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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의 꿈

 

청계천의 꿈

 

그건 말야

청계천이 꾸는 꿈이 아닐지도 몰라


내가 아는 청계천의 꿈이라기엔

그건 너무 끔찍하지 않겠어


30여년전 어느 독재자에 의해

청년들의 삶이 파헤쳐진 것처럼


오늘은

낡은 기억이 파헤쳐지고

노점상의 희미한 희망

밑바닥의 삶이 뿌리째 뽑히는


그 꿈은

도대체 누구의 꿈인지 몰라

우리의 기억조차 철거하는 그 꿈은


청계천의 꿈이 아닐지도 몰라

이 세상 누가 꾸는 꿈인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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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만남

1/ 정말 오랜만에 -- 10년이면 "정말"이라는 말이 들어갈만하지 --  고등학교 때 선배를 만났다. 솔직히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할 얘기가 많을거라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저 잊혀진 흔적이나 줏어 먹어볼까... 쉽고 안일한 생각으로...

 

2/ 더이상 운동은 하지 않지만 정치적 삶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는 형는 여전히 운동의 변두리를 기웃거리는 나를 위해 때늦은 해체주의와 디지털 혁명에 대한 장광설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잠깐씩 장단을 맞추어 줄 뿐... 그랬는데...

 

3/ 그런데 느닷없이 튀어나온 "장기전" 얘기는 나의 눈을 번쩍 뜨게 했다. 장기전이라는 말에 심오한 무언가를 얻어가려는 사람처럼... 나는 나대로 깊은 생각에 잠기고 말았다.

 

4/ 장기전이라 함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소소한 전투들이 전체적인 전선 속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함을 의미할 것이다. 한두판으로 끝나는 전투라면 거기에 온 힘을 쏟아붇고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투자하면 될텐데... 지금은 하나의 전투에 아무리 힘을 쏟아붇어도 작은 변화조차 기대하기 힘들다. 그래서 장기전이다. 장기전 속에서 전선은 길고 넓으며 또 다양하다. 무엇이 본질적인 전선인지 불명확하고 개별적인 전투는 많은 경우 역량의 소진으로 나타날 때도 있다. 그래서 장기전이다.

 

5/ 대중없는 운동이라는 게 의미가 있을까? 대중이 의미없다고 하는데 아무리 의미가 있다고 우겨도, 나만은 옳다고 외친대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대중이 운동을 버린 것인가, 아니면 운동이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것일까? 나는 언제나 독야청청한데 타락한 민중이 떠난 것인가? 민중을 읽지 못한 고지식한 내가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것일까? 선배왈 "민중은 항상 그자리에 있어... 어디로 도망가지 않았다구... 정치가들만이 어느날 우르르 몰려왔다가 철새처럼 떠나갔을 뿐"이라고...

 

6/ 대중이 등을 돌린 것을 단순히 방식의 문제로만 돌릴 수 있나? 근본적인 반성 없이?... 사상의 밑바닥을 다시 갈아엎는 본질적인 대공사를 전제하지 않고서... 사고방식과 사상의 기저를 다시 고찰해야 한다는 말... 이제까지 추구해온 것이 진리였다고... 누가 그런 걸 확신할 수 있나... 대중을 사로잡는 사상은 어디로부터 나오는가? 그 또한 현실로부터 나오는 것 아닌가? 공자왈 맹자왈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건 없다는 것... 현실적인 것만을 추구하면 그건 분명히 점진주의와 개량주의로 빠지겠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사상은 공허한 공자왈 맹자왈 유아적 이상주의 아닌가...

 

7/ 대중 항상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활동가라면... 학자가 아닌 활동가라면 그는 언제나 대중 속에 있어야 할 것이다. 대중 속에서 같이 호흡하고 그들보다 단 반템포 먼저 움직이며 같이 가는 거라고... 적어도 5년전이었으면 난 그걸 NL식의 대중 추수주의로, 대기주의, 준비론자로 비판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원래부터 대중운동의 방식이며 우리 운동에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대중 속에서 무언가를 차곡차곡 쌓아가지 않는 한, 우리 운동의 영역내로 대중을 끌어당기는 짧지 않은 시간의 투자가 없는 한... 당분간 계급운동의 미래는 없다는 생각... 그래서 나이 없은 내가 대중추수주의자가 된 것인지... 아니면 현재의 운동 현실이 그것을 요구하는 것인지...

 

8/ 처음 사적 유물론을 접하며... 인간의 역사가 계급투쟁의 역사였다는 말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는 선배... -- 사실은 나도 그랬다 -- 어떻게 인간들끼리 지지고 볶고 싸우는 것이 어찌 인류 역사의 원동력이 될 수 있겠냐고... 정말 어렵게 사적 유물론을 받아 들이기 시작했을 때 생각이 변화하기 시작하고 고통스럽게 사람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사람이 변하는 거... 그게 쉬운 일인가... 뼈를 깍는 고통을 동반하지 않고서.. 지난 삶에 대한 철저한 자기 반성을 동반하지 않은 변화는 다 거짓말이다. 정치적으로 백날 바꾼다고 해도 다음날 비리 저지르는 정치인이랑 다를 것이 없는 비겁한 삶이다.

 

9/ 그것이 운동의 요구라면 또는 혁명의 요구라면 개인을 바꾸는 것이 진정한 혁명가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인권과 요구와 다양성이 아니라 전체 운동에 자신을 종속시키고 운동의 변화에 자신의 변화를 맞추는 삶... 그런 삶이 말처럼 쉽나? 또 뼈를 깍아야 하는 것이다. 관상용 나무의 허리를 비틀듯이... 그것이 내 삶을 비틀어 놓더라도 내가 바꿔야 하는 것이다. 내가 안 바뀌고 대중을 핑게대고 개인주의와 다양성 들이대는 순간... 운동은 진정성을 잃은 한낱 얘들 장난처럼 변질되는 거 아닌가?

