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좌파는 반동이다


헤쎈주 선거결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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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작성: 2009년 1월 20일

cheiskra at hanmail dot net

(이동금지, 수시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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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27일 헤쎈(Hessen) 주의회 선거에서 사민당(Sozialdemokratische Partei Deutschlands, SPD)이 극적인 승리를 거두자, 사민당 후보대표(SpitzenkandidatIn) 잎실란티(Andrea Ypsilanti)는 “헤쎈에 사민당이 왔다!”고 선언했다. 그 후 1년, 2009년 1월 19일 치러진 헤쎈 주의회 재선거 결과가 나오자, 이번에는 1년 전 주지사로서 대패를 당했던 기민련(Christlich Demokratische Union Deutschlands, CDU) 코크(Roland Koch)가 “이제 헤쎈에 사민당은 없다!”고 선언했다. 헤쎈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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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선거 후 헤쎈 주의회에서 범좌파가 다수파가 됨으로써, 사민당-좌파당-녹색당(적적녹) 연립정부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선거전 이미 좌파당(Die Linke)과의 연정은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소위 사민당좌파 잎실란티는 좌파당과 손을 잡지 않고서는 새 주정부를 구성할 길이 없고, 4월 5일 새 주의회 출범 이후에도 공동의 적이었던 기민련 코크 주정부가 지속될 것이 거의 확실해지자, 3월 5일 드디어 좌파당의 묵인(Tolerierung) 하에 사민당과 녹색당(Bündnis 90/Die Grünen)의 과소정부(Minderheitregierung)를 구성하는 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3월 7일 반(反)공산주의 성향의 사민당 주의원(Abgeordnete) 다그마 메츠거(Dagmar Metzger)가 이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서면서 과소정부 구성안은 험난한 길을 걷게 된다. 좌파당의 의회진입 차단을 1차 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사민당에게는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여러 논란 끝에 결국 사민당 중앙당은 헤쎈주 사민당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고, 10월 4일 헤쎈주 사민당대회는 과소정부 구성안을 98%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녹색당, 좌파당도 이 안에 동의함으로써, 잎실란티 주지사의 적녹 주정부 탄생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11월 4일, 주의회가 새 주정부 구성을 위해 잎살란티를 주지사로 선출하는 일뿐이었다. 그러나 헤쎈주 사민당 전(前) 대표 뵈켈(Gerhard Bökel)의 후원 아래 메츠거를 포함한 사민당 소속 4명의 주의원이 주지사 투표 하루 전 갑자기 잎실란티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발표함으로써, 주지사 투표가 무산되었다(FAZ 4). 08년 주의회 선거 결과로, 총의석 110석, 과반 55석, 적적녹 57석(사민당 42석, 녹색당 9석, 좌파당 6석)인 상황에서, 이 반란자들의 4석이 빠져 잎실란티를 위한 표가 53석으로 과반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새 주정부 구성은 좌절되었고 주의회 재선거가 결정되었다. 잎실란티는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2선으로 물러났고, 재선거에서 후보대표를 쉐퍼-귐벨(Thorsten Schäfer-Gümbel)에게 넘겼다. 이러한 헤쎈주의 특수한 상황(소위 “헤쎈적 관계”[hessische Verhältnisse][JW 3; FAZ 1])과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치러진 재선거에서, 사민당의 패배를 발판으로 마침내 기민련과 자민당(Freie Demokratische Partei, FDP)의 “부르주아 다수파”(bürgerliche Mehrheit)(JW 3; FAZ 1)가 탄생했다. 기민련과 자민당이 총 118의석 중 66의석을 차지해 다수파가 됨으로써, 우파 주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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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년 헤쎈주 선거결과 - 출처: FAZ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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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선거에 지고도 주지사직에 계속 있을 수 있었던 불사신 코크가 이끄는 기민련은 지난 선거의 패배를 교훈으로, 이번 선거전에서는 대립적인 인종주의적 발언을 삼가하고 선명한 우파적 주장을 자제하는 대신, 일자리 창출 문제를 이슈화했다(JW 1). 그러나 08년 선거에서 반(反)코크 전선이 최대 이슈였다는 것이 보여주듯이, 그동안 코크 주정부 및 기민련에 대한 불만이 쌓여 있었고, 기민련-사민당 연방정부의 2차 경제위기 대책(Konjinkturpaket)이 불충분한 것으로 판단되면서, 기민련은 이번 선거에서 작년에 비해 약 5만 표를 잃었다. 