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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 정상화에 관한 단상

2011/12/20 23:15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북미관계에 대처하는 북의 자세 혹은 김정일을 포함한 북의 지도층의 태도에 대하여 언급할 때 그들이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충 2가지를 짚겠다.

 

먼저 질문 하나 : 소위 6자회담 참가국 중에 북.미 관계 정상화를 가장 바라는 쪽은 누구인가? 당연히 북한이다. 그럼 북미관계 정상화의 상대국인 미국은 북.미관계 정상화를 바라나? yes/no로 답하라 한다면 나는 no라고 답할 것이다. 물론 미국 입장에서 공짜로 북.미관계가 정상화된다면, 즉, 북한이 미국의 영향권으로 제발로 들어온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를 위해 미국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경수로 문제에서 보다시피 미국은 북미관계 정상화의 댓가를 자신이 지불해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 비용을 어떻게 하든 주변국(물론 남한이 상당한 몫을 치뤄야겠지만)이 분담하기를 바란다. 소련 붕괴이후 북한은 20년 넘게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추구하였다. 중국의 투자 제의를 한사코 거부해가면서 남북/북미 관계를 정상화하고자 하였다. 비극은 미국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야 남한이 자신들의 강력한 영향권 아래에 있으면 그걸로 충분한데 굳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 가면서까지 북한까지 포섭해야할 필요를 크게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저 현상유지, 관리만 되면 OK였겠지. 난 미국을 믿지 않는다. 제네바협정을 휴지조각으로 만든게 누구인가? 북한이 아무리 양보를 했다손 치더라도 북미관계는 애초에 정상화될 수 없는 난제였다.

 

둘째.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북한이 엄~~~청나게 양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까지? 65년 한일국교수립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비굴한 수준. 내 스스로 내 입장 정리가 잘 안되는 부분이 바로 여기다. 식량난으로 대변되는 북한의 문제, 1차적 책임? 당연히 김정일을 포함한 북한의 지도층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한일국교수립의 수준을 넘는 비굴한 조건을 감수하면서라도 북미관계를 정상화해야 했던가? 만약 그런 조건을 감수하기만 하면 북미관계가 정상화되고 따라서 식량난이 해결되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나의 대답은 yes이다. 문제는...그렇다면 65년 박정희의 선택은 옳았단 말인가.....? 이 부분이 정말 헛갈린다... 개혁/개방을 하지 않았다고 김정일을 포함한 북 지도층을 씹어대는 진보진영 사람들은 이 질문에 답을 해야 할 것이다. 김정일이 틀렸는가? 그렇다면 박정희는 옳았는가? 베트남 파병은 옳았는가? 이라크 파병은? 그걸 거절했다면 미국이 가만 두었을까? 혼란스럽다.

 

김정일/김일성 비판은 차라리 왜 친중국 노선을 좀더 아주 일찍 과감하고 광범위하게 하지 않았느냐에 맞춰져야 한다. 즉, 핵이 없어도 중국이 자신들을 보호해줄 것이라고 과감하게 믿어버리고, 최악의 경우 중국에 주권의 상당부분을 양보해 버리더라도(남을 봐라! 군사작전권도 미국이 가지고 있지 않느냐?) 남북/북미 관계 정상화라는 신기루를 포기했어야 했다. 너무 오랫동안 헛고생을 했다는 게 나의 판단이다. 미국에 대한 판단이 어리석었다. 미국은 애초에 신뢰할 수 있는 국가가 아니다. 남한? 뭘 바라나? 뭘 같이 할려고 해도 가이방해야 할 것 아닌가? 따라서 북한은 중국에게 브라자 빤쓰 다 벗어던져가면서 애걸했어야 했다. 그러면서 이를 가는 것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 판단을 아무리 늦어도 90년대 중반에는 내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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