그런데 말야 나는 뼈를 깍는 고통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는 걸까? 이런 거 생각하면 갑자기 사람 비참해진다니까~~~

 

10/ 프로가 되자? 오늘 선배랑은 대략 이런 얘기를 나눴다. 10년만에 만나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놀라웠다. 여전히 어떻게 살 것인가가 고민이 된다. 하고 싶은 걸 하며 거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면서 살면 좋겠지만 그게 언제적 레파토린가?  현실적인 고민이 치밀고 올라올 때마다... 너무 자주 이런 거 생각하다보니 세상이 어둡고 어지러워지네... 에이 참~~~ 빠뜨릴 뻔 했는데 팀웍도 중요하다... 사상이 같다고 운동 잘한다는 보장있나... 마음이 맞아야 한다... 팀웍도 스타일에만 한정하지 않는 장기적인 훈련 과정이다. 그렇게 이해해 버리면 편하지 않을까 해서... 끌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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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여행의 기록

내가 원해서 간 여행은 아니었다.

피부병을 호소하는 누이의 애처러움...

보다는 엄니의 무시무시한 갈굼에 짓눌려...

투덜투덜 집을 나섯다.

 

목적지는?

 

"온양온천" v(^^)v

 

대문을 나서서부터 온천탕 문을 열어졌힐 때까지

딱 2시간 20분 걸렸으니...

뭐 그게 "동네 목욕탕 간 거지 여행간거냐"고

쏘아 붙여도 할말은 없다.

어쨌든 전철타고 기차타고 버스까지 타고... 탈 건 다 탄셈...

 

 



무엇보다 이번 여행의 뽀인뜨는 기차여행에 있다...

 

참으로 오랜만에 타보는 기차다...

거기다 오늘 날씨가 좀 좋았나...

 

밥 먹은지 30분도 안돼서 군것질이라고 면박을 주는

누나를 무시하고

계란과 사이다를 샀다. -- 이게 빠지면 기차여행이 안되지...

달리는 기차 안에서의 계란 한 입에 사이다 한 모금이면 만사형통이라는

옛 선현(?선배?)의 말씀이 되살아 오는 순간이었다.

 

뭐라 할까 이번 여행은 여행 자체보다

자꾸만 잊혀져 가는 것을 복원시켜주는 느낌이 들었다.

동네 목욕탕 만한 온천에 가서 때만 벗기고 온게 아니라는 말이다.

 

온양은 작고 아담한 역 만큼이나 아기자기한 구석이 있었다.

휴일이라 북적거리지만 않았다면 아마도 단아한 느낌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온양은 나에게는 낯설지도 않고 또 느낌이 나쁘지 않다.

사진이 있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잘 찍지 못하니 그것도 있으나 마나

 

굳이 온천탕 얘기는 하지 않겠다.

누나에게는 미안하지만 -- 왜냐하면 오늘 경비의 90%를 댔으므로--

솔직히 기존 목욕탕 물에 유황냄새" 빼고는 당채 뭐가 좋은지 알 수가 없었다...

게르마늄 체험실에, 원적외선 마사지, 쑥탕, 약탕을 비롯해 갖가지 사우나실을 겸비한

동네 찜질방이 더 낫겠두만... 한마디로

별로 였다는 말이다.

 

돌아오는 기차에서는 피곤하다는 누나를 꼬득여

맥주를 한잔 했다.

처음에는  새마을호의 꽃(?)인 카페식 라운지에서 대범하게 한잔 쏘는 것이 어떻겠냐고

강력하게 권유해 보기도 했지만 ...

뭐 객실에서 나누는 캔맥주와 커피나도 나쁘지는 않았지...

 

남아서 잘 살지도 못할거면서...

떠날 수없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인양

맨날 엉거주춤 서 있었다.

 

떠나고 싶을 때 과감히 떠나고

더 크게 되서 돌아오면 될 것을 ...

사는게 이렇게 소심하고 우중충했던 거다....

 

그것을 놓치면 세상만사가 끝장날 것처럼

죽어라 한 가지만 붙들고 살아온 것이다. 그게 썩은 가진지 생 가진지도 잘 모르면서...

 

하여 이런 아둔함과 근시한적 사고방식에서 탈피하기 위해서 다음 여행은

 

수안보 온천이나 다녀올까 생각중이다.ㅋㅋㅋ

왜 자꾸 온천이냐고 -- 별로 좋지 않아도 목욕이라도 하면 손해는 안될것 같다는 얄팍한 속셈~^____^ 끌끌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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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미의 금연일기 160일차 (부제 : 푸하하하~~~)

그렇다. 담배 끊은지 160일 됐다.

금연일기는 5일간 쓰고 포기했지만 담배는 오래 끊고 있는 셈이다.

"끊고 있는 셈이다?"

물론 난 아직도 내가 담배를 완전히 끊었다고 믿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금연은 진행형이다.(이런 어처구니 없는 꼬랑지 땜에 언제가 피를 볼지 몰라도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렇다)

 

그렇게 쉽게 믿어 버리기에는 너무 오랜시간 담배를 피워왔기 때문일터...

여전히 담배피는 모습에서

뭔가 애틋한 향수같은 것을 찾아내고자 한다든가...

아주 가끔 금연한 사실이 아깝게 느껴질 때도

 

처음에는 담배의 폐해같은 걸 써볼까  생각했는데...

그게 나에게는 심리적 위안이 될지는 몰라도

타인에게는 금욕주의자의 자기 과시처럼 보일까봐 그만두기로 했다...

 

진심으로 담배가 싫어졌다고 느낄 때...

미련없이...

과감하게 끊어버리고...

홀가분하게...

새인생을 시작할 수 있기를...

이 세상의 모든 흡연자들에게 권하는 바이다...

 

그런데 이것만은 확실한데

담배 끊으면 ...