물론 작년의 36.8%에 비해 득표율은 약간 올랐고 따라서 의석도 4석 늘렸지만, 이는 낮은 투표율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게다가 08년 선거에서 기민련은 03년의 48.8% 득표율에서 36.8%로 추락하는 기록적인 패배를 당했는데, 09년 선거에서 이를 회복시키지 못하고 작년과 비슷한 37.2%의 결과를 냈다는 것은 기민련이 웃고만 있을 수 없도록 하는 요인이다. 그리고 기민련은 이번 사민당의 몰락에서 어떤 표도 끌어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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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기민련은 득표율 37.2%로 최대당이며, 자민당과 연정을 통해 코크 주정부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이번 선거의 진정한 승자 자민당의 급등을 통해서만 가능할 수 있었다. 자민당은 위에서 말한 기민련에 대한 불만에 더해 헤쎈주에서 적적녹 연정의 위험성을 선동함으로써, 헤쎈주에서 유례가 없는 득표율(16.2%)을 보였다. 자민당은 자신들이 “부르주아적 신자유적 원조”(das bürgerliche und neoliberale Original)라고 내세우면서 “진정한 사유화”(echte Privatisierungen)를 주장했다. 감세, 세제 단순화, 노조친화적이고 사회정책적이며 ‘사회화’의 터를 닦은 1946년 헤쎈 헌법의 근본적 개정을 통한 반(反)노조 조치, 사회복지지출 축소, 기반사업에 대한 지원(die Landesbeteiligungen an der Frankfurter Flughafen AG, der Frankfurter Messe, der Wohnbaugesellschaft Nassauische Heimstätte, der Hessischen Landesbahn und den Hessischen Staatsweingütern) 등이 이들의 주된 공약이었다. 이는 경제위기에 직면해 축적 및 투기를 통한 자산증가가 제한된 사람들(중상층 및 고소득자) 및 은행과 대자본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큰 성과를 거두어, 기민련으로부터 약 9만 표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JW 1). 이로써 자민당은 03년 득표율 7.9%, 08년 9.4%, 09년 16.2%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제위기의 원인의 하나가 신자유주의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위기는 선거에서 이 (신)자유민주주의자들에게 전혀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 경제위기는 자본의 모순이 드러나는 시기일 뿐만 아니라, 자본의 이데올로기가 또한 잘 유포되고 흡수될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이 여기서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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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당은 작년 선거 득표율 36.7%에서 13% 추락하면서 약 40만 표를 잃고, 23.7%를 획득하는데 그쳤다. 이는 03년 29.1% 득표율 보다 적은 것으로, 헤쎈주 사민당 역사상 최악의 기록이다. 패배의 원인으로는 역시 잎실란티가 과소정부 구성을 추진하면서 내분에 부딪혔고, 그 과정에서 주류언론 및 사민당우파에 의해 좌파당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선거전 자신의 발언을 잎실란티 스스로가 어겼다며 지속적으로 공격당한 것이 지적된다(JW 1). 결국 작년에 사민당을 찍었던 약 12만 표는 이번 선거에서 녹색당으로 갔으며, 약 20만 표는 기권한 것으로 나타났다(TAZ; FAZ 1). 선거결과 발표 직후 잎실란티는 헤쎈주 사민당 대표를 사임했으며, 후보대표였던 쉐퍼-귐벨을 중심으로 새 체제가 구축될 전망이다. 그러나 사민당은 작년 11월 이래로 이미 패배를 예상했기 때문에 그렇게 큰 충격은 아니라는 표정이다. TAZ에 따르면, 독일 사민당 대표 뮌테페링(Franz Müntefering)은 이러한 분석은 이 12만 표와 20만 표가 9월에 있을 연방의회 선거에서 다시 사민당을 찍을 것을 의미한다며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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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의 두 번째 승자는 녹색당이다. 녹색당은 03년 득표율 10.1%에서 08년 7.5%로 추락했으나, 09년 다시 자민당처럼 13.7%라는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생태-자민당(Öko-FDP)(FR)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녹색당은 기민련에서 약 3천표를 가져온 반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사민당에서 약 12만 표의 실망표를 가져왔다. 녹색당은 주로 사민당의 표를 잠식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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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9 득표율 변화 및 의석수 변화 - 출처: FAZ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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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헤쎈주 좌파당은 5.4%로 작년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5% 제한을 통과해, 최초로 구서독지역 주의회 재입성에 성공함으로써, 안정적 의회세력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작년 선거에 비해 약 1천7백표를 잃고, 사민당에서 다만 약 5천표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라인-마인-지역(Rehin-Main-Gebiet)에서는 많은 표를 획득했으나 북헤쎈에서는 오히려 후퇴했다(JW 1). 