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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너를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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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면 백 명의 회사원들이 이 작은 골목을 지나간다.

그 중 약 오십 두 명은 옆 가게인 중국집으로 들어간다.

그 중 여섯 명이 보물찾기 하듯이 낙지쿡에 들어온다.

 

보기에 좋지도 않고 골목 미관을 헤치는 듯 해서 얌전하고 작은 간판을 걸었더니 여기 이곳에 식당이 있다는 것을 거의 알리지 못한 모양이다. 

"커다랗고 눈에 띄는 간판" 이야기가 다시 나온다.

"저렴하고 저해한 간판" 이야기와 몇 번의 논의가 오고 간 후 이 녀석을 불렀다.

현수막 베너라고 불리는 저렴하고 눈에 띄고 적당히 커다랗고 저해한 친구다.

 

이 친구가 길에 서서 조용히 홍보를 하기 시작한 후 백 명의 회사원 중에 약 십오 명이 낙지쿡을 알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음 날엔 그들이 친구들과 함께 다시 온다.

이제 열한시 사십분 에서 열 두시 삽십 분 까지는 홀이 회사원들로 가득 찬다.

약 한 시 쯤에는 그 모두가 간다.

남산으로 커피 마시러 가는 듯 하다.

 

새로 온 친구 덕에 점심 시간은 알차게 보낸 수 있게 되었다.

그럼 그 후 오후시간은 어떻게 해야 심심하지 않을까.

"아! 심심해요! 전 심심한게 싫어요!!" 장기 아저씨가 마루에 누워서 투털대신다. 

전단지와 실사출력 광고, 명함 등등 여러가지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이야기가 속속 들리기 시작한다.

다~ 뒤로 하고 밭으로 도망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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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농법이라고 해도 좋을까.

무성한 잡초 사이사이에 빨간 고추가 보인다.

비사이로 고추를 따며 웬지 고추나무 곁에 사는 잡초들이 온갖 난관으로 부터 고추나무를 지켜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잡초들과 영양을 나누느라 고추나무가 좀 작다는 것을 빼고는 이 빗속에서도 병들거나 외로워하지 않고 잘 살아가고 있는 듯 하다.

비닐 봉다리에 빨간 고추 초록 고추를 담아 재호 아저씨가 식당으로 가져가신다.

다음엔 볶음용으로 초록 고추를 듬북 따가야겠다.

 

엄대표의 집에서 쌀이 한 가마니 올라왔다.

음 이것도 좋다.

식재료들이 점점 알차게 꾸려지는 듯해서 기쁘다.

다음 주에는 장기 아저씨의 '심심함'에 대해 함께 고민해봐야겠다.

 

식당과 농장 일꾼 여러분이 주말을 심심하게 보내시길...

진심으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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