 

정말 새 인생이 시작된다... 진짜루 v(^______________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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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민주노동당에 좋은 일 많을 것” 진보정당 원내진출, 평가와 과제 - ② 주대환 정책위의장 인터뷰

“올해 민주노동당에 좋은 일 많을 것”
진보정당 원내진출, 평가와 과제 - ② 주대환 정책위의장 인터뷰


심형준 기자

프로메테우스는 진보정당의 원내진출 첫해 활동을 평가하고 앞으로 남겨진 과제를 살펴보는 기획 인터뷰를 마련했다. 두 번째 인터뷰 상대는 민주노동당 주대환 정책위의장. 지난 21일 민주노동당 여의도 중앙당사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2004년 민주노동당의 원내 활동에 대한 평가와 올해 전망, 최근 윤종훈 씨의 사퇴를 놓고 벌어진 파문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그는 민주노동당에 희망을 걸었다. 노동자 민중이 꿈을 키우고 있는 10석짜리 미니 정당에게서 거인의 꿈을 꾸고 있었다.

“한국 사회와 경제 발전 속도를 바라볼 때 급격히 아마도 20~30년 안에는 통일도 이뤄지고 사회민주주의에 가까운 현대적인 사회복지국가가 될 겁니다. 거대한 흐름을 주도하는 민주노동당은 그때쯤이면 아마도 급격히 보수정당화 될 겁니다. 진보정당으로서의 역할은 거기까지고, 임무를 다한 뒤에는 새로운 진보정당이 탄생한다고 보는 거지요.”

21일 오후 민주노동당으로 주대환 정책위의장을 찾아갔을 때 그는 가장 먼저 액자에 담긴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자신과 부인이 어느 봄날 진달래꽃을 배경으로 함께 찍은 사진 속에서 그는 원내에 진출한 한국 유일의 합법적 좌파정당의 정책라인 수장으로는 너무도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정하게 부인의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었다.



올해 전망 … 한국노총까지 조직 확대 예상

주대환 정책위의장은 먼저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 이후 활동에 대해 “일단 원내 활동만 본다면 시민단체나 언론에서 상임위 별로 베스트 의원에 들어가는 것을 볼 때 일단 선수들이 강물에 뛰어들어 적응은 했다고 볼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그 선수들이 당의 정책을 얼마나 의회 내에서 의제화, 법제화 시켜냈느냐 하면 아직은 썩 만족할 만하지 않다고 냉정한 평가를 하고 싶다”며 “일단 첫 원내진출 후 비행기가 연착륙은 했다”고 말했다.
올해 전망에 대해 물었다.

“올해 전망이라? 올해도 당에 좋은 일이 많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원내진출 이후에 겪은 혼란과 충격들도 제자리를 찾아 수습될 것이고, 본격적인 활동 특히 진보적 의제들을 원내외에 좀 더 쟁점화 시키는데 진일보하게 될 것이라 봅니다.”  

그는 올해 민주노동당의 조직적인 기반이 한국노총까지 확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 면에서 당이 질적 발전을 겪으며 그동안 운동권 정당으로 성장해온 민주노동당이 대중적 정당으로 채질개선에 따른 변화가 이뤄질 겁니다. 이 과정을 거치다 보면 운동권적 정파 대립으로부터도 자연스럽게 벗어 날수 있겠지요.” 

“사회당과의 통합은 … 글쎄요”

주 의장은 사실 몇 년 전에 사회당과 민주노동당간의 통합을 추진하다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그는 올해 좋은 일이 많아져서 사회당과 통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걸면서도 몇 년 전 경험을 털어놨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무엇을 해서라도 반드시 합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당시 노회찬 총장이나 권영길 대표에게서도 나왔지만 몇 달이 지나도 진척이 없었어요. 그렇게 답답하던 차에 내가 나서서 당시 사회당 최혁 씨와 구체적인 안을 만드는 작업을 했어요. 그 자체는 나쁘다고 할 수 없는데 밀실협상이다 뭐다 갖은 비난이 쏟아졌지요. 우선 안을 만들어야 내용이 공개되고 제안도 할 수 있고 당원들이 평가 할 수 있는 것인데.”

“그러나 시기적으로 너무 늦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에 대한 조율도 늦어졌고 아쉽게 안 되게 됐지요. 그래서 나를 공격하던 사람들은 내가 그것을 크게 잘못한 것으로 평가를 내리는데...”

“사회당과의 합당은 민주노동당이 몸이 달아 있을 때 했어야 하는데, 그 전 해에 동대문하고 구로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해 고배를 마시고 위기감이 고조됐을 때였지요. 그 위기감이 사회당과 통합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로 자연스럽게 연결됐고, 그럴 때 했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민주노동당은 지금 포만감에 생각이 없단 말이에요”

“나는 사민주의자”

주 의장은 스스로를 사회민주주의자라고 불렀다.

그는 “70~80년대 독재정권을 겪으면서 사회민주주의는 개량이다, 혁명에 반하는 것이다라는 말들이 공공연하게 나왔고 아직도 사민주의다 하면 나쁘게 보는 운동권 사람들이 많다”면서도 주 의장 자신은 유럽의 진보정당이 정권을 잡은 뒤에 보수화로 진행되면서 보인 모습의 사민주의가 아닌, 한국 현실에서의 좌파적 합법정당에 걸맞는 사민주의자를 자처했다.

“나는 공공연하게 말하지만 사회민주주의자입니다. 민주노동당이 앞으로 미래의 역사에서 한국노총을 아우르고 사회당과 녹색당의 흐름들을 아울러서 한번쯤 어떤 예를 들면 당의 이름도 사회민주당으로 바뀔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내부의 모든 문화도 현대적인 것으로 바꾸고, 사민주의는 한국에서 이런 것이다 보여주고 싶어요”

“유럽의 사민주의는 이미 사회민주주의 체제를 만들어서 그 체제를 유지하다 보니 보수당이 됐고 신좌파 등이 나타나서 사민주의의 보수화를 비판하고 있잖습니까? 이는 당연한 현상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후기 자본주의로 급격하게 변화해 왔지만 거기에 상응하는 좌파정당은 아직 없었단 말이지요.”  

