 미안해. 내가 부끄럽고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미안.” 바로 사과했지만, 부끄러웠다. 자기주장을 하며 사회당이 곧 망할거라는 말은 왜 하는거야. 내가 농성장에 앉아 사노위 회원인것이 스스로 부끄러운 순간이 다 있다. ^^

 

 

9월 14일 수요일 농성 105일

 

1. 9월 2일 침탈 이후 처음으로 우리 텐트 있던 자리에 세운 펜스 한쪽을 뜯어내고 작은 포크레인이 와서 공사를 시작했다. 지네가 보낸 공문에 의하면 9월안으로 공사가 마무리 되어야 하는데, 어디 한번 두고 봐야지.

 

2.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있었다. 2000년도에 분당에 있는 47평 아파트를 9천만원에 사서 같은해 9천5백만원 받고 팔았다. 여의도에 있는 52평 아파트도 비슷하다. 언론들은 탈세의혹이라고 보도했다. 내 보기에는 탈세가 맞구만. 이명박씨가 대통령이 된 다음에 장관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대하는 국민들의 눈높이가 땅으로 떨어졌다. 사실 이명박 선거운동하고, 소망교회다니고, 그러니까 이명박이랑 친한 인사들중에 세금탈세 한두번 안하고 비리한번 안저지른 인간이 어디 있어야 말이지. 뭐, 내보기에 이정도 탈세의혹은 양반인셈이다. 그냥 ‘이냥반 아파트 싸게 사는 재주가 좋군’ 하고 넘어간다.

 

김유정의원과 최영희 국회의원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성희롱및 부당해고 당한 여성노동자, 우리 농성장에 대한 질의를 하고 김금래 신임장관 내정자의 답변을 들었다. 나는 미쳐 챙겨듣지 못하고 있는데 진보신당 구자혁 동지가 파일로 보내줘서, 들었다. 구자혁동지 스스로가 평했듯이 ‘기가막히게 잘 구운’ 파일이다. ^^ 짧지만 김유정의원과 최영희의원이 질문을 잘해주셨다. 고맙다.

신임 여가부장관 내정자는 현대차 성희롱 부당해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문제해결에 대한 고민이 많으시고, 우리 농성장도 이미 친히 보셨다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본인이 할수 있는 모든 것을 함께 의논할 마음의 자세가 있다네. 언니의 복직을 위해 여성가족부 장관이 팔걷어붙이고 나서 줄것을 엄청 많이 기대하기로 했다. 고마워라.

 

인사청문회 하는동안 국회앞에서 여성민우회동지들이 1인시위를 해주셨다. 농성장 지키기에 급급한 우리를 대신해 자기일처럼 해주시는 동지들이 고맙다. 민우회동지들은 언니와 나에게 꼭 보라며 뮤지컬 티켓도 주셨는데, 내가 추석휴가 쉬러 집에 간 날과 겹쳐 못보고 말았다. 동지들의 마음이 담긴 티켓을 버린것도 아깝고 생전 뮤지컬이라는 것을 구경할 일이 없는데 좋은 기회를 놓친것도 아깝다. 아까워라.

 

3.

수요일은 혁명기도원 기도회 하는날. 2주전에 마르코 복음이 끝나고 지난주부터 마태오복음을 함께읽는다. 청년 예수의 복음을 전하는 생활을 다시 처음부터 본다. 오늘의 장면은 예수가 어부 시몬, 안드레, 야고보와 요한에게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자며 제자로 삼는 장면이다. 예수는 제자들과 함께 갈릴리를 두루 돌며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고 백성들의 질병과 아픔을 고친다. 많은 무리가 예수를 따른다.

 

좋은 때다. 목수의 아들인 예수는 집을 나와 어부의 아들들과 세상에 복음을 전파하고 다닌다. 하늘 나라의 복음이란 어떤 소리인지 모르겠으나, 인민들의 아픔과 질병을 고치니 많은 무리가 예수를 따른다. 시몬과 안드레와 야고보와 요한은 좋겠다. 예수와 함께 다니며 많은 무리의 앞에서 복음을 전하며 제눈으로 확인하니 신이 났겠지. 부러워라. ^^

 

우리 농성장의 복음

“현대자동차가 아무리 힘이 세다 해도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하면 안된다.”

“법이고 나발이고 올바르지 않은것은 고쳐져야 한다.”

“성희롱 당하고 해고된 여성노동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정의를 살리자.”

이 땅의 많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직장에서 성희롱 당했을때 용기를 내어 말할수 있도록, 그리하여 여성노동자들이 생산의 현장에서 성희롱 당하는 아픔을 격지 않도록, 농성장의 복음을 전파하라!

 

상경농성 105일밤 혁명기도원 기도회,

언니의 기도 “마음의 평안을 주세요.”

나의 기도 “아고라 청원 많이 하게 해주세요.” 아멘. ^^

 

오늘 아침부터 시작한 아고라 청원운동 밤 10시 30분 현재 311명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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