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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가만히 놔둬

음주운전을 하면 그냥 사고를 낸 것보다 가중처벌을 받는다.

(대리운전이 언제부턴가 활성화된 것도 이런 경각심이 작용해서일라나)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으므로,

작작 좀 마셔, 곱게 좀 마셔, 라는 말을 넘어,

그럴 거면 아예 마시지 말라는 요구가 당연해진 지 오래다.

 

그런데 똑같이 사람을 다치게 만든 경우인데,

술이 면죄부로 작동한다면, 이걸 대체 어떻게 받아들이라는 것인감?

까스활명수도 아닌 박명수라는 자에게 내려진 1심판결은 개(같고)(지같-_-)다.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다... 허나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한 점..."

(이게 참작할 이유? 헉!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20846.html)

 

이 녀석들아, 죄 없는 술님을 욕되게 하지 마.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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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한다 몸한다

너와 떨어져 있을 때, 내 몸은 너에게 가 닿지 못한다.

그래서 말한다.

나는 너와 떨어져 있고 싶지 않고, 그러려면

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말한다.

 

말하지 않고서는 너에게,

오늘을 내일을 고결함을 바람을 고마움을 사랑을,

전할 수 없으므로 말한다, 너에게.

 

너와 함께 있을 때, 내 말은 사라진다.

그래서 몸한다.

나는 너와 함께 섞이고 싶고, 그제야 비로소

온전한 나를 느끼기 때문에 몸한다.

 

몸하지 않고서는 너와,

숨결을 손길을 떨림을 설렘을 욕망을 갈증을 사랑을,

나눌 수 없으므로 몸한다, 너와.

 

-인장안(仁長安), <말한다 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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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쟁이와 잠자리

비가 그쳐서 옥상에 갔더니, 소금쟁이는 날아다닌다. 참새처럼.

(날 수 있구나? 하긴 그렇잖으면 어떻게 5층 건물의 옥상에 있겠니)

긴 의자에 누워있었더니 잠자리는 코 위에 맴돈다. 그러니까,

하늘을 기준으로 잠자리, 나, 소금쟁이. 혹은 땅을 기준으로 소금쟁이, 나, 잠자리.

이런 라인업으로 건물과 하늘이 맞닿는 곳에서 어울렸다(고 생각한다)는 것.

 

친구는 "아니 글쎄 내가 누굴 만났는지 알아?(http://castera.egloos.com/2190116)" 했는데

(이 친구는 여기서 참 빈번하게도 등장한다-_-)

난, 응 이제 알겠네, 한다.

 

소금쟁이는 오데서 날아오는지 좀체 알 길이 없고,

잠자리는 내 기억으론 올해 처음 만나는데, 모르겠건 처음이건 반갑기는 매한가지.

그래서 제목을 고치자면, 소금쟁이와 잠자리와 (슬쩍 끼워넣어) 나.

새삼 여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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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멈추건 말건

"가다가 멈추면 간 만큼은 이득이다"

 

좀 깨작거려보겠다고 만들어놓은 블로그에 친구가 와서 슬쩍 남긴 일갈이다.

처음 들었을 때, 고요한 어린 마음으로서는 어마무시한 임팩트였다고 그는 술회했다.

 

걸음과 관련한 지배적인 경구라면 "가다가 멈추면 아니감만 못하다"일라나.

지금도 깜냥의 강렬한 영향을 행사하는 경구님이시다.

이 참으로 살벌한 '모 아니면 도' 의 정신에 눌린 사람들의 증세는,

시도 자체를 포기해버린다는 것. 자고로 본전에 대한 집착은 강하다.

 

그런 면에서 친구가 슬쩍 남기고 간 말은 모도온리원보다 좀 낫다.

하나하나 발걸음의 가치를, 단지 결과가 없다는 이유로 무시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좀 낫다. 조금 나을 뿐이다. 거기까지.

더 가면 갈수록 좋다고 간주하니까. 그래서 갔다가 돌아온 사람은 원점이니까.

그래서 그들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고 여겨지니까.

(친구님아, 내가 말 좀 만들어볼라고 그대가 해준 말 안 착하게 써먹는 것을 이해하삼-_-)

 

천상 과정지향(=결과무시형-_-) 인간인 나로서는, 

목표를 정한다는 것,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간다는 것 자체가 낯설다.

갈지자행보, 투스텝, 문워크건 뭐건 간에 걷는 모습이 좋고 재밌으면 오케이.

(그러니까 힘들면 멈춰서 쉬어도 되는겨)

 

도덕책 말마따나 과정과 결과가 모두 착해야 참말로 선, 따위 이분법 필요 없다.

더 정확히 말하면 결과 같은 건 필요 없다. 과정만 있으면 된다.

길이 있으니 걷는 것, 없어도 그렇게 그냥 걷는 것. 그걸로 충분. 대강 이런 사상으로 살아온 한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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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졌다

건드리다 만 여드름과 새로 자리 잡기 시작한 여드름 두 개를 아침에 해치웠다.

세수를 하느라 물기 묻은 손에, 고름 가득한 여드름은 미끌거린다.

한참을 실랑이하다가 어느 순간 퍽! 퍼벅!

피가 두 줄기 흘렀고, 거울에는 하얀 고름이 동심원을 그렸다.

 

개운한 마음에 카테고리를 달았다. 여드름과 크게 상관 없는 블로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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