때문에 그는 한국에 형성되고 있는 진보정당의 흐름이 아직은 유럽의 사민당들과는 달리 진보적 체제를 구축해야하는 중요한 역할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 의장은 또 현재 사회당과 녹색당 등 좀 더 래디컬한 세력들이 한국의 사회민주당 출현을 도와 당내에서 좌파로서의 역할을 한다면 일정 단계에 가서는 보수화될 민주노동당과 차별된 새로운 진보정당을 출현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를 걸었다.

다음은 주대환 정책위의장과의 일문 일답이다.

프로메테우스 :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을 평가한다면 ?

주대환 : 한나라당의 지금 모습은 여당을 궁지에 빠뜨리기 위해 자기 자신도 빠지는 형국이다. 그러나 당장에는 여당 지지율이 더 나빠져 작전이 성공하는 듯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자신들의 수구꼴통 이미지가 누적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열린우리당도 그 내부구성이 복잡하다고는 하지만 집권여당으로 총선에서도 압도적 승리를 했으면 그 여세를 몰아 최소한 몇 가지 정도는 해 냈어야 했다. 이것이 개혁이고 역사발전 방향이라고 국민에게 당당하게 제시하는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당장에는 지지를 못 받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지지율이 상승 할 수 있지 않았겠나.

“첫 원내진출 후 비행기가 연착륙은 했다”

프로메테우스 : 민주노동당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면?


주대환 : 일단 원내 활동만 본다면 시민단체나 언론에서 상임위 별로 베스트 의원에는 들어가는 것을 볼 때 일단 선수들이 강물에 뛰어들어 적응은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선수들이 당의 정책을 얼마나 의회 내에서 의제화, 법제화 시켜냈느냐 하면 아직은 썩 만족할 만하지 않다고 냉정한 평가를 하고 싶다. 일단 첫 원내진출 후 비행기가 연착륙은 했다.

프로메테우스 : 민주노동당의 공약은 아직 선언적이고 대중에게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주대환 : 지금 당의 자체 실력에 비해서는 과분한 기대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5% 전후의 어마어마한 지지를 받고 있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민주노동당을 지지할 때는 무언가 기대하는 바도 있고 이유가 있겠지만, 거기에 얼마나 부응을 하고 있느냐 묻는 다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그 부응이라는 것의 핵심은 현대적인 복지와 사회안전망으로써의 무상교육 무상의료 체제 등인데, 한국자본주의가 한참 성장하는 개발도상국의 중진국 적인 단계가 아니라 이제는 성숙한 자본주의 모순이 극대화 돼서 나타나는 후기자본주의 단계에 들어선 지금 이 시대, 현 단계를 살고 있는 대중들이 진보정당에 걸고 있는 기대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책 공약이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원내 정치 무대에 들어가지 않고서는 그 구체성이라는 것이 나올 수 없는 것이고 보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은 하나마나한 비판이 될 수 있다. 아직 물 속에 들어가지 않은 놈 보고 왜 옷이 말라 있느냐 하는 것과 같다. 물에 들어가야 물에 젖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는 작년에 원내진출을 했지 않나.

당의 통일과 사회민주주의 두 가지 길

프로메테우스 : 당은 통일과 사회민주주의라는 두 가지 지향이 있는데?

주대환 : 나는 통일이라는 큰 과제가 해결되지 않다 보니 통일과 사회민주화가 같이 동시에 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래서 당에 통일에 대해서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온전한 국민국가를 형성을 해야 된다는 의미에서 남한은 아직 정상적 국민국가가 아니다. 국보법 문제는 분단이 바로 존재의 근거가 되고 있다. 또 국보법은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아직 남한은 현대 민주주의 국가로 볼 수 없다.  

나는 통일과 사회민주주의를 2, 30년 안에 거의 비슷한 시기에 볼 수 있을 것이라 여긴다. 이 땅의 통일이라는 것이 독일과 크게 다르지 않게 달성 될 것인데, 남한은 이미 온전한 국민국가에 90%까지 다가갔는데 이제 사회민주주의 체제를 만들어 굉장히 좋은 나라를 만들면 통일이라는 것이 더 빨리 다가 올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 정파대립의 최고 전성기, 구시대의 유물은 곧 사라질 것”

프로메테우스 : 정파는 언제쯤 사라질 것으로 보나?

주대환 : 정파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 72년부터 87년까지 파쇼체제 15년과 그 뒤 민주화 과정의 15년간을 합쳐 거의 30년간 형성된 군사독재에 저항하던 관념이었다. 정파란 이제 역사의 흐름과 함께 소멸될 수밖에 없다. 현재 양자는 서로 비판하지만 시대착오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당은 이미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당원이 늘어나면서 정파의 영향을 안 받는 당원들이 더 많아지고 있는데 정파가 이 같은 재생산 속도보다 더 급속히 확대되 나간다면 모르지만 지난 시기의 관념이라는 것이 일반 대중에게 이해가 될 리도 없고 오히려 정파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 않나.

그렇게 보자면 지금이 정파대립의 최고 전성기라고 볼 수 있을 것이고 앞으로 더 심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한다.

윤 연구원 문제, 노동시장의 룰을 따르지 않으니 문제가 발생한 것

프로메테우스 : 윤종훈 연구원 사퇴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당이 고급인력에 대한 활용능력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주대환 : 단순히 돈의 문제는 아니지만 당이 전문가를 고용했는데 정상적인 노동시장의 룰을 따르지 않고 좋은 사과는 먹으려 하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또 윤 회계사처럼 배고픔을 참고도 일을 하는 고급인력들에게 당이 최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책 정당의 생명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봐야 할 때다.

