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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04
    새 달 맞이(1)
    밥이보약

새 달 맞이

사랑밥 낙지쿡을 연지 한 달이 지났네요.

맨날 계산기 잡고 이렇게 저렇게 뚜드려 보고 있는 공룡을 보고 동료들이 킥킥 웃습니다.

 

"다르게 뚜드리면 좀 낫겠니?"

 

그렇습니다.

조금도 낫지 않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럼 다른 사람이 뚜드려보면 좀 나을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 별 다른 결과가 있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식당이란게 그렇다고들 합니다.

문을 연 후에 세 달을 잘 견디고 나야 슬슬 분위기가 잡히고 돌아가기 시작한다고.

마을기업이니 뭐든 동네 분들한테 좋은 영향을 드려야 할텐데...

아직은 스스로 서기 연습을 더 해야 하는 모양입니다.

 

한 달 살림을 추스리고 그동안 들인 노력을 돌아보고 손에 들어올 것 같지 않은 임금을 상상하느라 잦은 모임과 대책마련 회의를 했습니다.

 

'아, 우린 웬지 외인구단인 것 같다.'

'한 사람 한 사람 다 까칠하고 찌질하고 진상이다.'

'그런데도 뭔지 서로 참 좋아진 것 같다.'

 

"어디 가서 이런 괴짜들이랑 놀아볼 수 있을까."

"알면 알 수록 우리 다 천사들인거같어."

"더 가보는거지."

"고생 많았어."

"난 다~ 재밌더라."

 

실은 재미있습니다.

아침에 나와 서로 탱탱 부은 눈두덩이 보는 것도 재미있고 늘 새로운 찌개에 달걀 후라이 비벼 먹는 것도 재미있고 딸기우유 쵸코우유 나눠 먹는 것도 재미있고 꾸벅꾸벅 졸면서 모여 책읽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땀이 흠뻑 나도록 일을 하고 새로운 손님들과 친해지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무슨 이유로 우리가 모여 말을 섞고 마음을 주고 받으며 일하고 있는 지 그것 참 신기하고 고맙습니다.

하루 하루 서로에 대한 마음이 깊어지는 것을 압니다.

우리를 통해 어떤 흐름이 진동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는 와중에

이 재미난 흐름을 타지 못하는 사람이 있지는 않은지.

관계를 만들고 마음을 주고 받는 재미에서 소외된 사람이 있지는 않은지.

그럼 어떻게 품어 함께 놀이에 들어오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지금 사랑밥 일꾼들은 고민은 수입보다 관계인 듯 합니다.

함께 시작한 모든 동료들이 스스로를, 서로를 소외시키지 않고 낙오자 없이 결승점에 도달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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