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10/06/17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0/06/17
    약사일기3-ADHD
    에헤야
  2. 2010/06/17
    약사 일기2
    에헤야

약사일기3-ADHD

근처에 소아신경정신과가 있어서 관련된 처방을 가끔 받는다.

대부분이 ADHD 아니면 틱이다.

ADHD는 요즘 여러모로 주목받고 있는 질환인데

이 질병 자체가 개발된 거다,라는 의견부터 뇌의 기질적인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엄연한 질병이다까지.

 

나도 처음에 ADHD라는 질병을 알게됐을때

애가 좀 산만한것 가지고 왠 호들갑? 이랬다.

그런데 이 처방을 들고온 애와 엄마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강조강조!!),

약국에 잠깐 있는 3~5분동안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이것저것 다 건드리고 다니거나

엄마 말을 전혀 듣지않고 자기 맘대로 행동하고(때로는 공격적으로)

무엇보다 어머니가 초췌해져있다.

잠깐 보는 내가 힘들 정도인데 어머니는 오죽할까.

 

정확한 진단과 약을 쓸지 말지를 결정하는건 의사의 역할이므로 내가 할 말은 아니다.

다만 나는 그 어머니들을 보면 마음이 좀 아프다.

그런 아이와 같이 살면서 기르는 것도 힘들텐데,

애를 정신과 다니게 만든다고, 그게 뭐가 병이냐고 주위에서 한마디씩 하는게

엄마나 애한테 스트레스를 주고 있더라.

 

뉴스에선 치맛바람 센 지역에서 공부잘하는 약으로  많이 복용하는 것처럼 묘사하던데

내가 있는 지역은 그런 곳이 아니라 그런지

아니면 사실 내가 몰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일단 진료보기로 결정한 어머니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그리고 이리저리 마음 복잡한 어머니들의 질문에 성실히 대답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그 질병이나 약물에 대해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갖고있느냐와는 별개로

약사 개인이 가지는 "태도"가 복약지도에 영향을 끼친다는걸 깨달은 첫번째 계기였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약사 일기2

오늘은 중이염으로 고생중인 만 두살짜리 꼬맹이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3월부터 중이염때문에 계속 치료중인데도 조금 나아지는 듯 하다가도 계속 재발에 재발을 거듭,

결국 큰 종합병원에 가보려고 한다는 것이다.

 

중이염은 항생제 치료가 필수적이고,

일반 감기나 편도,인후두염에 비해 치료기간이 길다.

기본이 열흘정도? 2개월이상 약을 먹는 분도 그리 드물지 않다.

그런데 열흘동안 꼬박꼬박 약 챙겨먹는게 굉장히 어렵다.

나도 고작 하루 두 번먹는 약도 깜박깜박 잊어먹기 일쑤.

약에 둘러싸인 내가 이러니 환자들은 오죽할까.

게다가 만 두살짜리한테 약 먹이는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약 안먹으려고 보채는 애를 붙잡고 실랑이하는 어머니들 수두룩하다.

어떤 애는 3분만에, 어떤 애는 30분도 걸리더라;; (어머니 대단해요!)

 

아무튼 중이염 치료 스케줄이 이렇게 길다보니 어떤 분들은 한 3~4일 약먹어보고 안듣는다 싶으면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고 다시 약먹고, 그러다 안들으면 다시 다른 병원가서 약먹기도 하더라.

당연히 이러면 치료의 일관성도 없고, 경과도 썩 좋지 않다.

그래서 중이염으로 처방받아온 분에게는 최소한 열흘 이상 꾸준히 병원을 다닐 것,

보통 때보다 훨씬 더 약을 잘 챙겨먹을 것을 강조한다.

이 애기 어머니는 다행히 병원을 바꾸지 않고 약 3개월간 꾸준히 진료를 받았는데,

결국은 안돼서 큰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다.

 

전화하신 이유는,

지금껏 치료받아온 내용을 새로 옮길 병원 의사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것이다.

오오!!! 어머니 대단해요!!

지난 3개월간 어떤 항생제를 어떤 용량으로 얼마만큼 복용해왔는지를 알면

당연히 새로 진료보는 의사도 진료계획을 잡기 수월할게다.

그래서 간략하게 항생제 처방 내역만 적어서 팩스로 보내드렸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건 의사가 할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

소견서에 처방흐름과 약물반응까지 써서 주면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나보다는 직접 진료를 했던 의사가 더 많은 걸 알고있을테니.

이렇게 쓰고 보니 내가 보내준 팩스는 의외로 별로 도움이 안되는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흠...몰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