당은 또 이번 윤 연구원회계사 문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때다. 한편으로 윤 연구원이 다소 과격한 방식으로 우려하고 지적한 문제도 실제로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당의 정체성이라 할 부유세가 의원들과 최고위원들에 흔들려서 되겠느냐는 지적에 나도 동의한다. 다만 나는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도 본다.

프로메테우스 : 최근 정책연구원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나?

주대환 : 민주노동당이 정책연구원이라는 제도를 한국에서 처음 도입하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고 위상도 제자리를 잡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의원실에서 연구원들을 부려먹기만 하고, 성과는 모두 가져간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의원실은 아무래도 어떤 외부의 압력들이 많아 흔들리기도 할 수 있지만 연구원들이 그 중심을 잡고 당론의 원칙을 지켜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원내 진보정당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연구원들이 지금처럼 사기가 떨어지는 부분은 결국 두 가지다. 하나는 가난하다는 것하고 또 하나는 일이 재미있도록 만족감을 줘야 하는데 실제로 내가 취임하고 나서 7개월간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고 제대로 여건을 마련해 주지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프로메테우스 : 복안은 있나?

주대환 : 연구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우선 당이 연구원들 격려해서 스타 연구원을 키우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모 연구원의 강의를 들어보면 상당히 반응도 좋아 보다 많은 연구원들에게 당내 유명 연구원으로 클 수 있고 성취욕을 채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줄 계획을 갖고 있다. 또 당초에 약속했던 부분까지 지켜내도록 많은 협의를 하고 있다.

2005/01/25 [17:16] ⓒpromethe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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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

 

봄기운


잠든 거라고 오해하지 마

봄기운이 살랑이며

내 귀에 속삭이는 소릴

듣고 있는 거야

온 몸으로

땅의 고단한 겨우살이의

영웅담을 느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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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사투 사진


 

▲ 2004년 8월 민영화 반대 행진을 진행 중인 코사투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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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 소리

다시는 돌아 보지 말자고 생각했다

어리석게 뒤돌아보지도 눈치 보지도 말자고...

 

그렇게...

또 그렇게...  

곱씹어 보았다

 

"딱히 갈 곳이 없어서가 아니다

현재로써는 최상의 선택을 한 것이다

 

절망적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니다

흔쾌히 발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죽어가는 자의 자기 암시가 아니다

현실을 꽤뚫어 보는 자의 자기 확신이다"

 

브레히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다시 봤다

"강한자는 살아남는다"는 말이 왜 부끄러웠을까?

그 마지막 어구를 지금까지 이해하지 못했었다.

 

이제는 알 것 같다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그런데

왜 자꾸만 가슴이 서늘해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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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떡

 

찹쌀떡

 

 

아주 오래 전

혹은 기억 속에 어렴풋한 시간


내 나이의 앳된 어머니가

단칸방의 신혼살림에

단정하게 누워 계신다


겨울밤, 추위보다는

불안한 삶의 시작이

더 시렸던 시간들


작게 웅크린 공간 너머

어둑한 골목길 어귀에서

들려오는

"찹쌀떡 사려~ 메밀묵"


그 공간 사이에

어머니는 여전히 오지 않는

따스한 세상을

아로 새기신다


그때가 좋았다고

그러나 결코 돌아갈 수 없고

돌아갈 여력도 없이

어머닌

맛이 변한 찹쌀떡을

그저 오물거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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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합의주의, 노동운동 위기논쟁, 그리고 현장>- 사회주의 포럼 5차 토론회 참관기

"사회적 합의주의, 노동운동 위기논쟁, 그리고 현장"

- 사회주의 포럼 5차 토론회 참관기


지난 12월 11일, 숭실대 사회봉사관에서 "사회적 합의주의, 노동운동 위기논쟁, 그리고 현장"을 주제로 사회주의 포럼 주최의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날 토론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의견을 접하기가 쉽지 않은 단체들이 패널로 참석해서인지 평소보다 많은 방청객이 참석했다.

그런데 실제로 진행된 토론회는 시간상의 제약과 참석자 간의 상이한 입장 차이로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 것 이상으로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또한 논의가 실천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되지 못함으로써 생산적인 논쟁에 이르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적 합의주의, 노동운동 위기논쟁, 현재 불파투쟁을 중심으로 한 현장운동의 방향성"등 굵직한 현안들에 대해 각 운동세력의 입장을 재정리하고 이후 새로운 논의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토론회의 성과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날 본 토론은 양준석 울산노동자신문 대표와 박성인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부소장이 기조 발제한 내용(『울산노동운동 사례』,『사회적 합의주의, 노동운동 위기 논쟁에 대하여』)을 바탕으로, 기본발제에 대한 김광수 평등연대 의장, 양효식 현장노동자대표, 최영익 미래연대 사무국장이 각각 자기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후 토론은 발표자, 패널, 청중을 망라하는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논의는 양준석 동지의 발제와 관련하여 현자 불파투쟁에 대한 평가와 박성인 동지의 발제내용에 따라 사회적 합의주의, 전노투에 대한 토론으로 모아졌다.

※ 참관기는 주발제보다는 이날 나왔던 발언들을 재구성하는 형식으로 서술했습니다.(편집자)







"현자 불파투쟁, 정규직에 의존하지 않는 비정규직의 독립적인 투쟁으로 나아가야"
"마지막까지 정규직 노조와 불파투쟁 함께 하기 위한 노력 경주할 것"



이날 토론은 우선 양준석 동지가 발표한 울산노동운동, 특히 현자 불파투쟁에 대한 중간 점검과 현자 정규직 노조에 대한 태도 문제가 부각되었다. 특히 정규직 노조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는 관련 정치조직운동에 대한 평가와 태도로까지 논의가 확대되었다.