사민당우파의 도전으로 과소정부 구상이 깨지면서 사민당좌파가 사민당에 대단히 실망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또한 경제위기 속에서 신자유주의-자본주의 비판이 힘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년과 비슷한 5% 수준의 결과를 낸 것은 사실상 좌파당의 성과가 미미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에 대해 Junge Welt(JW 2)와의 인터뷰에서 좌파당 연방의회 의원단(parlamentarischer Geschäftsführer der Linksfraktion im Bundestag) 마우러(Ulrich Maurer)는 “우리를 물속에 처박기 위한” 언론과 다른 당들의 공격 속에서도 이러한 성과를 낸 것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헤쎈주에서는 좌파당을 불법화하려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있었고, 선거에서 좌파당에 대한 우파노조의 반대 캠페인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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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좌파당은 사민당 실망표(12만 + 20만)를 왜 흡수하지 못했는가하는 질문이 던져질 수 있다. 녹색당으로 간 12만 표는 녹색당이 생태-자민당이라 불리는 만큼 보다 우파표로서 애초에 좌파당이 흡수하기 더 어려운 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작년에 사민당을 지지했으나 이번에는 기권한 20만 표는 어떤가. 좌파당이 너무 극단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찍지 않은 것인가. 이에 대해 “4차 인터내셔널 국제위원회”(Internationalen Komitee der Vierten Internationale)가 운영하는 “세계 사회주의자 웹 사이트”(World Socialist Web Site, WSWS)에 기고한 글에서, 슈바르쯔(Peter Schwarz)는 유권자가 극단을 싫어할 수는 있지만, 좌파당은 이미 기존 정당체제를 존중하고, 연정도 고려하며, 베를린과 구동독지역에서 정부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극단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는 사람들이 좌파당의 70년대 스타일의 사회개량주의(Sozialreformismus)를 세계 자본주의위기에 대한 대안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에 좌파당을 찍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ARD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사람들이 자민당과 녹색당을 신뢰하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당들을 불신하기 때문에 자민당과 녹색당을 찍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사민당의 몰락과 기민련의 침체는 사회적이고 민주적인 권리들을 해체하고 은행과 거대 콘째른에 영합해 온 당들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고, 사실상 기민련과 사민당과 내용적으로 별 차이가 없는 자민당과 녹색당의 승리는 좌파당이 사회개량주의를 택하고 있는 한에서 대안이 없는 상황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에 의하면 “진정한 사회주의 노동자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가 말하는 진정한 사회주의 노동자당이 4차 인터내셔널 국제위원회 독일지부에서 이미 만든 사회평등당(Partei für Soziale Gleichheit)인지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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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비슷하게 역시 트로츠키주의 계열인 “5차 인터내셔널 연합”(Liga für die Fünfte Internationale) 독일지부인 “노동자권력”(Arbeitermacht)은 좌파당은 사민당의 좌파 부속물에 불과하며 개량주의적이고, 이번 선거는 좌파당이 대중을 동원할 능력이 없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그들은 우선 사회주의 대중운동을 강화할 것과 최종적으로는 “새로운 혁명적 노동자당”을 건설하자고 주장했다(AM). 반면 또 다른 트로츠키주의 계열인 “노동자 인터내셔널 위원회”(Committee for a Workers’ International) 소속 “사회주의적 대안” (Sozialistische Alternative, SAV)은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좌파당의 구서독지역 전신인  “노동과 사회정의를 위한 선거대안”(Wahlalternative Arbeit und soziale Gerechtigkeit, WASG)에는 결합했지만, WASG가 구동독에 대해 반성이 미미한 민사당(Partei des Demokratischen Sozialismus, PDS: 구동독 사회주의통일당[Die Sozialistische Einheitspartei Deutschlands, SED]의 후신이자 좌파당의 구동독지역 전신)과 통합하는 것을 반대했다가 여러 논란 끝에 좌파당에 합류한 그들은, 아직은 좌파당이 급진적이고 투쟁적인 대안을 만들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좌파당 내 맑스주의 세력을 강화해, 좌파당을 의회진입을 절대목적으로 하지 않는 투쟁하는 정당으로 개조할 것을 주장했다. 