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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낙엽

토요일 아침, 과외를 마치고 나와 걷는 화랑대 길

 

 

낙엽이 깔린 길과 벤치를 따라 걷다보면 

 


하늘을 온통 나뭇잎으로 가리운 한적한 도로가 나오고

 


도착한 지하철 입구 계단에도 낙엽이 뒹굴뒹굴

 

 

                                                  

  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물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린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기에
등불 이리 환한가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등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일 때
내 몸의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한 사발
몸 속으로 들어온 길이
불의 심지를 한 칸 올리며 말한다
함부로 길을 나서
길 너머를 그리워한 죄
 
노독/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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