기조 발제에 대해 첫 패널 발표에 나선 양효식 동지는 "현자 불파투쟁은 또하나의 갈림길"이자 "마지막 갈림길이다"며 의미심장하게 발언을 시작했다. 양효식 동지는 직접 현자 이상욱 집행부를 겨냥해 지난 총파업 당시 현자 정규직 노조의 잘못을 꼬집었다. 파견법 개악 저지 전선에서 사실 최대의 동력이 현자노조인데, 사실 기대 많이 했는데 실망 또한 많이 했다는 것이다. "실제 민주노총 지도부가 총파업을 유보하고 수위를 낮추"자, "현자노조도 이에 맞춰 29일 파업은 철회하고 잔업 특근거부도 철회하였다. 이렇게 총파업 전선이 유실되었"다며, 이번 총파업 전선이 유실된 것에 현자노조 집행부도 일정정도 책임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어서 "(이제까지 보여준 모습이 이러한데) 현자 정규직 노조가 불법파견투쟁을 열심히 하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양준석 동지의 발제에 대해 "정규직 노조만 쳐다볼 수 없다"며, "발제자도 생산에 대한 타격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이야기하는데 비정규직 노조가 생산에 대한 타격을 하는 전면적 투쟁을 잡아야 한다."며 정규직 노조에 대한 현자 비정규직 노조의 태도변화를 강조했다. 특히 현자 비정규직 노조에 대해서는 "현자 비정규직 노조 여러 투쟁을 거치면서 할거다 했고 올때까지 왔다"며 앞서 생산에 대해 타격을 주는 투쟁과 같이 비정규직의 독자적이고 강력한 투쟁을 조직할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현자 정규직 노조에 연연하지 않는 독립적인 투쟁을 강조한 양효식 동지의 발언에 대해 양준석 동지는 "(정규직 노조에 의존해서 투쟁이 가서는 안된다) 그러나 동시에 마지막 순간까지 정규직노조가 불법파견 투쟁을 함께 하기 위한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고 말한 후 캐리어 투쟁의 예를 들며 "하청노동자들이 대가리 박고 들어가면 돌파된다는 것이 일반적 경험인데 이게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걸 배웠다 … 문제는 캐리어 패배로 배운 경험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실제적으로 이기는 싸움으로 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 불파투쟁에 대해 양효식 동지와 각론상의 차이점을 드러내는 듯한 늬앙스를 풍기기도 하였다.




▲이날 사회를 맡은 사회주의 포럼 회원 남궁원 동지(왼쪽), 발제자로 나온 한노정연의 박성인 동지(가운데)와 울노신의 양준석 동지(오른쪽)



"노조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정치조직의 역할을 분명히 하자"
"노조 내부에서 노조관료주의에 대한 투쟁 필요"



한편, 김광수 동지는 다른 수준에서 현자 노조에 대한 평가 입장을 제출하기도 하였다. 김광수 동지는 양준석 동지의 발제에 대해 "핵심은 정규직 노조에 대한 태도인 듯 하"다며 현자 이상욱 집행부를 세웠던 노힘에 대해 "솔직히 이상욱이 노힘인데 노힘은 뭘하고 있었나?"며 총파업 국면에서 현자의 파업을 조직하지 못한 것에 대해 현자 집행부뿐만 아니라 이를 견인하지 못한 노힘에 대해서도 강하게 책임을 물었다. 이어서 김광수 동지는 "(남한에서) 현장의 선진활동가가 자신의 정파없음을 자신스레 이야기하는" 이해할 수 없는 경향이 있다며 "현자 조합원은 이상욱을 정치적 선택으로 뽑았느냐? … 선거에서 내세운 것이 전투성이거나 보다 많은 요구, 현자의 정서 조직하겠다는 정도에서 당선되었"다며 남한 노조운동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김광수 동지는 "독일에서는 공산당 계열, 사회당 계열이 대의원 리스트를 확보하고 여기에서 대의원을 정하는 분위기에서 운동한"다고 독일의 예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지도부가 조합원의 정치적 선택으로 뽑혔다면 정치적 행동을 요구할 수 있"지만 현재 남한 그렇지 못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정치조직(노힘)도 함께 평가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맥락에서 최영익 동지도 "현재 (노동운동)의 위기는 정치운동, 정치지도력의 위기로 평가되어야 한다"며 노힘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최영익 동지는 노동운동에서 정치조직의 독자적인 역할성을 강조한 후 이상욱 집행부와 노힘을 지목하며 "자신의 조직에서 지도부가 나왔다. 이 집행부는 노조가 병든 점을 깨고 이를 위해 모든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이를 못하고 이를 비호하는 정치조직은 떼내어야 한다. 어떤 투쟁이든 자기에 속한 성원이 일반적인 조합주의와 구별되는 행동을 하라고 강제하고 입증해야 한다"고 말해 이상욱 집행부의 잘못을 바로 잡지 못한 노힘의 실책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특히 이어진 발언에서 "노조 좌파 관료의 뒤를 쫓고 이를 통해 뭔가 큰 것을 이루려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선을 넘어선 세력과 단절하고 지금 무엇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는 가를 정확히 세우고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고 말해 노힘에 변화된 행동을 촉구했다.

김광수 동지와 최영익 동지 양자 모두 현 불파투쟁을 평가하는 가운데 정치조직의 독립적인 역할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 하기도 했다. 김광수 동지는 "사회적 위기에 총체적 전망을 제기하며, 자본주의 반대 태도 말하며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공공연히 이야기하며 당선된 (노조) 지도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선행되어야 할 것은 우리에게는 혁명정당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선결되지 않으면 노조에서 지도력 위기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해 현 시기 노조를 뛰어넘는 정치운동의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최영익 동지의 경우도 "정확한 사회주의자의 결집이 필요하다. 강령적 논쟁이 아니라 정치조직적 노선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전투적 조합주의 수준이 아니라 정확한 깃발을 가진 수준으로 자신들을 드러내야 한다. 이러한 방향을 합의한 세력이 길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해 현 시기 조합운동을 뛰어넘는 정치운동의 역할에 대해 강조하기도 하였다.

