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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시 몇 몇 편

지금이 새벽 세 시 하고 조금 지난 시간

내 앞엔 아직도 소주 몇 병이 남아있는데

술자리에서 슬그머니 도망쳐 낡은 시 몇 조각을

새겨요. 제가 좋아하는 강유정의 시 몇 편

 

 

 

나 같은 칼날

 

감동 없이 무너지는 날들

견딜 수 없는 잦은 비 끝으로

종이꽃을 접었다 편다

너무 얇아 그늘이 투명한 빛 같은

네 속에 든 나 같은 칼날

감동 없는 날은 그렇게 베이고 싶다.

 

 

불면

 

별이 닿으면 물소리 다친다.

삼경사경 지나 봉초 담배 한 대

모로 누워 각진 어깨

 

 

친구

 

소주 한 병에 열창의 가요 반세기

누구누구 마디마디

불러서 음표 몇 개가 가로누운 노래

그대와 내가 훤히 비치는

 

 

신문지로 바른 벽

 

어제는 술로써 일어났다

미안하구나

오랜 신문지로 바른 벽에는 거꾸로 박힌

활자 하나가 우리의 이름처럼 시끄럽고

나는 왜 그곳에 젖어서

바다에 내리는

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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