반면 “국제 사회주의 경향”(International Socialist Tendency)의 “맑스 21”(Marx 21)은 한국의 “다함께”가 민주노동당을 사수하듯이, 좌파당을 강화하자는 입장이다. 다른 트로츠키주의 계열 보다 스탈린주의에 대해 더 비판적인 국제 사회주의 경향이, 다른 트로츠키주의 계열 보다 오히려 더 스탈린주의자 혹은 스탈린주의에 대해 반성이 미미한 이들과 같은 당에 있으려 하는 것은 모순적이지만, 그야말로 “국제적” 현상이다. 한편 08년 니더작센(Niedersachsen) 주의회 선거에서 좌파당과 선거연합으로 1명의 주의원을 배출했던 공산당(Deutsche Kommunistischen Partei, DKP)은 이번 선거에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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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9 득표수 변화 및 투표율 변화 - 출처: FAZ 3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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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세계 경제위기라는 위급한 상황 말고도 사민당에서 야기된 “헤쎈적 관계”라는 복잡한 구도에서 치러졌다. 기민련 코크는 주지사를 연임할 수 있어 기뻐하고, 자민당과 녹색당은 역사적 승리를 거두어 축하를 하며, 사민당은 헤쎈의 패배는 단지 지역의 패배이고, 7월 유럽의원 선거, 튀링엔(Thüringen), 작센(Sachsen) 등의 주의회 선거를 거쳐 최종적으로 9월 27일 연방의회 선거에는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애써 안심하며, 좌파당은 안정적 의회세력으로 인정받은 것에 기뻐하면서, 여타 주의회 선거 및 오스카 라퐁텐(Oskar Lafontaine)이 직접 출전하는 자란트(Saarland) 주의회 선거 그리고 연방의회 선거를 노리며 기대에 벅차있다. 그러나 08년 선거 후 주의회에서 폐기된 대학수업료(Studiengebühren)의 재도입을 포함해, 사회복지지출 축소 등 앞으로 하드코어 신자유주의 정책이 시행될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노동자 계급과 민중에게 이번 선거는 패배일 뿐이고, 08년 범좌파 다수파를 이루어 냈음에도 사민당이 범좌파 주정부 구성을 하지 못함으로써 오늘날의 반동, “부르주아 다수파”를 초래했다는 사실을 통해 ‘사이비 좌파는 오늘날 오히려 반동이다’라는 테제를 배웠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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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소위 “진정한 사회주의 노동자당” 건설만이 대안일 수도 없다. 사민당에 실망해 기권한 20만 표를 포함한 기권율 49%가 투표용지에 표기할 진정한 사회주의 노동자당이 없어서 기권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권한 사람들 역시 이미 지배이데올로기 속에서 살아가고, 그 중의 좌파 성향은 역시 소수일 것이다. 그러나 경제위기는 자민당의 승리에서 볼 수 있듯이 자본의 (성장, 안정, 추상적 유토피아)이데올로기가 효과적으로 유포되고 흡수될 수 있는 시기일 뿐만 아니라, 그리스의 전국적인 투쟁과 우울한 20일자 신문에 반갑게 전해진 엘살바도르(El Salvador) 좌파의 선거승리(JW 4)에서 볼 수 있듯이 지배이데올로기의 균열 또한 열리는 시간이다. 2차 대전 직후인 46년 42%의 기권율 이래, 03년 36.4%, 08년 36.7%에 이어 09년 역사상 유례가 없는 39%의 높은 헤쎈 주의회 선거 기권율은 이 균열을, 그리고 대중의 지배정치에 대한 ‘잠재적’ 불신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선거정당, 의회주의정당으로는 선거공학적으로도 결코 승리할 수 없으며, 그 균열 속에서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계급의식적으로 조직하도록 할 수도 없다. 또한 선거정당이 아닌 투쟁정당 건설에만 역량을 투여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투쟁정당 건설과정을 통해 대중운동 자체가 강화되고 급진화되는 면이 분명히 있을지라도, 대중운동(투쟁)의 강화-확대와 노조의 좌파화 없는 투쟁정당 자체는 역사에서 늘 실패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날 포스트민주주의(Postdemokratie)(Crouch, 2008)의 특징으로 열거되는 정치에 대한 짜증(Politikverdrossenheit) 및 낮은 투표율을 고려해, 포스트포드주의 자본주의 시대의 정치구조를 근본적으로 다시 해석하고 새로운 조직화형태들을 실험할 필요도 있다. 균열이 열리고 있는 이 역사적인 기회 속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언제나처럼 우리에게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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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나찌당인 민족민주당(Nationaldemokratische Partei Deutschlands, NPD)은 작년과 같은 0.9%를 득표했지만, 작년 보다 1천8백2십명이 준 2만2천1백8십4명의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올 해도 어김없이 헤쎈의 허경영, 국제 우파 아나키당(Anarchistische Pogo-Partei) 소속인 APPD(Anarchistische Pogo-Partei Deutschlands) 후보도 (작년 선거포스터 그대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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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헤쎈 주의회 선거보고는 다음을 참조: http://blog.jinbo.net/cheiskra/?cid=1&pid=1 