한편 양효식 동지는 토론회 말미에서 "지금 운동 지형이 정치조직 대 대중조직으로 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해 앞선 패널들과 다른 입장을 제출하기도 하였다. 양효식 동지는 현재 '정치조직의 힘 없음'을 강하게 역설한 연후에 "계급적 좌파의 지도력이 어디서 형성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민주노총, 연맹, 대공장 관료들과의 투쟁에서 지도력을 전취하는 것에서 구축된다. 이 능력 없으면 지도력은 공염불이다. 대중조직 안에서 공동투쟁 공동전선 계속할 수밖에 없다 . 관료가, 사회주의 투쟁 조직 안 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생존권 방어도 제대로 안해서 문제다. 여기 지도력 전취하지 못하면 다른 데서 못 만든다."고 말해 대중조직 질서 내에서 관료와의 비타협적인 투쟁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른 한편으로 사노신의 정현수 동지는 지난 총파업 과정을 평가하는 속에서 "총파업이 성사되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라 총파업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투쟁이 형성되고 있는지 어떻게 여기에 결합할지 이 투쟁을 사회주의적 노동운동으로 바로 성장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 직접적 결합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 후 현 시기 정치운동의 역할에 대해 "부분적 요구투쟁, 대중의 사활적 문제를 가지고 투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회주의조직이라 자임하는 우리가 대중과 결합하고, 사회주의를 선전선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치운동의 필요성 뿐만 아니라 과제와 방향성의 측면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불파투쟁과 관련해 백철현 동지가 "정규직화된 비정규직이 과거의 처지를 망각하고 투쟁에 나서지 않는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 금타투쟁을 긍정적으로만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다함께 소속의 참석자가 "금타투쟁이 완전한 투쟁은 아니지만 의미가 폄하되어서는 안된다"고 반론에 나서 금타 불파투쟁 평가가 논쟁으로 확산되는 듯 했다. 그러나 사회자의 제지로 논의가 이어지지는 못했다.

현자 불파 투쟁과 관련된 논의의 대부분은 공통적으로 '현자 이상욱 집행부와 노힘'에 대한 비판적 태도로 모아졌다. 그런데 비판의 강조점이 달라서 참석자들 각각이 다양한 수준과 각도에서 현자 불파투쟁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회적 합의주의를 둘러싼 미묘한 시각차


이날 토론회는 가장 손쉽게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판단했던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해서도 미묘한 입장의 차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광수 평등연대 의장은 박성인 동지의 기조발제에 대한 입장을 제출하며 "합의주의는 한마디로 타협주의, 사민주의이다. 이 땅에서 사민주의가능성 없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한 토론에 동을 떴다. 김광수 동지는 이어진 발언에서 "지금이 사회적 위기이다"라고 전제한 뒤 박성인 동지의 발제에 대해 "이제 공공연하게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시장주의냐,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를 말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 의사를 표명했다. 이러한 논지는 이후 "이를 위한 사회주의 세력의 단결, 하나의 강령 아래 융합의 노력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나아갔는데, 이는 앞서 남한에서 사민주의(사회적 합의주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과 함께 사회적 합의주의를 뛰어넘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해된다. 이와 유사하게 미래연대의 최영익 동지도 기조발제에 대한 입장에서 "합의주의에 대한 반대는 사회적 합의주의 반대가 아니라 자본주의 반대다. 그래야만 합의주의 반대가 선진노동자에게 명확한 길을 제시"해 줄 수 있다고 해 사회적 합의주의 반대를 넘어서는 근본적인 대안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이일재 동지는 "사회적 합의주의의 반대를 반자본주의로 (확대)하면 곤란하다"고 말해 특정 상황에 대한 특정한 전선과 전술문제 다루어야함을 역설했다. 현재는 "한국 자본에 어떻게 포섭되어서는 안되는가"라는 측면에서 사회적 합의주의에 반대해야 한다"라고 해 사회적 합의주의의 문제가 자칫 자본주의 모순으로 일반화되는 경향을 경계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한편 정현수 동지의 경우 "반대 입장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현재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반대 내지는 국민파에 대한 반대로 그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한 극복방안에 대해서는 "사회주의 강령과 전술적 슬로, 부분적 요구 투쟁을 발전시키는 속에서 실질적인 대중투쟁을 통해 극복되어야 한다"며 "합의주의에 대한 반대전선이 중요한 전선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정규직 비정규직 공동투쟁도 기존의 정파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대중의 요구, 상태와 조건에 근거해서 함께 투쟁하는 조건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한편 다함께 소속의 한 동지는 "(김광수씨가) 사민주의 가능성 없다고 말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고 대립각을 세우기도 하였다. 즉 "사민주의는 노조 관료주의의 정치적 표현과 노동자들의 불균등한 의식을 바탕으로 존재하는 것이기에 개량주의가 존재하고 있다"고 하며 러시아에도 멘셰비키라는 개량주의가 존재한 예를 들어 "사민주의 가능성 없다는 (김광수)의 말은 섣부르"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제기가 전체적인 논쟁으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전노투, 공동투쟁의 기반으로 기능할 것인가


전노투와 관련한 토론은 '전노투의 위상, 역할에 관한 논쟁'이 이미 신문지상과 전노투 게시판을 통해 몇 차례 오간 상황을 반영하듯 방청객의 예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실제 논의는 논쟁적인 방식보다는 전노투에 대한 기존의 입장들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으며, 정리발언식으로 간단하게 진행되었다. 이번 전노투에 대한 논의에서도 앞서 현자불파투쟁 논의 때와 같이 특정 정치조직에 대한 평가 문제가 부각되기도 하였다.

김광수 동지는 "(좌파의) 상상력이 제한되어 있다"고 운을 띄우며 (이번 총파업 국면에서 전노투의 대다수 세력들이 노조의 결의 확보, 총파업을 하루라도 더 연장시키는 것에 자신의 활동을 한정시킨 것에 대한 한계를 지적하였다. 이어서 "상상력이 대중조직이 열어논 판에서 고민하면 쳇바퀴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며 "전노투의 호소 방식은 (기존) 대중조직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중운동을 직접 조직하고 선진층과 결합해야 한다"고 말해 이후 전노투의 능동적인 전술로 활동방식을 변화시킬 것을 주문하였다. 한편 최영익 동지의 경우는 자본주의의 파국적 위기 상황에서 비정규직 운동의 역할을 강조한 후에 "정규직운동이 무엇인지 정확히 물어야 한다. 갈라치더라도, 갈라치면서 변혁적 전망을 말하지 않으면 다른 전망은 없다. 이것이 합의주의가 제기된 방식의 뿌리"라고 말해 특정 정치조직의 태도변화를 강요하는 듯 했다. 특히 이어진 발언에서 "정규직 내 귀족적 세력을 쳐내면서 소수일지라도 선진노동자를 조직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 과제에 복무하고 함께 투쟁할 수 있는 한 언제든 열려있다. 전노투가 이것에 기여한다면 언제든 들어가겠다"고 말한 부분은 전노투에 대한 미래연대의 현재적 평가와 전노투 참가의 전제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효식 동지는 앞선 최영익 동지의 발언을 의식한 듯 "근본적 수준에서 공동적 지반 없다. 전노투는 혁명적 사회주의의 공동 기반은 아니다"고 말할 수 있지만 " 생존권 방어 투쟁 그리고 이를 기피하는 세력에 대한 공동투쟁으로는 유의미하고 그런 의미에서 공동지반은 있다"고 말해 전노투가 사회적 합의주의 반대 / 생존권 사수투쟁이라는 관점에서 의미 있는 조직체임을 강조했다. 또한 양효식 동지는 지도력 구축과 공동의 지반 문제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전선, 부분적 요구 전술 이거 가지고 공동의 틀로 해야 한다. 노조에서 하고, 노조에서 지도력 전취하고 전노투에서 지도하는 속에서 좌파의 지도력이 만들어지지 않겠는가."라고 하며 향후 전노투의 임무를 제기하였다.

노힘의 선지현 동지의 경우 토론회 내내 계속된 참석자들의 노힘 비판을 의식한 듯한 발언을 제출하기도 했다. "전노투는 (개별적인) 능력으로 당면한 국면을 돌파 할 수 없다는 한계로 결성되었으나 (그동안) 화려한 말만큼이나 실천한 것은 거의 없어 좌파의 힘없음을 실감했다"고 전노투 결성계기와 기간 한계점을 함께 지적한 후 "현자노조가 잘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힘의 오류를 인정한다."는 발언했다. 그런데 이어진 발언에서 "그러나 이와 더불어 비정규 주체 내부에 목적의식적 주체가 없는가. 있다. 중요성 인식하고 목적의식적 대오 투입하였다. 그 대오는 비정규직을 어떻게 조직할지에 착목해야 한다. 거기에서 보면 그 대오는 조직을 안하지는 않지만, 또 한편의 대리주의에 가두어져 있다."고 말하며 그러한 대리주의의 예로 지난 총파업 국면의 크레인 투쟁을 제시했다. "비정규직이 어렵게 (크레인에) 올라갔고, 전노투는 국회 폐회까지 어떻게 이 투쟁을 엄호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제출하는 순간 비정규직 투쟁을 교란하는 주체로 지목받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비정규 내부에 존재하는 목적의식적 주체의 대리주의를 보았다"고 발언해 전노투에 참가하지 않은 특정조직을 직접 지목하는 하는 듯한 뉘앙스의 비판적 입장을 제출하기도 하였다.

이 발언이 끝나자마자 최영익 동지는 즉각적인 발언을 통해 "실제 대중을 안내하는 공간은 투쟁하는 노조이다. 투쟁도 존재하지 않는 일부 현장조직에 기생하는 것보다. 힘이 없으니까 모인다고 해서 지도력 안 생긴다. 이보다 차라리 현장에서 기자. 싸우면서 지도력을 형성하려고 노력하자. 전노투가 제한적인 전선에서라도 운동을 밀어갈 수 있는 실제 공간을 만들면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해 앞선 선지현 동지의 발언에 대립각을 세웠다. 이와 같은 대립은 특정 조직에 대한 기회주의 발언까지 나오며 격렬한 양상으로 발전하는 듯 했으나 사회자의 제지로 더 이상 논의가 진행되지는 못했다.

마지막으로 양준석 동지는 "울노신 참가하지 않지만 공동투쟁의 필요성에 때문에 모인 전노투의 취지에 대해 인정한다"고 말하며 향후 전노투와의 공동투쟁의 여지가 열려있음을 시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단결의 기초 또한 중요하다. 이상욱 집행부는 이제 누구나 인정하는 사회적 합의주의자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사회적 합의주의를 반대한다면서 자신의 치부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세력이 (전노투 내에) 있는" 것에 대해 지적한 후 "노힘이 정치조직으로 다시 서기를 바란다"고 말해 노힘의 태도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전노투에 참가하기 힘들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속적인 공개토론의 자리가 필요하다.


이날 사회자는 참석자들의 발언을 정리하며 "오늘 토론에서 사회적 합의주의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다르고 전노투라는 공투체를 바라보는 시각 달랐다"고 말해 이후 이날 핵심적으로 논의되었던 현자불파투쟁과 사회적 합의주의, 전노투에 대한 입장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기도 하였다. 한편 이날 대부분의 논의는 전노투 참가와 문제를 둘러싼 지난 논쟁들과 특정 조직에 대한 평가문제가 미묘하게 결합되는 양상으로 진행되었으나 논의가 극한 대립으로까지 번지는 않았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는 노동운동의 위기와 총파업 국면에 대한 중간 평가가 준비되기도 하였으나 핵심적인 논의로 발전하지는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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