2009년 헤쎈 주의회 선거 공식 결과는 다음을 참조: http://www.statistik-hessen.de/subweb/ltw2009/S12.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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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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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 Arbeitermacht
“Sieg des bürgerlichen Lagers, Niedergang der SPD” / Peter Lenz / 09년 1월 21일
http://www.arbeitermacht.de/infomail/404/spd.htm
http://www.arbeitermacht.de/ueberun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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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ouch, Colin. 2008. Postdemokratie. Frankfurt a. M.: Suhrk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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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Z: 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1. “Die Grünen mieden die Falle, die SPD tappte rein” / Daniel Deckers / 09년 1월 20일

http://www.faz.net/s/Rub606F7D1C907A4A7F9C506AE24D76B150/Doc~
E6DB2FD73EBD9449896D9161B5BD7D751~ATpl~Ecommon~Scontent.html
2.
http://event.faz.net/event/landtagswahlen_hessen/live/?go=hochrechnungen
3. http://www.faz.net/s/Rub606F7D1C907A4A7F9C506AE24D76B150/Doc~
E6DB2FD73EBD9449896D9161B5BD7D751~ATpl~Ecommon~SMed.html#F15D7F6755D4496EA71185DFA3F75EA1

4. http://www.faz.net/s/RubFC06D389EE76479E9E76425072B196C3/Doc~

E0C3B200E8A7A492C8CC6AC545B8AF61F~ATpl~Ecommon~SMe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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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 Frankfurter Rundschau
“Wirtschaftskrise schadet FDP offenbar nicht” / Oskar Niedermayer, Interview: Hans-Hermann Kotte / 09년 1월 20일

http://www.fr-online.de/top_news/1662166_Wirtschaftskrise-scheint-den-Liberalen-nicht-zu-schade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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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W: Junge Welt
1. “Hessen nach der Wahl” / Hans-Gerd Öfinger / 09년 1월 20일

http://www.jungewelt.de/2009/01-20/032.php
2. “Ein Gespräch mit Ulrich Maurer” / Interview: Peter Wolter / 09년 1월 20일            
http://www.jungewelt.de/2009/01-20/034.php  
3. “FDP ist Wahlgewinner: Signal aus Hessen” / 09년 1월 20일

http://www.jungewelt.de/2009/01-20/046.php 
4. “Wahlerfolg für die Linke” / Torge Löding, San José / 09년 1월 20일

http://www.jungewelt.de/2009/01-20/019.php?sstr=El%7CSalv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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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x 21
http://marx21.de/content/view/6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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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V: Sozialistische Alternative
“Die Wahlen in Hessen und die LINKE” / Angelika Teweleit / 09년 1월 22일

http://www.sozialismus.info/?sid=2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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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Z: Die Tageszeitung
“Letzte Hoffnung Lagerwahlkampf” / Stefan Reinecke / 09년 1월 20일

http://www.taz.de/1/archiv/dossiers/dossier-hessenwahl-09/artikel/1/letzte-hoffnung-lagerwahlkamp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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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SWS: World Socialist Web Site
“Votum gegen die Große Koalition” / Peter Schwarz / 09년 1월 20일

http://www.wsws.org/de/2009/jan2009/wahl-j20.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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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1 01:40 2009/01/21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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